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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308_목요일_05:00pm
마리 로랑생_권소원_함경아_Sasa(44)_Yun Lee_Ana Laura Alaez_서효정_한동훈
주최_코리아나 미술관 스페이스 씨 후원_(주) 코리아나 화장품_스위치 코퍼레이션
코리아나미술관 스페이스 씨 서울 강남구 신사동 627-8번지 Tel. 02_547_9177 www.spacec.co.kr
맵시 있고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뜻의 '자인(姿人) ZAIN'을 전시 타이틀로 하는 이번 「ZAIN-마리 이야기」는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을 주제로 한다. 여성은 사회 및 언어에 의해 구조화되는 의미화 체계라는 전제 아래, 여성 삶에 녹아 있는 사회적 문화적 심리적 정체성을 작품으로 제시함으로써 여성을 둘러싼 다양한 스펙트럼을 환기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남성과는 다른 여성의 본질이나 잠재성, 고유한 여성적 언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새로이 던져보고자 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코리아나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프랑스 여성 작가 마리 로랑생(Marie Laurencin, 1883-1956)의 유화 수채화 드로잉 판화 등 작품 12점이 국내 최초로 소개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시 타이틀로 제시된 '마리(Marie, Mary)'는 바로 마리 로랑생의 이름을 차용, 이를 여성에 대한 통칭으로 가정한 것이다. 최근 페미니즘 미술사학계의 새로운 연구대상으로 부각된 마리 로랑생의 독특한 성적 정체성과 반복적으로 그려진 여성 이미지를 통해 여성 이미지의 새로운 면모를 소개한다. 또한 이번 전시에는 국내외 미술계에서 활발히 활동해 온 일곱 명의 작가가 사회 문화 심리적 관점에서 해석한 여성 이미지의 다층적인 양상을 사진, 영상, 설치 작품을 통해 제시한다.
『ZAIN- 마리 이야기』전은 여성 이미지의 재현이 사회 구조에 영향 받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 시대 재현된 여성 이미지는 여성성의 형성과정에 개입하는 당대 이데올로기의 표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은 여성의 신체, 심리, 사회적 경험을 나르시즘적 시선으로, 혹은 제 삼자의 입장에서 표현하고, 남성 작가의 경우 사회적으로 구축된 남성으로서의 성적 주체가 가지는 여성에 대한 경험과 인식을 작품으로 발언한다. 또한 여성신체를 대상화시킨 기존의 에로티시즘과는 다른 여성 에로티시즘을 드러내기도 하며, 여성 고유의 신체기관을 통해 여성성을 의미화하기도 한다. 작품 속 여성 이미지들은 어머니에서부터 유명 여성 연예인과 광고속의 여성이미지, 이 시대 '평균 여성', 그리고 동성애와 성적 정체성의 모호함을 형상화한 이미지까지 그 내용과 형식이 다층적이다. 여기서 여성, 여성성을 하나로 범주화 할 수 없으며, 열린 범주로서의 여성성을 드러내고 있다. 참여 작가들이 제시한 여성 이미지들은 다음과 같다.
특히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 중 상당 부분은 열린 범주로서의 여성의 의미를 형식적으로 시각화한다. 일례로, 전시에서 제시되는 (여성) 이미지들 중 많은 부분은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하나의 이미지에서 다른 이미지로의 접합과 변이, 안과 밖의 물리적인 결합, 범주적인 모호함과 성적 정체성의 변화를 통해 여성의 유동적 특성, 열린 범주로서의 여성성을 표현한다. 이들 작품들은 명확성과 단호함, 시각적인 우세함보다는 이미지와 이미지사이의 구별을 모호하게 함으로써 독특한 여성화를 구축하는 것이다. 일례로 함경아의 작품에서 어머니 형상의 열점 드로잉은 비디오 영상의 디졸브 효과에 의해 서서히 변해 간다. 윤리 사진 작품에서는 초상과 정물의 결합과 연상 작용에 의해 작품 속 여성 이미지의 의미화가 이루어진다. 권소원이 영상 드로잉으로 표현한 여성 인물들은 안과 밖의 물리적인 결합과 뒤집힘, 확산과 수렴의 유동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아나 라우라 알라에즈의 영상작품에서 여성 이미지는 화장에 의해 끊임없이 변화되고 순환되며, 자궁을 형상화한 서효정의 인터렉티브 영상설치작품에서 여성을 상징화 한 이미지는 고정되지 않고 관객과의 만남에 의해 계속적으로 변화해간다. 또한 한동훈의 사진 영상 작업에서 여성과 남성은 서로 그 위치가 변해 가는데, 이는 여성 안에 내재된 남성성, 남성안의 여성성이라는 양면성을 반복한 결과이다.
권소원은 8세에 미국으로 이민하여 현대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코리안 아메리칸 여성작가이다. 작품「캘린더 Calendar」는 열두 대의 텔레비전으로 구성된 영상 설치 작품으로, 열두 달의 순환 속에서 여성에게 부가된 신체적 억압과 여성 신체의 욕망을 열두 명의 "평균 여성"들로 표현한 것이다. 권소원의 트레이드 마크인 "평균 여성"이 고정된 규범과 범주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저항의 아이콘 이었던 바, 「캘린더 Calendar」에 등장하는 열두 명의 평균여성은 부계질서에서의 여성의 의미와 재현을 노출하고 있다. 함경아의 영상 설치 작품「P씨의 상상의 어머니 Imaginary Mother of Mrs. Paik」와 「나의 사랑하는 메기 My Beloved Maggie」는 한 여성이 경험한 어머니와 남편의 부재, 그로 인한 막막한 그리움과 사랑을 서정적인 어조로 풀어놓은 일종의 자전적인 이미지 일기이다. 스페인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 아나 라우라 알라에즈는 자신의 신체를 대상으로 여성적 나르시즘에 기반을 둔, 사진과 영상작품을 선보인다. 영상작품「메이크 업 장면들 Make Up Sequences」에는 화장으로 이미지가 끊임없이 바뀌어가는 열 여섯 장면의 작가 상반신이 등장한다. 화장과 의상으로 외모를 변화시켜 복합적이고 유동적인 이미지를 창조하고자하는 여성들의 갈망으로, 혹은 고정된 의미작용을 거부하는 표피적인 이미지들로 읽힌다. 여성 작가에게 화장은 자신을 변형시키고 정체성의 문제를 제기하며 자신을 대상화시키는 수단이다. 작품에서 작가는 보여 지는 대상이자 동시에 보는 자의 역할을 이중적으로 수행한다.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 출신의 윤리는 토마스 루프(Thomas Ruff)에 의해 발탁되어 독일과 유럽미술계에 알려지기 시작한 사진작가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Private World' 시리즈는 여성 초상과 정물을 결합, 이미지 사이의 연상 작용으로 여성을 의미화 하는 독특한 형식의 사진 작업이다. 작가는 섬세한 관찰자의 시선으로 작품 속 여성들을 관찰하고, 그녀의 직업·성격 등 사적인 세계를 대변하는 오브제들과 접합시킨다. 윤리 작품의 특징은 여성들의 물리적인 외모아래 심리적인 특성을 가시화하는 것이고 또한 그녀들을 상징하는 오브제들을 시각적으로, 또는 의미론적으로 절묘하게 결합시킨다는 점이다. Sasa[44]는 미국의 유명 영화배우이자 팝 아티스트인 패리스 힐튼를 개념화시킨 텍스트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패리스 힐튼을 21세기 팝계의 패러다임을 뒤흔든 선구적인 여성 아티스트이자 도발적 행동을 일삼는 아방가르드 퍼포머이며, 자신의 신체를 예술적으로 전환시키는 아트 오브제로 바라본다. 분홍색 바탕의 화려한 휘장표면에 패리스 힐튼의 이름을 단순화시킨 로고가 은박으로 새겨져 8미터 벽에서 내려오는 사사의 거대한 휘장 설치 작품은 그녀 삶에 대한 찬양이자 여성 파이오니어로서의 그녀의 역할을 숭배하는 도구이다. 여성 아티스트에 대한 찬양과 기념은 오프닝 축하 세러모니로 연장된다. 사진작가, 뮤직 비디오 감독으로 활동 중인 한동훈은 광고 속 여성 이미지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사진 영상작품으로 제시한다. 평범한 모습에서 이상화 과정을 통과하며 광고 속의 인물로 변화하는 반전을 드러냄으로써 광고 속 여성 이미지의 허구를 지적하고자 한다. 광고에서 반사되는 모습들은 자본의 논리에 의해 조작되고 가꾸어진 이미지들이라는 것, 즉 광고에 등장하는 이미지와 동질화하려는 인간의 욕망의 산물일 뿐, 실재가 아닌 가상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작품「Anima Animus」는 여성이 가지고 있는 남성적인 면(animus)과 남성이 가지고 있는 여성적인 측면(anima)을 시각적으로 해석한 결과이다. 거울을 사이에 두고 여성과 남성의 모습이 바뀌는 이 작품은 하나의 성 이상으로 자리 잡은 모호한 성적 정체성을 이야기 한다. 서효정은 여성 자궁의 이미지와 개념을 통해 여성성을 재규정하고, 이를 인터렉티브 영상 설치 작품으로 의미화 한다. 작가는 창조의 근원인 자궁을 인간이 태초의 기억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여성의 고유의 힘을 발화하게 하는 에너지의 원천으로 바라본다. 관람객은 자궁을 의미화한 은밀한 촉각적 공간으로 유도되고, 그 속에서 인터렉티브 영상을 통해 태초의 기억을 떠올리는 환상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자궁은 사회와 언어체계를 대변하는 남성 담론을 해체하는 기관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복수적이고 촉각적인 여성의 문제를 추론해내는, 여성적이면서도 정치적인 모티브라 할 수 있다. 여성을 둘러싼 맥락들에 대한 긍정과 비판을 작품으로 번안하는 이번 전시는 여성의 삶과 개인적 사회적 욕망, 감수성에 의미를 부여하고 열린 범주로서의 여성을 의미화한다. ■ 배명지
Vol.20070308d | ZAIN- 마리 이야기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