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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307_수요일_05:00pm
목인 갤러리 서울 종로구 견지동 82번지 Tel. 02_722_5055 www.mokinmuseum.com
나의 작업은 일종의 일기 쓰기, 내지는 끊임없이 주절거리기 또는 낙서 등의 기록과도 같은 것이다. 그때그때 느껴지는 감정이나 생각들이 손끝을 타고 화면 위에 자유롭게 그려져 저마다 다른 모습들로 기록된다. 단지 종이와 펜만으로 우연히 손을 움직여 만들어지기 시작한 이 그림들은 계획을 세우거나 틀을 잡거나 하지 않고 이뤄지기 시작했다.
나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나를 잊고 주변의 모든 것을 잊은 채 행위 그 자체를 통한 즐거움을 얻는다고도 할 수 있겠다. 순간순간 느껴지는 감정들에 대한 나만의 표현일 수 있고, 어떤 문제에 대해 대처하는 하나의 방법, 또는 나 스스로의 자기 치유법일 수 있다 생각한다. 어쩌면 나 이외의 것들(사물일 수도 상황일 수도 있는)을 받아들이는 하나의 방법을 찾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시각과 느낌, 생각들로 어떤 상황이나 사건, 자신 주변의 모든 것들을 받아들인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함께 하면서도 혼자임을 말하는 이유가 모두가 저마다의 세계가 있기 때문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외부세계와 자신의 내부에서와의 갈등도 이러한 각자의 마음 속 세계라는 존재와 관계가 있으리라 여긴다. 이것은 결코 끊이지 않고 계속 일어나는 갈등이기에 저마다의 방법으로 풀어나가며 살아가고 있다 생각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나는 하루하루의 일상들 속에서 중첩되는 생각과 감정들, 그 안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갈등에 대해 나만의 언어로 받아들이고 풀어나가는 모습을 화면을 채워가는 선들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표현해나가고 있다.
매일매일 끊임없이 이어지는 작은 스케치북 안의 드로잉에서부터 길게 이어져 그려지는 롤지의 드로잉, 그리고 장지 위에 세필(細筆)을 이용해 그려진 다른 여러 가지 색감과 형상들을 통해 일기를 쓰듯 이야기를 하듯 순간순간의 느낌과 사고를 꾸준하게 물질화해 나아가고 있다고 하겠다. ■ 오정은
Vol.20070313d | 오정은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