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아

키미아트 The virtual self展   2007_0302 ▶ 2007_0420

전소정_truthness show_디지털 프린트_109×158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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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302_금요일_05:30pm

참여작가_김정향_류신정_배수형_이영조_전소정_황연주

키미아트 서울 종로구 평창동 479-2번지 Tel. 02_394_6411 www.kimiart.net

타인이 자신을 기억해 줄 때 놀라움과 함께 감동을 느끼는 것은 우리도 모르게 늘 관심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더 나아가 자신의 존재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이나 꿈과 다른 현실에 대한 괴리처럼 거창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인간이 안고 있는 고뇌의 대부분이 물질이나 대상을 막론하고 그것이 얽혀있는 관계에서 시작되듯, 세상 안에서 존재하여야 하는 생존에 대한 가치는 개인의 단편적 숙제가 아닌 공동체의 연속적이고 유기적인 문제이다. 따라서 우리의 사고는 그 끈을 풀어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함께 걸어나가야 한다. 이번 키미의 전시는 삶의 관계가 뒤엉킨 사회 안에서의 소외감에서 출발하여 자아의 본질과 실체의 정직한 아름다움의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세상 안에서 스스로를 창조해 나가는 인간의 감각적 내면을 다양한 시각 이미지로 풀어낸다. 존재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것에 의해 그 불이 지펴지는 그들의 예술적 상상력은 때로는 우리의 인생을 관조하고 때로는 우리 안에서 실존하며 수많은 개체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세상으로 갈 수 있는 통로를 제시할 것이다. 혹독한 상처 뒤에 깨닫는 본질과 실체의 아름다움은 보다 더 정직하고 강하게 거듭나듯이 6명의 작가들은 절대적 근원으로만 향해 가는 현대인의 삶과 방식을 미적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삶의 본 모습 그대로를 긍정하는 정신적 진실과 그 가치를 발견하고, 그 가치는 우리로 하여금 세상의 질서를 따르기만 했던 부수적인 존재가 아닌 삶을 창조하는 강한 자아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김정향_바리메디온_장지에 채색_280×85cm_2007

김정향 ● 바리-메디온이란 發利(물뿌릴 발, 이로울 이)와 medio(중간자적 영매)를 합성한 단어로 고통 받고 상처 받은 사람들에게 생명수를 뿌려주며 위로하는 매개자를 뜻한다. 나는 평범한 아줌마의 모습처럼 누구나 쉽게 가까이 할 수 있는 외양을 지닌 바리메디온이 가득한 환상목욕탕을 통해 사람들에게 괴로운 현실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류신정_vitality_캔버스에 혼합재료, 합성수지_가변설치_2007

류신정 ● 환경설치와 평면작업을 병행하며 작업해온 작가의 중심에는 씨앗, 바람, 물 등 생명성의 원형적 본질을 형성하는 요소들이 있다. 올챙이 모양의 이미지는 생명의 원초적 활동력, 운동성을 나타낸다. 미세한 개체가 군집을 이루고, 그것의 찰나적 확산과 이동으로 전파되는 강렬한 시각적 율동감에서 어떤 음악적 파동을 느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작품은 한정된 시각적 차원을 넘어 공감각적인 접근을 함으로써 자연과 인간이라는 분리된 인식의 경계를 지움과 동시에 인간 안에 잠재하고 있는 자연적 본질을 일깨운다.

배수형_painting of time_세라믹_36×36cm_2007

배수형 ● 수만 가지의 색과 모두 다른 성격을 지닌 표면질감, 형태를 가진 완성된 덩어리는 벽에 붙여지는 부조로서의 장식품이 아닌 조형물을 통한 그림자를 이용해 만들어지는 또 하나의 유동성 있는 도벽이 된다. 이로써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각자의 시간을 만들어 가는 세상 속 사람들을 표현하고자 한다. 나의 작품을 대하는 모든 이가 이미지를 읽어내는 즐거움과 함께 존재의 의미를 깨달으며 그들에게 누적되어 온 삶의 희구와 그 흔적들을 발견하게 하고, 가끔은 우리가 번다한 삶에 눈이 가리어져 못보고 지나치지만 시간의 강을 건너 지금도 여전히 흐르고 있음을 감지하게 하고자 한다.

이영조_익명인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8×72.7cm_2007

이영조 ● 익명의 현대인들의 군상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잃어버리고 사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보여지지 않은 삶의 이야기들을 지닌 익명인의 뒷모습은 그들의 아픔을 객관적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그들의 뒷모습을 통해 현재의 자아를 발견해 나가는 과정을 화폭에 담고자 한다.

전소정 ● 나의 사고는 사진은 실재가 아닌 어떠한 실체를 재현한 것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이 점을 적극 활용하여 움직임이 있는 사진, 회화와 경계가 모호한 사진 이미지를 만들어 내거나 상상 속에 존재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순간을 재구성해 이미지를 얻어내는 등의 작업을 통해 사실이나 본질 보다는 보다 정직한 기념적 의미로써의 기억을 기록해 나간다. 회화적 사진이라는 새로운 접근 방법은 사진이 가지는 매체적 특성을 다각도로 실험하고, 본다는 것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이끌어 낸다.

황연주_preserving_유산지컵, 니스, dry flower_가변설치_2007

황연주 ● 꽃은 오래 전부터 vanitas의 상징으로 쓰여왔다. 그것은 부드러운 느낌들을 동반하여 감정의 정화를 가능하게 하는 센티멘탈리티의 긍정적인 힘을 동반한 채, 현실의 선험적 상처_죽음_를 바라보게 한다. 즉, 이는 헛되고 헛된 삶에 대한 경계인 동시에 피어있는 현실적 순간의 아름다움이다. 이 찰나적 아름다움은 필연적으로 한계 상황에 처한 존재의 슬픔을 수반하지만, 활짝 핀 꽃들과는 달리 수분이 증발해버린 상태의 꽃들은 그 아름다움이 지나간 직후의 슬픔을 보여준다. ■ 키미아트

Vol.20070304c | 가상자아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