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UMISM 꿈 이 즘

정혜정 조각展   2007_0228 ▶ 2007_0306

정혜정_꿈 비너스의 탄생_합성수지에 채색_42×45×85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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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228_수요일_05:00pm

모란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7-28번지 백상빌딩 B1 Tel. 02_737_0057 www.moranmuseum.org

우유거품 가득한 카푸치노 한잔을 마시며 ● 눈길을 사로잡는 한 작품이 있다. 이미 익숙하여 무심코 간과 했을 법한 명화 이미지에 등장한 엉뚱하고 뚱뚱한 나체의 여인이 관객의 눈길과 동시에 발길을 멈추게 한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차용하여 패러디화한「꿈 비너스의 탄생」을 통해 정혜정은 첫 번째 개인전을 새로운 탄생의 의미로 두고자 하였다. ● 이미 익숙한 것은 전통과 일상 속으로 고정화 되지만 익숙함 속에 가미된 신선함의 조화로움은 낯설지 않은 친숙미로 새롭게 다가오게 된다. 국내외 광고뿐 아니라 작품에서도 많이 도입하는 패러디 차용 기법은 과거를 보면서 현재를 보는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는 동시대적 시간의 흐름이 한 화면에 보이게 됨으로써, 전달하고자 하는 요소를 관객에게 가장 익숙하고 흥미롭게 전달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면 전달하고자 하는 요소란 무엇인지 수줍게 태어난 뚱보 비너스의 탄생에서부터 풀어 보기로 한다.

정혜정_구름 자전거를 탄 꿈_합성수지에 채색_40×205×170cm_2007
정혜정_꿈 야자수_합성수지에 채색_가변 설치_2007

너무도 뚱뚱하여 굴곡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두리뭉실이란 단어가 아주 잘 어울리는 주인공은 니키드 생팔의 나나와 비슷한 뚱보그룹의 한 여인의 모습으로 닮아있다. 무의식으로 인해 의식적으로 매료되는 유사 형태와 형질은 근본적으로 비슷한 출발의 모태로 여러 갈래로 나누어지게 된다. 나무뿌리에서 가지로 분리되어 열매를 맺게 되는 유사 종의 나무의 예를 들어 비유해보자면, 시대적 이념적으로 동일한 굵은 기둥에서 계기가 형성되는 시기를 맞게 되며 그 계기가 바로 자신만의 작품성격을 형성하는 가는 줄기로 나아가 아름다운 개념을 선포하는 열매로 보여 지게 되는 것이다. 보고자 해서 보이는 것도 아니며 눈을 가린다고 안 보이는 것도 아닌 것이 은둔과 칩거가 최선만이 아닌 현대미술의 생태를 보여주고 있다. 필자는 예전 "극장을 찾는 사람들"이라는 국립극장에서의 조각 프로젝트를 진행 한 적이 있다. 작품에 개념을 부여하듯 기획자의 입장에선 시리즈 전시명에 그 의미를 두고 만든 정의였다. 비슷한 맥락이었던 극장공간이란 의미는 결국 소멸한 희망의 의미인 이상의 무대였던 기억이 난다. ● "정원을 장식하기 위해 거대한 유령을 창조하는 꿈을 꾼다. 오늘날 우리는 동과 돌로 작업을 한다. 이는 슬프고 지루한다. 나는 색깔과 건축학적인 질서 속에 색채와 다양함을 첨가할 것을 제안한다. 인생을 재미있게 만들어야한다." 이 말은 누보 레알리즘 작가 니키 드 생팔의 작업관인데 정혜정은 이 말에서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동지를 만난 기분이었다고 하였다. 시대적으로 앞섰지만 자신의 생각과 동일한 사람을 만난 것은 작품형태를 보기 전 개념의 동일자로써 친하게 될 수 동료를 만난 만족감일 것 이다. 의지가 될 수 있는 자, 같은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 자와의 조우는 살아가면서 가장 큰 행복의 포만으로 다가온다. 그것은 다시 말하자면 현실 속의 가상논리에 불가하지만 그러한 논리를 만들어 내며 그것으로 인해 만족하고자 하는 것이다.

정혜정_Dream tea time_합성수지, 모터, 혼합재료_67×50×50cm_2007
정혜정_꿈을 꾸다_합성수지에 채색_120×70×50cm_2007

머릿속의 충족으로 머리와 몸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이상과 현실, 가상과 실재로 구분해 보자. 현실의 영원한 불충분 조건을 이상속의 세상에서 꿈을 꾸듯 살아가면서 꿈이 아닌 현실에서의 불안한 마음을 치유로 충족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탄생한 주인공은 작가와 또 동일한 꿈을 지닌 관객들에게 정신의 치유자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 보인다. 그녀는 모든 고민을 다 포용해 줄 것 같은 구름 같은 포근함을 지니며 마음이 슬픈 자 들을 감싸주려 한다. 비극성 속에 감추어진 희극성, 우울함을 벗어나기 위한 대체적인 모습들은 불운과 고통의 모습을 표현하는 직접적 묘사에 반해 지속되는 지침현상의 반복을 차단하는 간접적이며 반어의 형태를 지닌다. 음악으로의 치유, 그림으로의 치유가 있듯 이번 작품들은 풍요로운 정신의 형태를 지닌 풍부한 양감을 통한 조각으로서의 치유를 ! 보여준다. ● 웃음 짓지만 눈물을 보이는 삐에로의 몸짓처럼 그녀는 이상에서나 구를 수 있는 구름바퀴가 달린 자전거의 패달을 돌려보려 한다. 갈수는 없지만 가고자 하는 곳, 것은 이상과 현실에서 영원히 만날 수 없는 가격이 아닐까 한다. 이미 인지하지만 포기 못하는 갈등을 위해 그 희망의 상황을 푸른 하늘에 안착한 구름 속에 정의하기로 설정하였고 허상이지만 실제로 느껴지는 구름의 안락함을 커피잔 위에 놓인 우유거품의 현실 속에서 유유히 맴돌고자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정혜정_꿈을 향해_합성수지에 채색_120×120×150cm, 105×105×125cm_2007
정혜정_꿈을 신은 발_합성수지, 혼합재료_가변설치_2007

달리지 못하는 꿈속의 구름자전거 대신 일상속의 커피한잔엔 사라지는 우유거품과 모터 장치를 동반한 그녀가 존재한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꿈이즘은 희망을 찾는 것이며 그래서 표현된 뚱뚱한 형태는 결국 그 희망을 위한 치유와 안식으로의 정신의 기댐을 시사한 것이다. 휴양지에서의 낮잠, 안락한 쿠션위의 게으름, 동화 속 자전거, 릴렉스 커피타임의 일상에 익숙한 모습을 풍요롭게 재현함으로써 현실 속에서 바라는 이상세계를 만들어 내었다. 그러면, 늘 그렇게 보아왔던 차가운 현상의 삭막한 진실 속에서, 과연 바라고자 하는 꿈이즘의 실체에는 존재하지 않는 허상만이 존재하는 것인가. 반론을 제기 하기 위해 수줍게 발가락을 구부리고 등장한 그녀의 첫 번째 치유조각으로의 웅변의 장에 박수를 보내본다. ■ 조은정

Vol.20070302b | 정혜정 조각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