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7_0113_토요일_06:00pm
롯데갤러리 부산본점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2동 503-15번지 롯데백화점 B2 Tel. 051_810_2328
갈증의 역학관계 ● 목이 마르면 반드시 찾는 것이 있다. 그것은 '물' 이다.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부족함'에 대한 갈증을 느낀다. 이 '부족함'은 무언가 채우고 싶어 하는 습성, 혹은 너무 채워졌다 싶으면 다시 비우려 하고, 또 비워졌다 싶으면 다시 채우려고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변대용) ● 변대용은 이 시대를 갈증의 시대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상황은 크게 순수-인간-욕망의 서사적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인간의 욕망과 욕구가 낳은 예상치 못한 현 시대의 모순과 갈등 구조를 사슴-인간-상어라는 상징 관계 속에서 해석하고 있다. 순수의 상징으로서 사슴이 버텨있고, 저 멀리 핑크빛 상어가 그를 유혹한다. 그 들의 사이, 하얗게 도색된 페트병들. 작가는 이들을 인간이라고 말한다. 버려진 순수, 갈증에 목 타는 욕망들이다. 이러한 사슴-인간-상어의 상징적 배치를 읽는데 있어서 작가가 의도적으로 지정해 놓은 각 대상의'Color'는 작업의 상황구조를 더욱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는 단서들이 된다.
하얗고 노란 사슴 - 순수_흰색의 몸체에 노랑을 덧칠한 사슴은 밝음과 순수, 그리고 희생의 상징 속에 긍정과 희망의 의지가 당당하게 더해 있는 모습이다. 불안하기만한 하얀 감성에 따뜻한 지혜와 지성을 더해 순수의 수호자로서의 상징을 더욱 건강하게 표현하고자 했던 것 같다. ● 하얀 페트병, 파란 갈증 - 인간_인간에 의해 만들어지고, 인간에 의해 버려진 수많은 페트병들. 서로가 만들고, 버리는 인간의 관계와 삶과 다르지 않음이다. 작가는 버려진 페트병들에 하얀 옷을 입히고 갈증을 해소하라는 듯 군데군데 파랑을 덧칠한다. 작가는 파랑을 통해 인간성의 회복을 말하고자 한다. 그것은 비현실성, 비물질적인 것, 추상적인 것, 우주적인 영원성을 말하며, 조건 없는 신의와 지속적 애정, 그리고 헌신과 진지함을 상징한다. ● 분홍빛 상어 - 욕망_분홍은 정열이 없는 애정을 뜻하기도 한다. 아름다움과 신비로운 사랑의 상징이지만 육체적 쾌감과 고통의 결과를 가져오는 유혹의 색이다. 그런데 만다라에서는 분홍을 무방비 상태의 연약함과, 그것의 노출에 따른 공포와 보호의 필요성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따라서 분홍빛 상어는 폭력과 유혹의 가해자임 동시에 상대적 공포와 연약함에 노출된 피해자의 이중성을 띤 욕망의 대상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갈증의 해소 ● 그렇다면 작가가 목말라하는 갈증이란 무엇일까. 사실 사슴-페트병-상어이란 구조를 포식자와 피식자. 그리고 사이에 놓인 인간세계로 이해해 보면 작가의 이야기는 결국 끊임없는 인간의 욕망-욕구의 순환적 구조에 점철됨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작가가 말하는 갈증은 욕망의 결핍을 말함일까. 그런데 욕망은 결핍되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은 아니다. 욕망 자체가 결핍이며, 욕망의 대상은 결핍 그 자체인 것이다. 그러므로 욕망을 어떤 대상을 차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가 없다.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자끄 라깡은 욕망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인간의 모든 경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는 욕망은 딱히 무어라고 규정할 수 없는 욕망이다. 또한 동시에 모든 활기의 근원이 되는 것도 이 욕망이다" 갈증은 욕망의 결핍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갈증은 해소될 수 없는 것이다. ■ 윤상진
Vol.20070113a | 변대용 조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