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morphosis II

윤진영 사진展   2006_1127 ▶ 2006_1208

윤진영_Laying 1_디지털 프린트_125×97cm_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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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1127_월요일_05:00pm

관람시간 / 월~토요일_10:00am~05:00pm

숙명여자대학교 문신미술관 빛 갤러리 서울 용산구 효창원길 52 Tel. 02_710_9280 / 02_2077_7052 www.moonshin.or.kr

나는 그로테스크함과 아름다움의 경계에 놓여있는, 보기에는 역겹지만 끌리는 무엇인가가 있어 다시 돌아보지 않을 수 없는 대상들을 찾는다. 아마도 그 모호함과 불편함이 삶을 통해 겪게 되는 인간관계와 인간이 처하게 되는 상황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리라. 인간의 생명을 유지시키기 위해 섭취되지조차 못하고 쓸모없이 여겨져 버려지는 그 부위들에서 오히려 느껴지는 생명력에 주목한다. 생선과 오징어는 비록 살이 발려지고 머리가 절단된, 죽은 사체일 뿐이지만 여전히 강한 생명력을 발한다. 조각조각 분리된 내장과 눈알은 보기에 거북하면서도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은 욕구를 일으킨다. 젖어있는 촉감과 특유의 질감, 그리고 내부에 숨겨져 있었기에 기대하지도 않았던 색감에서 인간의 손을 거치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발견한다.

윤진영_Laying 2_디지털 프린트_100×125cm_2006
윤진영_Metamorphosis 1_디지털 프린트_140×117cm_2006
윤진영_Nine Eyeballs_디지털 프린트_125×100cm_2006
윤진영_Octopuses_디지털 프린트_122×150cm_2006
윤진영_Predicament 1_디지털 프린트_122×97cm_2006

그 생명력은 흐트러진 혹은 인위적으로 재배치된 재료들 모두가 새로운 유기적 형태로 변화하는 과정에 있음에 기인함을 부인하기 어렵다. 태반 내에서 태아의 각 기관이 분화, 형성되는 것이 과학적으로 분석되어도 여전히 신비로운 것처럼, 이러한 생물학적 변형에는 불가사의하고 초자연적인 힘이 담겨져 있다. 이러한 힘은 나의 작업에서 기괴한 혹은 유머러스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그 결과의 예측 불가능함으로 인해 두려움과 고통을 주기도 한다. ● 사진을 찍기 위해 생선가게에서 장을 보고 내장들이 버려진 상자 속을 뒤적인다. 재료들을 손질하는 행위 자체는 조리 혹은 해부하는 과정과 흡사할 것이나, 나의 작업에서 내 손의 움직임은 그 생명이 살아있음을, 혹은 버려진 생명체를 통해 내 삶의 주변에서 눈에 띄지 않게 희생되고 사라져 버리는 또 다른 생명체를 기억하기 위한 것이다. ■ 윤진영

Vol.20061127a | 윤진영 사진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