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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1011_수요일_06:00pm
갤러리 상 서울 종로구 인사동 159번지 Tel. 02_730_0030
무심한 표정 저 너머의 안타까운 몸짓 ● 다사다난한 세파의 풍상 속에 흔들리며 살아가는 사람의 표정과 몸짓 속에는 억지스런 가식과 숨겨진 진실이 배어있기 마련이지만, 박순철이 바라보고 표현하는 인물들의 표정과 몸짓은 이러한 억지스런 가식을 벗겨내고 숨은 진실마저 표연히 초월한 듯 절제된 무심함이 돋보인다.
삶의 애환 속에서 쏟아내야 했던 객쩍은 웃음이나 시니컬한 냉소도 세상에 대한 분노의 외침이나 열정의 땀방울도 보이지 않는 무심한 표정 저 너머에는 여전히 삶과 세상에 대한 따뜻한 마음의 시선이 머물고 있음을 느낀다. 홍수에 모든 것을 떠내려 보내는 촌로의 뒷모습이나 실직자의 캄캄한 절망처럼 축 처진 담배 한 개비, 세상의 많은 짐을 홀로 짊어지기 힘든 듯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간 김수환 추기경님과 아직은 세상과 맞서 희망을 찾고 싶은 작가의 자화상, 우리 이웃에서 만나는 친숙한 얼굴이나 지인들의 모습 등을 보노라면 체념이나 관조에 가까운 무심한 표정 저 너머로 손끝이나 발끝, 어깨나 눈매의 안타까운 몸짓을 통해 마음의 자락을 열고 있다.
이 시대의 표정과 몸짓을 담아내기 위해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고 있는 박순철은 필선과 먹을 부드럽게 풀어내면서도 절제된 감각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번 전시에는 함께 대화하거나 바라보는 군상이 아닌 원초적 외로움에 지친 단독 인물상들을 통해 간절한 소망과 따뜻한 희망의 몸짓으로 타인 및 세상과 소통하라고 화두를 던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민심이 바로 천심이기 때문이다. ■ 안영길
Vol.20061011f | 박순철 수묵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