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ERTA-침묵의 계율

장지아 개인展   2007_0227 ▶ 2007_0410

장지아_fixation box2: fixation box_혼합재료_150×150×70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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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227_화요일_06:00pm

기획_대안공간 루프

관람시간 / 11:00am~08:00pm

대안공간 루프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5-11번지 Tel. 02_3141_1377 www.galleryloop.com

이번『OMERTA-침묵의 계율』展은 서서 오줌을 누는 여성의 모습과 그 오줌이라는 매체를 오브제로 활용한 여러 작품들로 구성된다. 나무로 상징되는 형태에 걸려있는 링거 병 속에 들어있는 오줌이 증류의 과정을 거쳐 식물에게 수분을 공급하고, 그 수분으로 식물이 커가는 모습이 있는가 하면, 여성들이 자주 사용하는 물건들에 소금 결정체를 붙여 넣어 만든 오줌 오브제들도 있다.

장지아_fixation box5: fixation box_혼합재료_150×150×70cm_2006
장지아_Fixed object: Fixed object 1~13_사진_44×53cm_2006

작품 속에 등장하는 서서 오줌을 누는 여성의 모습은 제각기 다른 체형과 연령의 몸을 보여준다. 또한 그녀들의 얼굴은 가려져 있으며 사진은 볼일을 보는 행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런데 그녀들의 자세가 어딘지 불안정해 보인다. 그것은 자칫하다간 사타구니가 뜨끈하게 적셔질 수도 있다는 무의식적인 불안감이 그러한 자세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전시장에서 오줌을 눈다는 것이 그다지 큰 사건도 아닐 것 같은데, 이 장면이 왜 이리 보는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일까? 여성들이 서서 오줌을 눈다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 누군가는 여성이 신체적으로 절대 서서 오줌을 눌 수 없는 구조를 가졌다고 한다.

장지아_Standing up peeing1 : Standing up peeing Photo 1~6_디지털 프린트_150×120cm_2006
장지아_Standing up peeing4 : Standing up peeing Photo 1~6, 영상_2006
장지아_stand-video: Standing up peeing video_단채널 영상_00:05:38_2006

내가 어렸을 때, 남자 아이들이 우리와는 다르게 볼일을 보는 모습에 호기심이 생겨 몇 번 따라 해 보려고 했지만, 결국 실패로 끝난 기억이 있다. 이렇게 나처럼 대부분의 여성들은 신체 구조상 서서 볼일을 본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것은 단지 아랫도리를 다 적실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만이 아니라 이미 그 어린 나이부터 남성과 여성의 신체가 다르다라는 일종의 경계지움이 각인되어왔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은 남자들이 소변을 볼 때 변기 주변에 오줌이 튄다며 남자들도 앉아서 볼일을 봐야 한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부인의 발언권이 센 가정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겠지만, 아무튼 이런 이야기들은 분명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경한 풍경이 가져왔다.

장지아_p-tree: P-tree_설치_혼합재료_300×300×270cm_2006
장지아_p-tree1: P-tree 부분_설치_혼합재료_300×300×270cm_2006

나의 네 번째 개인전은 바로 일탈의 배설물이 새로운 생명을 싹을 틔우는 행위의 출발점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오줌에 찌든 솜 위에서 자라나라는 씨앗들, 아름다운 형상의 소금 기둥이 되어가는 염분들. 이것들이 만들어내는 불가능한 가능성. 그것은 마치 유토피아처럼 어디에도 없지만 상상만으로 가능한 그 정신적인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다. 전시장 안은 사진 속 배설물로 이루어진 '존재하지 않는 장소'가 된다. 마치 지하 비밀 장소처럼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누설되어서는 안 되는 침묵의 계율 'Omerta'의 본거지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 장지아

Vol.20070303b | 장지아 개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