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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1123_목요일_05:00pm
금호미술관 서울 종로구 사간동 78번지 Tel. 02_720_5114 www.kumhomuseum.com
한 눈으로 보는 두 눈 세상 ● 새로운 세상의 발명품들 혹은 그 기술들은 항상 재현예술(묘사예술)에 영향을 미친다. ● 원근법은 조명처럼 우연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특정한 시간상의 순간이며, 특정한 공간상의 위치와 관련된다. 대상의 상황이 아니라 관찰자의 상황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원근법은 한 순간, 어떤 사람이 특정한 지점에 있는 순간을 나타낸다. 게다가 조명이 그렇듯이 원근법도 수시로 변하며 자신의 진정한 형태를 감춘다. 사실상 원근법이란 광학의 법칙, 다시 말해 물리학의 법칙이다. 현실의 시각이미지들은 우리에게 대상들을 이런 식으로 훼손된 상태로 보여준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는 위치를 바꿀 수 있다. 오른쪽으로 한 걸음, 왼쪽으로 한 걸음 움직여 알맞은 시야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한 대상을 안다는 것은 지각의 복잡한 결과들이다. 가공의 이미지는 움직이지 않는다. 그것은 처음 본 순간이 곧 전부이다. ● 두 눈으로 보는 인간의 시야는 광학적 투영과는 다르다. 우리는 렌즈로- 구멍으로 들어오는 빛- 만들어진 시각이미지를 통하여 세상을 바라본다. 이는 한 눈으로 보는 외눈박이 세상이다. 이 시각이미지들은 우리가 과거에 생각했던 현실의 정직한 묘사일까? 오랫동안 사람의 손이 미치지 못할 만큼 생생하고 사실적이라고 여겨왔던 사진이 실은 우리의 시야를 흐리게 하고 세상을 선명하게 바라보는 우리의 능력을 감퇴시킨 것은 아닐까?
본 작업은 사진의 한 눈 보기를 다차원적으로 접근하여 본다. 결국은우리가 실제의 세상을 바라보고 '진짜처럼 보이는 효과'를 얻기 위해 여러 장면의 사진을 사용하고 우리가 지각하는 관념적인 세상을 보여주는 다양한 결과를 얻었다. ● 우리는 사진이 현실을 사실적으로 재현해주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점을 사회의 공통 요소로 믿고 있다. 그러나 원 샷으로 마무리하는 원근법적 시각 혹은 전통적인 사진 촬영방식의 관계에서 벗어나 현재의 시점을 다양화함으로써 사진을 이전과 다르게 생각해본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좀 더 흥미로워질 뿐만 아니라, 우리의 지각을 의심하기 시작할 것이다. ● 디지털 사진을 이용함으로써 그 생산된 이미지가 조작된 것은 아니다. 작업에서 보여 지는 이미지들은 우리가 지각하지 못하는 부분들과 관념적인 부분들을 논리적으로 풀어가고 있다. 따라서 사진의 사실성에 기인한 사실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사진을 사용하고 있어서 사실적이기보다는 전통적인 사진 이미지에 익숙해져버린 관객들에게 보이지 않는 세계를 일깨워줌으로써 현실 세계와 다른 이미지를 바라보는 시각적 유희를 느끼게 해주기 때문에 그만큼 사실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天圓地方)." 진나라 『여씨춘추전』에 나오는 이야기로 고대 중국인의 세계관을 일컫는 말이다. 자신이 속해 있는 공간들은 모두 또 다른 세상이다. 누구에게나 둥글고 모나지 않은 세상, 나만이 생각하는 상상의 세계가 있게 마련이다. 그것을 보여주기 위해 요동치는 세상의 움직임들과 몽상적으로 다가오는 세계를 표현하였다. 눈앞의 세상만이 아닌, 그 뒤에 있는 감춰진 세상까지 표현함으로써 우리가 보지 못하는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 주도양
Vol.20061123a | 주도양 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