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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1102_목요일_06:00pm
제19회 선미술상 수상작가 서도호 초대展
갤러리 선컨템포러리 서울 종로구 소격동 66번지 Tel. 02_720_5789 suncontemporary.com
어느 날 갑자기 회오리바람에 날려 살고 있던 집이 지구 반대편에 떨어진다면, 당신은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떨어질 때 충격을 완화시켜 줄 낙하산이 필요하진 않을지, 충돌한 뒤에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2001년 베니스 비엔날레, 2002년 런던 Serpentine Gallery, 2003년 서울 아트선재 전시로 유명한 서도호(1962~)의 이번 한국전시 Speculation Project는 이처럼 조금은 엉뚱한 상상에서 시작된다. ● 뉴욕과 서울이란 두 개의 도시, 두 개의 서로 다른 공간 속에서 문화적 현기증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서도호의 작품은 개인과 사회, 문화와 문화, 개인의 기억과 집단 기억, 과거와 현재 사이의 충돌과 공존이 빚어낸 당혹감, 이질감, 문화적 충격을 반영하고 있다. 뉴욕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을 하늘에서 뚝 떨어진 충격으로 기억하고 있는 작가에게 있어 낯선 도시에서의 생활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생경함이었고, 이는 생존에 관한 것이었다. 작가는 이 같은 서로 다른 문화와 공간의 충돌을 "집"이라는 구조물을 통해 표현한다. 개인의 기억과 역사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집"은 물리적, 건축적 구조물이면서 개인의 정체성을 확인시켜 주는 장치이며, 동시에 과거와 현재, 한국과 미국 등 시간과 공간을 연결시키는 매개체가 된다.
텍스트 기반의 총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Fallen Star라는 주제 중 1, 4, 5 장 총3개를 선보인다. 회오리 바람 위로 날아 올라 연착륙하는 한옥집을 형상화한 첫 번째 장 「운명의 바람 Wind of Destiny」을 통해 서도호의 집과 공간 개념은 보다 분명해 진다. 서도호의 "집"은 바람에 날아오를 만큼이나 유동적이다. 어디로든 이동가능하고 장소와 공간에 따라 변형 가능하다. 견고하게 한 곳에 뿌리를 내리기 보다는 유목민의 천막처럼 작가의 여정을 따라 나선다. 어느 한곳에 깊이 뿌리 내리지는 못하지만, 어디에도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현대인의 유동적인 정체성을 보여준다. 네 번째 장 「새로운 시작 New Beginning」은 서도호가 처음 미국에 거주했던 아파트에 전통 한옥 집이 충돌해 건물 안에 박힌 장면을 35 대 1의 디오라마로 보여준다. 다섯 번째 장 「에필로그 epilogue」 는 살짝 기울어진 채 기존 건물에 삽입된 한옥에서 생존하기 위해 새롭게 기둥을 세우고 벽을 만들고 바닥 평형을 잡아 가는 장면을 1/8 디오라마로 보여 준다. Fallen Star는 내년 9월쯤 다섯 개의 장이 모두 완성 된 후, 어린이 동화책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 실제로 일어 날 수 없지만 얼마든지 상상해 볼 수 있는 가상의 프로젝트, Speculation Project는 아직도 미결의 프로젝트이다. 이번 선 컨템포러리의 전시 역시 서도호가 지금껏 진행시켜온 그리고 앞으로 진행하게 될 장대한 서사의 한 부분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서도호의 작업이 단순한 플롯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매 순간의 디테일까지 묘사해내는 작가의 섬세함과 공간에 대한 끊임없는 실험으로 인해 상당히 복합적인 의미체계가 형성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서도호의 구체적인 상황설정이 의미를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 의미를 하나의 순간 속에 개념 자체가 아닌 이미지로 보여주는데 성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어매트는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개인적 공간과 사회적 공간 등 다양한 관계성을 수많은 사람모양의 플라스틱 조각 군집을 통해 보여준다. 외부 공간에서의 공적인 관계가 도어매트를 밟고 실내로 들어오는 순간 사적인 관계로 변하는 점에 착안해, 도어매트를 내부와 외부의 물리적인 공간의 경계와 사적인 관계와 공적인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체로 해석하였다. 도어매트 「Welcome Back」, 「I Missed You」 등 환영의 문구와 「Don't Look Back」, 「Leave Me Alone」에서 보이는 부정적인 문구가 관계성에 미치는 영향 역시 주목해 볼만하다. 조각 설치 작품 「유니폼 UNI-FORM: Self Portrait My 39 Years」은 유치원부터 민방위까지 한국 남자가 제복을 입어야 하는 기간을 일련의 제복을 통해 한국의 제도화된 사회 구조 속 개인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서도호에게 있어 옷은 집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기억과 역사를 담고 있는 가장 작은 공간이며 일종의 구조물이다. 또한 작품 제작 사이의 생각들을 표현한 「빅뱅 Big Bang」, 「카르마, Karma」 등의 드로잉이 선보인다. 서도호는 Rohde Island School of Design에서 회화와 예일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하였으며, 미국 휘트니 미술관, 런던 Serpentine Gallery, 시애틀 미술관, 49회 베니스 비엔날레 등을 통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또한 구겐하임 미술관, 로스앤젤레스 MoMA, 뉴욕 MoMA, 휘트니 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었고, 2002년 런던 Serpentine Gallery의 개인전은 그 해 베스트 전시 5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 이대형
Vol.20061105a | 서도호展 / SUHDOHO / 徐道濩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