초대일시_2007_0320_화요일_05:00pm
후원_국민대학교
국민아트갤러리 서울 성북구 정릉동 861-1번지 국민대학교 예술관 1층 Tel. 02_910_4465
사투르누스의 표상아래 -사이먼 버튼의 신작들 ● 사이먼 버튼의 회화는 강력한 양상으로 도입된 이미지들과 회화적 추상성 모두를 지향하는 모순된 충동들로부터 기인한 듯하다. 그는 강력하지만 불가능한 장면이거나, 그보다는 파괴의 파편들로부터 잉태된 듯한 장면들을 소재로 작업한다. 그의 회화는 전쟁을 방불케 하며, 계획된 행위로서의, 손자병법을 따르는 생산, 혹은 파괴의 양상을 띤다. 전략, 위계, 허세와 의식은 용병과 전투의 부산물이 만들어낸 시스템이다. 버튼은 또한 그처럼 구조화된 전략들을 그의 회화의 구축을 추적하기 위해 사용한다. 결국, 마치 전장에서 군대의 성전(聖戰)이 담당하는 심장박동과 같이 그의 그림 속에 남겨진 이미지들도 축제의 그것은 아닌 것이다. 그것은 황폐화된 영상이고 붕괴(entropy)이며 과도함이자, 궁극적으로는 혼돈이다. 우리는 폐허에 남겨져 있다. 그의 작품들은 학살당한 장소들이며, 학살을 증거하는 유적들이다. 형상들은 곤경, 혹은 수렁과도 같은 작품들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그 형상들은 그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다양한 양상의 전투 속에서, 표면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영구한 쟁투에 사로잡혀 있다.
무덤으로부터 나온 회화 ● 버튼의 회화들은 반복해서 칠해진다. 그러나 처음 발라진 물감 층은 덧입혀진 물감 층 아래로 보이도록 남겨지며, 회화의 창세기에 이르는 통로를 발견하거나, 다른 부분들에서는 얇은 최종 표면을 통해 상대적으로 두껍게 칠해진 물감 층이 보여주는 주제들을 볼 수 있도록 한다. 결과한 회화는 표면뿐만 아니라, 지난 행위의 궤적으로 인한 저 부조를 통해서도 이미지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 셈이다. 이 회화의 해석은 이미지 그 이상을 즉, 고고학자가 그러하듯이, 표면을 파고 들어가 발견한 것들로 인해 가능해 진다. 여기서의 발견이란, 그의 그리는 행위와 더불어, 사라져가는 것들의 파편들이 흩어져 있는 폐허가 된 터를 지켜보는 것과 같다. 그의 작품들은 얕은 무덤(shallow grave)과도 같다. 그의 회화적인 행위들은 회화의 과거 요소들을 파헤쳐 활성화시킨다. 거부된 것들을 다시 주장하고, 간과된 것들은 재평가하며, 오래되고 무시되었으며 사라져가는 것들을 호의로써 받아들인다. 원형은 얕은 무덤으로부터 파헤쳐지며, 그로 인해 우리는 버튼의 회화에서 과잉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지만 잠들지 않고 다시금 고개를 내미는 회화의 과거에 관한 사전(dictionary)을 발견한다.
폐허로서의 회화 ● 버튼의 회화는 생산된 폐허이다. 그의 회화는 오직 모순의 상태에서만 존재하고, 자주 파괴되어 버리곤 하는, 위협의 개념 위에 세워진 파괴된 지평 위에서 출현하는 이미지로 풍성하다. 그의 회화는 그의 확고한 의지에 따르면 추상적인데, 이미지가 불필요하다고 포기하고자 하는 순간 그는 그 모순을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이 파괴의 과정은 상실되어 버릴 수도 있었던 이미지들을 게워낸다- 풍경, 초상, 허영, 기독교적 이미지들, 연금술적인 이미지 등의 기억의 저장소를 훑어 빨아 올리는 듯한 그의 레퍼토리를 보라. ■ Andy Parsons
Vol.20070324f | SIMON BURTON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