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ru Kuwakubo

쿠와쿠보 토루 회화展   2007_0313 ▶ 2007_0331

쿠와쿠보 토루_Closet on the beach_캔버스에 유채_130.3×162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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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313_화요일_06:00pm

두아트 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5번지 Tel. 02_738_2522 www.doart.co.kr

쿠와쿠보 토루(Toru Kuwakubo, b.1978)는 1978년 일본 카나가와에서 태어나 현재 도쿄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가이다. 2002년 도쿄도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전에 수상자의 자격으로 참여하였고, 2004년에는 도쿄의 유명 갤러리인 토미오 코야마 갤러리(Tomio Koyama Gallery)의 전속작가가 되는 등, 길지 않은 작품활동 기간에 비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006년부터 젊은 일본 작가들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해 온 두아트 갤러리는 코부케 켄타로(Kentaro Kobuke), 치하루 니시자와(Nishizawa Chiharu)에 이어 세 번째 일본 작가로 쿠와쿠보 토루를 소개한다.

쿠와쿠보 토루_A woman with seaweed on her hair_캔버스에 유채_60.6×53cm_2007

쿠와쿠보의 이야기는 캔버스에서 두터운 마티에르로 옮겨진다. 과거 인상주의 화풍을 연상시키는 마티에르는 흔히 쿠와쿠보를 모네(Claude Monet)나 반 고흐(Vincent van Gogh)에 빗대는 주된 이유이다. 실제로 2004년 도쿄에서 열렸던 제5회 게이사이 아트마켓(GEISAI #5)에서 본명을 숨기고 모네와 보나르를 합친 '쿠보 보네(Kuwoud Bonet)'라는 가명으로 참가한 이력이 말해주듯 1900년대의 미술계의 거장들의 화풍과 작가로서의 여정은 단순히 붓질의 차원을 넘어서 쿠와쿠보 작품 속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사람들이 상상하는 화가의 전형인 반 고흐나 모네와 같은 거장들을 자신에게 반영해 보는 것이다. 하지만 쿠와쿠보의 작품에는 반 고흐나 마티스(Henri Matisse)의 작품에서 보이는 현실과의 팽팽한 긴장감이나 원초적인 삶의 지향과는 다르게 이상과 현실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일상을 긍정하는 여유로운 자세가 배어있다.

쿠와쿠보 토루_A woman with drifts on her hair_캔버스에 유채_65.2×53cm_2007

쿠와쿠보의 그림 속에는 밤새 바닷가에서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춘 흔적이 남아있거나 바다 한 가운데에 드리운 큰 영사막 위에 영화가 상영된다. 이러한 것들이 작가가 생각하는 유희가 아닐까. 즉 그가 생각하는 유희란 폭발적인 쾌락의 찰나가 아니라, 삶을 죄여오는 피곤하고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 느슨하고 유연한 상태에 놓이는 것이다. 넘실대는 파도에 맞추어 서로 손을 잡고 큰 원을 그리거나, 좋아하는 사람과 나란히 누워 하늘이 바로 콧잔등 위에 놓인 듯한 느낌을 함께 나눌 때의 편안함이 쿠와쿠보 작품의 전반에 드리워져 있다.

쿠와쿠보 토루_Holes, smoke, life and the rest_캔버스에 유채_162×194cm_2006

하지만 쿠와쿠보가 그려내는 느슨한 유희가 담긴 한 장면 속에서 지속적인 시간을 감지하기는 어렵다. 그의 신작들은 어떤 이야기 속의 아주 짤막한 토막처럼 여겨진다. 그의 신작 전체는 작가가 꾸며낸 이야기를 그림으로 옮긴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야기를 구성하는 각각의 작품들끼리는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고, 하나의 작품 안에서 이야기의 전후 맥락을 설명하지도 않는다. 작가는 이렇듯 자신이 제시한 분절된 장면과 장면을 관객이 상상을 더하여 이야기를 이어가게 한다.

쿠와쿠보 토루_Drifting Dress_캔버스에 유채_72.7×72.7cm_2006
쿠와쿠보 토루_A Poet's garden_캔버스에 유채_112×145.5cm_2006

쿠와쿠보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공간인 바다, 하늘, 모래사장은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이라기 보다는, 있을 법한 공간이지만 실제로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어디에 어떻게 존재하는지 가늠하기 힘든 공간이다. 이렇듯 쿠와쿠보는 자신이 품어 왔던 동경을 연극의 무대와도 같은, 때로는 영화의 한 장면 같은 가상의 공간에 펼쳐 보인다. 어쩌면 그 공간이야말로 작가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공간일 것이다. 쿠와쿠보가 두터운 물감으로 만들어낸 해변, 느슨한 여유로움이 감도는 공간 속으로 천천히 들어가보기 바란다. ■ 두아트 갤러리

Vol.20070313e | 쿠와쿠보 토루 회화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