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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202_금요일_05:00pm
한전프라자 갤러리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55번지 한전아트센터 1층 Tel. 02_2055_1192 www.kepco.co.kr/plaza
도시-시간의 공존 ● 최근에 나는 존재론적인 일상, 어쩌면 부동의 개념화된 일상의 모습에 대해 주로 관심을 가졌던 과거와는 달리 도시 자체를 하나의 유기체적으로 느끼게 되면서 유동적인 일상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있다. 그래서 박힌 풍경으로서의 도시의 모습에서 벗어나 도시와 나와의 상호적 관계에 대한 접근, 혹은 도시 자체를 하나의 역사적 관점에서 생성되고 변화하며 소멸되는 유기체로서 인식하는 것으로 작업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었다. ● 도시는 인간의 삶과 그것이 융해되어 있는 시간의 집적이다. 그 순간도 또한 벌써 흘러가버리고 있는 과정임을 나타내는 시간이란 개념은 비가시적 개념이기에 사실 직접적으로 보여 지는 것은 아니나 도시라는 현시(顯示)되어 있는 구체적 물상(物象)을 통해 가시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것이다. 세워져 있던 도시구조의 틀들이 시간의 변화에 따라 어느 순간 사라지고 또 다른 가능성들이 그곳에 세워지며 이는 한 공간 안에 공존한다. ● 도시는 여러 시간이 동시다발적으로 존재하는 공간이다. 미처 지워지지 않은 과거의 모습과 현대의 초고층 빌딩들의 나열, 낮 밤이 뒤바뀐 형태의 삶들, 한 곳에서는 허물고 다른 곳에서는 새로이 만들어내는 과정의 모습들, 강이라는 자연의 혈맥(血脈)과 도로라는 인공적 혈맥의 공존.
화학에서는 '공존농도'라는 것이 있다. 이는 '자유로이 혼합되지 않는 두 액체가 일정한 온도에서 서로 다른 성분을 포화상태로 용해하여 공존할 때의 농도'라 한다. 우연히 접한 이 단어가 유독 내 작업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 역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여러 시간의 모습들이 일정한 공간 안에 가득 차 서로를 융화시키며 공존하는 듯한 모습이 이 용어를 통해 연상되었던 것이다. ● 도시의 공존농도는 고정되어 있는 사진적 모습이 아니라 끊임없이 돌아가는 동영상적 형태로 반영된다. 여러 시간들이 혼재되어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 2차원의 공간 안에 사실 이러한 고정된 하나의 부분이 아닌 변화하는 모습을 담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작업일 지도 모르겠다. 그리는 순간 이미 틀 안에 정지된 이미지로 박제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나름대로의 극복방안으로 꼴라쥬 형태의 도시를 이전 작업에서는 주로 했다면 이는 이번에 흘러가는 강과 도시사이를 가로지르는 도로. 현재 달리는 중인 차들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으로 진행태의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 ● 인간의 삶이 끊임없이 진행되어 가듯 도시의 역사도 끊임없이 전진하고 있다. 나아가는 방향이든 뒤로 돌아가는 방향이든 간에 이러한 진행방향 속에서 여러 시간의 모습들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그리고 있는 그 순간에도 이미 시간들은 멈추고 혹은 흘러가고 혹은 지체되며 또한 공존하고 있다. ■ 권인경
Vol.20070202a | 권인경展 / KWONINKYUNG / 權仁卿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