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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117_수요일_07:00pm
강문희_문정숙_윤진영_이주연_이하성_정효수_차윤민_최경애_최은미 기획_현혜연
광화랑 서울 종로구 세종로 81-3번지 Tel. 02_399_1167 www.sejongpac.or.kr
기와지붕이 처마를 맞대고 정겨운 풍경을 만들어 내는 곳, 북촌! 청계천과 종로의 위쪽에 있다하여 이름 붙여진 북촌은 북쪽의 북한산과 남쪽의 종로, 동과 서로는 경복궁과 창덕궁을 사이에 두고 형성된 가회동, 삼청동, 원서동, 재동, 계동, 인사동, 안국동, 사간동을 이르는 말이다. 동네의 이름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신도시, 재건축, 뉴타운 건설의 위세에 눌려 옛 주거 공간이 사라지는 서울에서 북촌은 우리의 역사와 전통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 하지만 격동의 근현대사를 거치면서 북촌이라는 역사적 공간이 겪은 보존과 변형의 과정들은 결코 동질적이거나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다. 많은 개화파 인사들의 주거지이기도 했던 북촌은 일제의 강제 필지 분할, 해방 이후 한옥보존을 위한 규제 등, 정치적 규제와 완화를 거듭하면서 만들어진 모순들이 혼재하는 곳이며, 그런 만큼 우리 근현대사의 역사적 질곡을 그대로 담은 공간이다. 때문에 정치적 욕망과 인위적인 시간의 조절이 만난 역사적 공간으로서의 북촌은 실거주자에겐 불편함으로, 외부인에겐 전통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향수의 공간으로 인식되어 왔을 뿐, 그 공간이 이야기하는 다양한 서사에 대해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북촌은 1999년 주민들의 자발적 요구로 시작된 북촌 가꾸기 사업을 통해 변신과 사회적 인식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외부로부터의 힘에 의해서가 아닌 자발적인 시도들을 통해 살아있는 공간을 만들려는 노력은 조금씩 전통 공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북촌 연구'의 시작은 도시와 공간에 대한 스터디에서 시작되었다. 거대 도시 서울의 숱한 도시 공간 중에서도, 특히나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졌던 북촌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우리는 사진으로 도시공간을 해석하는 2006년 프로젝트를 북촌으로 결정하고 연구를 시작했다. 북촌에 관한 많은 자료를 찾아 읽고, 오랫동안 그곳을 지키며 살아온 주민들, 그 곳을 사진으로 찍으러 오는 사람들, 외국인 관광객 등 북촌을 찾는 다양한 사람들을 북촌 길에서 만나며 우리가 가진 선입견, 인식, 역사적 사실들을 정리해 나갔다. 또한 북촌 밖에서 만나는 여러 사람들의 생각들을 통해 북촌이 처한 사회적 맥락과 사회적 이해들을 구성해갔다. 고즈넉한 전통 공간을 상상하며 나간 첫 번째 촬영에서는 우리 것인지, 서양 것인지 도저히 나눌 수 없는 주택들에 당황했고, 일제가 마음대로 잘라내고, 이주시키면서 만들어진 북촌이라는 공간이 역사적으로 겪었던 질곡에 답답하기도 했다. 골목골목 온통 공사 중인 어수선한 공간이 애매하게도 느껴졌고, 전통에 대해 갖는 우리 자신의 인식의 틀과 실제가 부딪치며 만드는 인식의 접점에서 혼란스러워도 했다.
그렇게 다닥다닥 좁은 골목, 언제나 공사가 진행 중인 북촌의 거리를 걸으며 답답했던 우리의 마음은, 여름에서 겨울로 이어지는 여러 번의 사진적 접근과 연구를 통해 조금씩 바뀌어 갔다. '한옥 보존 지구'라는 세 단어로 정의내릴 수 없는 다양성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삶의 공간을 전통이라는 한 단어로 표상하려는 것이 얼마나 몰이해를 불러일으키는가도 이해해갔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북촌이 가진 삶의 역동성에 우리는 점점 매료되어갔고, 종내는 공사장에 나온 돌더미에서마저 일상의 역사성을 느끼며 즐거워졌다. 또한 주민들의 마음을 모은 노력과 사람들의 애정이 규제를 넘어서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가는 지금의 역사적 과정이 좋았다. 도시는, 공간은, 그렇게 그 자체로 사회적 삶을 살아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이야 말로 북촌의 문화적 정체성 일터다. ● 이 기획전은 그렇게 마련되었다. 우리가 만났던, 그저 한옥과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진 공간이 아니라, 계속해서 변화하고 진화하는 역동적인 모습의 북촌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 물론 이 역시 우리의 해석이며, 그 해석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또한 북촌을 찾는 누군가에 의해 그 의미는 재창조될 것이다. 북촌은 그가 가진 일반적 표상처럼 시간을 억지로 멈춰 세운 옛 동네가 아니라, 끊임없이 해석되고 생성되는 문화적 공간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 사진을 바라보는 관람자의 시선에 의해 다시 생성되는 풍성한 공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현혜연
Vol.20070116b | 북촌 연구_'사진창작집단-또 다른 시선' 기획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