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이경미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06_1011_수요일_06:00pm
노암갤러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 133번지 Tel. +82.(0)2.720.2235 www.noamgallery.com
극단적인 눈속임의 엄격한 시선 ● 이경미의 작품은 사실적이다. 그 가운데서도 우리가 하이퍼 리얼리즘 혹은 극사실주의라 불리는 경향에 가장 적합할 정도로 사실적이다. 극사실적인 묘사로서 하나의 풍경을 일순간 정지시켜 놓은 듯 표현하는 그의 작업방식은 이미 오래전 눈속임이라는 뜻의 트롱프 외이유( trompe-l'oeil) 라는 미술의 경향과 똑 닮아 있다. 그림의 출발은 눈속임에서 출발했다. 그러한 극단적인 경향이 하이퍼 리얼리즘(hyperrealism)이란 용어로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전반에 걸쳐서 주로 미국과 영국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경미의 이 엄격하고 극단적인 사실주의의 형식의 대상은 대략 두 가지이다. 하나는 고양이의 모습이다. 그는 고양이의 부분적인 표정과 모습을 극대화 시켜 화면에 담아낸다. 전형적인 하이퍼 아티스트들이 택해 왔던 방식의 이 표현기법과 구성은 놀랄 만큼 정교하게 그려져 마치 살아있는 고양이 모습을 사진 찍어 놓은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이 털끝까지 묘사 된 세밀한 고양이들은 모두 평면에 올라와 있지 않고, 때로는 와인 병에 때로는 작은 미니 병에 마치 똑같은 모습의 상표처럼 우리들의 눈을 교란 시키고 있다. 그의 이 격렬한 나열과 집단성이 보여주는 시위적인 극사실의 표정들은 그가 하이퍼 리얼리스트들이 추구했던 일상적인 현실의 생생하고 완벽한 묘사와를 구분 짓게 한다. 물론 이경미에게도 일상에서의 풍경을 다루면서 주관성을 배제하고 중립적 시각에서 사진과 같은 극명한 화면 구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극도의 사실표현을 의도적으로 채택함으로서 사실주의의 허구성을 드러내는 것은 이경미작업의 분질일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경미의 작업들이 완전한 관심을 보이는 것은 바다와 고양이 그리고 소도구들이 만나 새로운 공간과 상황을 연출, 구성한다는 사실이다. 그러한 공간구성을 보여주는 것에 또 다른 중심은 바다 이미지이다. 거대한 공간에 펼쳐진 바다는 그 탁 트인 사실적인 표현으로 실제 바다의 모습을 그대로 연상 시키면서 그 곳이 문을 통해본 바다라는 경쾌한 상상력의 장소로 시점을 이동 시킨다. 바로 이 시각적 일류전으로 상상되는 초현실적인 리얼리즘에 대한 훌륭한 길을 이경미가 열어 보인다는 것이다.
팝 아트처럼 일상의 풍경이나 생활이라는 이미지의 세계를 반영하는 이경미의 풍경들은 팝 아티스트가 가졌던 대중적인 오브제들 , 주사위에 그려진 고양이 , 지구본 위에 그려진 고양이로 감정이 억제 된 채 코멘트도 없이 그 세계를 그대로 드러낸다. 그래서 그의 화면이 감정을 제거 한 채 마치 거대한 바다만 그려진 화면 같지만 그는 문과 고양이를 배치하면서 극단적인 일류전의 한계를 시도한다. 그래서 존재방식으로 보면 이경미의 작업은 팝아트의 후계자인 슈퍼리얼리스트로 불릴 만하다. 마침내 증발해 버린 이경미의 감정이 철저하게 절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경미의 하이퍼적인 풍경은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와 고양이의 표정을 포착하면서 포커스가 없는 특징적 화면을 쿨 하게 연출한다. 분명 그는 카메라가 보여주지 못하는 고양이의 모습을 가까운 오브제에 옮겨 내는 탁월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정된 바다와 고양이라는 소재로 그는 평면성을 유지하는 이 이미지 연출은 전형적인 화가들의 노력이 결국 사람들에게 '사물을 보는 또 다른 그리고 보다 나은 방법'을 명백하게 보여주는 것임을 확인시켜 준다. 그래서 그는 그 다양한 시선들을 집요하게 탐구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예를 들면 패널 형태의 고양이를 통해서 캔버스의 형태를 벗어나고 , 주사위에 고양이를 그려냄으로 그린다는 것과 프린트 된 경계를 제시하고, 문과 바다를 매치시킴으로 실제와 허상을 보여주는 것들이 그러하다. 어쩌면 슈퍼리얼리스트들이 보여준 시각의 다양성을 통해 사물의 존재를 열어 보인 큐비즘처럼. 여전히 극 사실 작가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하이퍼와 일류전의 새로운 가능성을 기대하는 것은 그가 다른 작가들과 다르게 공간을 함께 연출하기 때문이다. ■ 김종근
Vol.20061009b | 이경미展 / LEEKYOUNGMI / 李慶美 / painting.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