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정원 기록展

예술가의 정원은 지난 APAP2005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던 프로젝트이다. 미술작가, 조경전문가, 미술이론가로 구성된 공동체는 약 200평 규모의 자연 공간에서 자연의 생성·변화·소멸하는 순환적이고 유기적인 생태 시스템을 통하여 진지한 미학적·개념적 실험과 사유를 모색해왔다. ● 정원은 비교적 우리 삶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자연을 우리 삶 속으로 끌어들여 끊임없이 가꾸고 손질하여 향유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예술가의 정원은 이러한 정원의 일반론적인 존재의 의미를 도입하여 자연 생태에 대한 미학적·개념적 실험과 사유를 기반으로 생태적 가치와 우리 삶과의 필연적 관계에 대해서 성찰하고자 지속적인 관심의 대상으로 상정한 자연공간이다. 예술가의 정원 공동체는 자연에 유익함을 주는 예술행위를 통해서 사계절 동안 싹이 트고 무성히 자라 시들어 죽어서 다시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그리고 잡초를 제거하고 흙을 골랐던 자리에서 그 잡초들이 고스란히 올라오는 것을 지켜보면서 인간의 힘에 압도되지 않는 살아있는 자연의 강한 생명력과 신성함을 느낄 수 있었다.

원동화_부활의 섬-북두구성

홍현숙_날숨(Out breathing)

예술가의 정원은 자연의 영원한 순환 속에 찰나적 흔적을 담아낸다. 종래의 고정적 미적체계에 편입되지 않은 바, 어떠한 완결된 조형적 결과물도 증거하지 않고, 시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는 자연 현상 및 질서에 대한 관찰과 사유의 기록물로써 그러한 작업 프로세스를 공유할 따름이다. 이에 더하여 기존 작업에서 단절되지 않은 확장된 의미에서의 실험을 지속한다.

윤현옥_그들의 정원

백기영_겨울나기 구근심기

프로젝트의 구성원들은 긴 호흡이 필요한 생태작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APAP2005 전시의 종결 이후에도 자발적으로 공동체를 형성하여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생태작업 활동을 해왔다. 생태작업의 과정에서 몸을 이용하여 정직하게 얻은 자연에 대한 체험은 미적 활동에 있어서 노동의 필연적인 가치와 능동적 참여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였다. 한편, 자발적인 공동체의 연대는 해당 지역의 토양과 환경에 적합한 식물군에 대한 조경전문가의 자문, 개별 경험에서 비롯된 식재의 노하우 공유, 각자 작업에 대한 아이디어 교환, 생태 및 자연환경에 관한 담소, 작업 과정에서 새참을 나눠먹는 일 등 자연생태에 대한 예술의 실천적 행위를 매개로 현대사회에서 매몰되기 쉬운 개인과 개인간의 상호 관계와 교감의 가치를 회복시켜 유의미한 만남을 형성시켰다.

김주연_이숙(異熟)Ⅴ: 어린소나무 정원

권진욱_인터뷰(inter-view)2 그리고 悲傷

예술가의 정원 기록전과 워크숍은 이를 바탕으로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과 자연생태계 파괴문제에 대해 요란하게 문제의식을 환기시키기보다 자연과 미술의 조우, 자연과 인간의 관계, 개체생명과 환경의 관계, 생명윤리와 생명가치 등에 대해서 사유하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고요하지만 파장이 큰 울림으로 다가가고자 한다. ■ 예술가의 정원

■ 워크숍 ● 일시_2006_1118_토요일_02:00pm∼05:00pm ● 주제 및 발제자 1. 자연 안에서의 미술에 대한 제언_이영철(APAP2005 예술감독) 2. 동시대 조경의 실험적 모색 : 예술과의 경계 찾기_김아연(서울시립대학교 교수) 3. 생태학이 미학 또는 미술과 만나는 접점_김경서(미술평론가) ※ 각 주제별 질의 및 전체 토론은 참여 작가 및 청중의 자율적인 참여로 이루어집니다.

Vol.20061122b | 예술가의 정원 기록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