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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오픈_2007_0320_화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9:00pm / 일요일 휴관
테이크아웃드로잉 서울 강남구 삼성동 35-11번지 선진빌딩 1층 Tel. 02_540_0175 www.takeoutdrawing.com
얼룩에서 새로운 상상이 시작됩니다. 이야기가 있는 얼룩을 만드시겠습니까? 더불어 그려보시겠습니까? 혹은 다른 색으로 지우시겠습니까? 무의식의 두들(doodle)이 당신만의 쨘한 드로잉이 될 수 있습니다. 테이크아웃드로잉을 방문하시면 "별난 얼룩"에 합작하실 수 있습니다. 합작과정은 기록되어 전시종료 후 아티스트 북으로 만들어집니다.
별난 얼룩 프로젝트란 무엇입니까? ● 이 프로젝트는 기존에 제가 해온 드로잉과 회화 작업에서 우연 혹은 추상적으로 만들어진 "얼룩" 이라는 것에 중점을 두고 관객에게 새로운 "보여 주기 방식"을 제시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별난 얼룩은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되는데, "책상보 그림"과 "별난 얼룩 작가 관객 합작 드로잉"이 그것 입니다. 책상그림은 더 설명하면 그 의미가 흐려지니 직접 와서 봐야 하며, 작가 관객 합작 드로잉은 제가 시작한 차 받침 드로잉의 얼룩이나 모양을 보고 관객이 와서 그 이미지에 맞게 토를 달고 제목을 붙여 넣는 협업 작업입니다. 그리는 것이 부담스러운 관객은 제목만을 짓거나 완성된 다른 작업을 보고 맘에 드는 드로잉과 제목에 투표를 하면 됩니다. 이 작업은 이후에 별난 얼룩 프로젝트 라는 아티스트 북으로 묶일 예정 입니다.
"별난 얼룩" 그림을 시작하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 우연의 효과나 즉흥적인 이미지가 주는 불안감과 생동감이 좋아서 계속 이러한 작업을 해오다 보니, 이런 추상적인 이미지가 만드는 "얼룩" 이라는 요소에 시각적으로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주변 일상에서도 이러한 얼룩들이 계속 눈에 들어오고 흥미롭게 보이고, 또 이것을 좀 더 직접적으로 보여주는데 어떤 방식이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얼룩이 더욱 얼룩처럼 보이면서도 뭔가 궁금한 이야기 층이 많이 숨어있는 드로잉을 해보고자 한 것이 별난 얼룩이 시작된 동기 입니다. 작업과정의 시작은 뿌리고 흘리고 얼룩 지우면서 그 과정에서 이미지를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을 선택해가며 시작됩니다. "White Rabbit" 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 in Wonderland) 에 나오는 항상 시계를 갖고 바쁜 척하며 뛰어다니는 토끼를 떠올리면서 한 드로잉 입니다. 우선, 제게 있어서 얼룩은 액체와 많이 상관이 많습니다. 제가 작업에서 자주 관심 있게 들여다보는 모양들은 어떤 형태로도 쉽게 바뀌어 질 수 있는(Organic한 형태) 액체와 연결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제가 쓰는 재료와도 연결이 되어서(잉크나 아크릴처럼 물을 쓰는 재료) 사람들의 감정, 날씨 등 극적인 요소로 제 작업에서 보여지기도 합니다.
이번 작업에서 차 받침, 책상, 책상보들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지? ● 테이크아웃드로잉이라는 장소가 실생활 속에 관련된 다목적 공간이다 보니 실생활에 관련된 도구를 끌어들여 드로잉을 접목하는 방법을 시도해 보고 싶었습니다. 얼룩도 하나의 자국을 만드는 방법으로 처음에는 우연하게 혹은 쉽게 시작하기도 했지만 점차 형태의 상징성, 다양성, 변형성 등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얼룩이 전면에 나서는 경우도 있지만 그저 배경이 되기도 하고 또는 다른 이미지와 엉켜 있기도 합니다. 많은 형태들이 등장하고 얼룩의 역할이 바뀌니까 다양하게 보셨으면 합니다. 짧은 이미지 동화, 혹은 "모양의 수수께끼로 만든 시" 정도로 보면 좋겠습니다. 처음부터 어떤 이야기를 서술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작업과정과 이미지가 빚어낸 어떤 엉뚱한 이야기가 되었음을 말씀 드리고 싶네요. 하얀 물기둥을 배경으로 한 little red riding hood 도 기억에 있고, 거위 가슴통에 별 사탕 벌레가 붙으려고 하는 드로잉도 기억에 남고, 계속 그리다 보니 반복되어 등장하는, 주조연격에; 새, 토끼 귀, 눈알, 사람 다리, 날개, 손과 발, 물결모양, 비, 천둥, 나무, 벼락, 구름 등이 있었습니다. 물론 많이들 숨어 있을 때도 있지만요.
상상하는 세계에는 어떤 (별난) 것들이 있는지?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은지? ● 우선, 타지에서 살다 보니 제가 제일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은 정체성 문제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가 한 민족인 것과 정말 대비되는 현상들이지요. 다민족이 섞여서 각자의 장점과 논리를 이야기하고 옹호하는데, 그것을 삶의 여러 측면에서 봅니다. 예를 들어 한국 수퍼마켓에서 팔고 있는 멕시칸제 땅콩과자에는 기모노를 입은 귀여운 여자아이가 로고로 그려져 있고 아래에는 "테이스트 오브 아시아" 라는 문구가 쓰여진 걸 본 적이 있습니다. 미국의 한인 수퍼에 파는 멕시칸제 일본맛 땅콩! 이건, 작은 예에 불과하고 너무나 많은 문화들이 뒤범벅이 되어 엉켜 있습니다. 하지만 제 눈에는 제일 익숙한 것들이 먼저 들어오는데, 이는 제 취향 이나 경험에 맞는 또래의 세대가 공감 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싸우고, 뒤엉켜 있어 카오스를 만들어도 그 속에서 아름다운 불협화음을 낼 수 있는 세상이 제가 생각하는 유토피아 입니다, 한 마디로 넌센스 유토피아라고 할 수 있죠.
문지하씨 앞에 미술의 역사에서 엄청난 얼룩들을 사용한 잭슨 폴록의 액션페인팅이 있다면, 얼룩들로만 이루어진 화면이 있다면 어떤 연상을 시작하실지 궁금합니다. ● 화면을 너무나 평준하게 균일하게 만들어 밋밋한 작업들을 빼고, 실제로 제가 접한 폴록의 드로잉 중에 정말 다이나믹하고 정감 가는 종이 작업도 있습니다만, 이건 웃긴 얘기인데 그런 표현의 추상 작업을 볼 때마다 가서 테두리도 그려 넣고 날개도 달고 눈알도 박아 넣는 상상을 합니다. 남의 얼룩에 제 표현들을 마구 심어 넣는...... 이런 욕구는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바닥을 쳐다보다가, 그림자를 보다가, 일상 생활에서도 문득 문득 떠올려 집니다.
이런 방식의 합작 드로잉이 어떤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 ● 제 작업을 어렵다고 하시는 분들께 제가 한 발자국 다가가려고 구성한 전시입니다. 제 기존의 작업에서 보여지는 쌓여있는 무수한 층들을 많이 풀어놓았습니다. 전시 준비 중에 많이 하게 된 생각인데, 작가도 관객에게 다가가야 하지만 관객도 작품에게 다가오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할 때입니다. 제 작업은 쉽게 보려면 또 쉬운 작업입니다. 전시에 있는 관객과의 협업 작업을 해 보시면 작품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작가가 시작하는 동기는 하찮거나 사소한 것들이 많은데 이것이 진지해 질 수 있다는 것, 또한 이것이 중요한 메시지가 될 수 있음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사소한 것이 별난 것이 될 수 있을 때 진정한 가치가 생긴다고 봅니다. 관객이 작품을 접할 때도 그것을 염두에 둔다면 한 걸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겠죠. 뭔가 심오하고 큰 뜻을 작가가 첨부터 의도했을 거라는 선입견과 그것을 첫눈에 찾아내지 못하면 예술이 어렵다고 단정 지어버리는 태도가 작품과 관객의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작가와의 대화 중 발췌
Take out drawing은 coffee, tea, drawing을 takeout 할 수 있는 다목적 문화공간입니다. TOD에서는 DRAWING을 주제로 작품을 소개하면서 드로잉을 지지하고, 드로잉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을 함께 찾아갑니다. 드로잉이 전시장 밖으로 세상 속으로 take out 됩니다. 전시를 보고 일정부분 참여해 이 개념을 가지고 나가 실천하자는 목적입니다. 일종의 '드로잉 센터' 개념인데 전시만 하는 공간은 아니며 지역에서 드로잉을 활성화하기 위해 존재하는 카페 같은 공간이 됩니다.
Vol.20070313f | 문지하 프로젝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