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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1101_수요일_06:00pm
진흥아트홀 작가지원展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요일 휴관
진흥아트홀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104-8번지 진흥빌딩 1층 Tel. 02_2230_5170 www.jharthall.org
낡은 것에서 발견하는 '영원한 현존' ● 작가 이길렬은 옛것, 지나가고 잊혀져 가는 것, 쓸모 없이 버려진 것에 대한 무한한 애착을 가진폐품수집가와 같은 작가이다. 그가 이전까지 보여주었던 전시마다 일관되게 보여주었던 것도 역시 질주하는 시대에서 잊혀져 가는 것들에 관한 것이다. 세월의 때가 묻은 옛것은 결코 가볍지 않고 관객에게 많은 이야기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작가의 진중하고 따뜻한 감성을 엿보게 한다.
그러한 사물 중 그가 최근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판자집'이다. 판자집은 우리나라 60,70년대에 도시빈민들의 생활 터전이었고 급한대로 만들어져 어떤 미적인 요소도 없었던 흉물에 불과하였다. 『새마을 운동』 때 '잘 살아보세' 라는 구호는 곧 판자집에 대한 철거와 떠남을 의미하였다. 그러므로 멸시와 차별의 흉물에 미적인 요소를 발견한다는 것은 게으른 과거주의자로 취급받기가 쉬웠다. 그러나 작가 이길렬은 '판자집'에서 오래된 삶의 이야기와 도시빈민들의 희망의 응집과 결집력을 발견한다. 손때묻은 판자집과 함석, 잡초 등에서 새것이 줄 수 없는 무게와 아우라를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2002년 사간갤러리에서 가졌던 'Altitude'에 이은 '고도-두번째 이야기'로서 군산에 있는 해망동 판자촌을 모델로 삼고 있다. 이전의 작업이 고도에서 바라본 '평면전개도적인' 시점을 통해 전체적인 대상을 객관화 했다면 이번의 작품에서는 주거환경인 집 하나하나에 개별성을 부여함으로 거시적 '바라보기'에서 미시적 '대화하기'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별 작품화된 판자집들은 실제 해망동에 있는 집을 1/20로 축소해서 최소한의 색을 입히고 지붕을 김으로 덮기도 한 작품들이다. 해망동에 있는 각각의 판자집 하나하나에 담겨 있는 사연과 조형성을 살려 작품화 한 것으로서 판자집에 담긴 미학적 요소들을 부각시켜 드러내고 있다.
이길렬의 작업은 오랜 세월 수많은 손을 거친 형형색색의 물건들로 현대 사회의 풍토 속에서 급속하게 사라져 가는 중국사회의 전통 정서와 태도를 반추시킨 '송동'의 작업을 닮았다. 그러나 '송동'의 작업이 레디메이드(ready-made) 된 갖가지 물건들을 물량주의적으로 집적해 놓은 '다다'의 형식을 취했다면 이길렬은 현존하는 실재 대상을 직접 제작, 재현하여 배치시켰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것은 대상 하나하나가 가지고 있는 조형성에 주목하고 그것을 독자적인 형태로 존재케 하며 실재하는 형태이자 동시에 실재를 떠난 '초월성'을 향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실체가 없는 그림자를 조각의 요소로 끌어들여 '영원히 현존하는 판자집'으로서의 미학적 전환을 보여준다. 공간과 시간이 지배하는 곳으로부터 출발하였지만 시공간을 초월한 영원히 실재하는 미적 대상으로의 전환은 그의 작업이 갖고 있는 가치의 매력이다. ■ 구자천
Vol.20061104b | 이길렬 조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