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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227_화요일_07:00pm
대안공간 루프_platform L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5-11번지 Tel. 02_3141_1377 www.galleryloop.com
이번 전시는 20대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박지나, 이재하 2인의 각기 다른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이들은 전혀 다른 수학 배경을 가지고 있고, 상이한 매체를 통해 다른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이렇게 다른 방향을 바라보며 다른 표현을 보여주는 두 작가의 모습은 평행한 두 개의 선처럼 절대 마주치는 접점이 존재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평행선이라는 것은 절대 만나지 못하더라도 계속해서 같은 방향으로 함께 나란히 나아가고 있음의 다른 표현일 수도 있다. 각기 자신의 좌표에서 최선을 다해 나아가고 있는 두 작가의 모습은 이번 전시를 통해, 두 개의 평행선 사이의 간극처럼 상이하지만 그 자체의 거리를 유지하며 한 방향을 바라보고자 한다.
박지나의 작품은 한국의 전통적 기법으로 장지에 채색한 그림이다. 이런 기법으로 그려진 대상은 평면에서 부유하고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과 일상적 사물들이다. 자신의 모습이 투영된 대상을 통해 작가는 20대 말을 보내고 있는 자신의 불안함을 드러낸다. 사회적 교감보다는 개인적 이야기를 독백처럼 보여주는 탐미적 인체는 그 아름다운 형상 때문에 더욱 불안정해 보인다. 이들은 두 땅을 단단히 딛고 서 있는 것이 아니라 공간 속을 부유하고 있다. 「The Cube」에서 대상이 편안하게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물 속은 아름다워 보일지라도 실제 인간에겐 숨을 쉴 수 없는 죽음의 공간이다. 이러한 가상적 환상세계는 작가가 도피하고자 하는 이상향이다. 현실에 대한 불안은 일상적 사물에도 도피의 환상을 이입시킨다. 현실과 이상 세계를 경계를 뛰어넘는 문과 스위치의 작동으로 사물의 급격한 이동을 가져올 수 있는 수도관과 가스관의 이미지는 이러한 변용을 꿈꾸는 작가의 이상향을 대변한다. 사물을 통한 이러한 은유는 작가가 겪어 내고 있는 이 세상이 불안하고, 사물도 불안정하다고 외치고 있는 것 같지만, 이 허무한 외침은 아름다움 속으로의 이상적 탈피로 드러난다.
이재하의 작품은 영상 매체 설치물이다. 이 영상 작품들에서는 대부분 TV나 인터넷 등에서 다운받은 뉴스, 전쟁보도, 기록자료 같은 사회적 쟁점이 되는 영상이미지들을 활용하고 있다. 화면에서는 깔끔한 구도와 아름다운 색채를 보여주기 보다는 사건 자체가 지닌 정보의 전달, 메시지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이재하의 영상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는 가상의 메시지다. 기존 자료들을 편집하여 새로운 의미를 가진 가상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 가상의 다큐멘터리에서는 예술작품의 가상성을 드러내 보여준다. 「Recycled Wastes」에서 관람객은 스스로 쓰레기통이 되어 원치 않는 시각정보를 투척 받는다. 이렇게 버려진 쓰레기를 거지는 주워가 자신이 필요한 용도로 재활용한다. 이러한 사회의 낙오자, 부적응자에 의해 새로운 효용을 갖게 되는 쓰레기는 작가에 의해 재활용되는 정보를 뜻한다. 작가는 이러한 재활용되는 정보들, 즉 자신의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사물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변화할 것을 요구한다. 기존에 우리가 지속적으로 접하는 정보들은 일상적으로 대중매체에 의해 남발되고, 이 결과 무의식적으로 간과되고 있는 대상을 예술작품이라는 주목받는 대상으로 재탄생시켜 전시장에서 보여주는 과정을 통해, 대상에 대한 관람객의 주의를 환기시켜 이 사회적 쟁점들에 대한 태도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 문희채
Vol.20070304d | 박지나_이재하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