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EUROPA LTD.호텔 유로파

이번 전시는 남양주 종합촬영소에서 개최되는 첫 번째 미술전시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영화촬영소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던 바를 실현시키는 현실의 공간이다. 사람들은 영화촬영소라는 공간을 상상의 공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영화촬영소 곳곳이 우리의 꿈과 희망을 확인하는 장소임을 너무나 잘 인지하고 있다. 영화촬영소가 지닌 실재의 이미지를 상상의 이미지로 바꾸는 마력을 지닌 장소라는 점 때문에 끌리는 것이다. ● 그러므로 이러한 시각적 환상을 창조하는 공간으로서 영화촬영소의 잠재성은 단지 영화 뿐만 아니라 미술작품 전시에 있어서도 상당한 장점을 지닌다. 우선 각 스튜디오마다 거대한 규모를 가지고서 있으므로 미술의 다양한 경향을 수용하여 보여줄 수 있다. 또한 영화를 위한 공간으로서 비디오 작품, 혹은 설치, 사운드 아트와 같은 영화와 연계될 수 있는 미술장르를 보여주기에 적합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순수미술장르 전시를 통해 영화와 순수미술 간의 경계를 좁히고 서로 간 새로운 창작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양주 종합촬영소의 전시가 성사되었다. ● 그리하여 첫 번째 전시로서 독일 작가 미카엘 브린트룹의 비디오 영상전시가 소개된다. 작가는 영화진흥위원회에서 후원하는 2006년 서울국제영상페스티벌, 서울 넷아트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하여 9월 내한하였다. 「Hotel Europa LTD」는 작가가 독일인으로서 유럽에서 직접 겪은 국가 간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다룬 작품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보다 열려진 세상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미카엘 브린트룹_Hotel Europa Ltd_비디오 영상_00:02:45_2004

미카엘 브린트룹_Hotel Europa Ltd의 한 장면_비디오 영상_00:02:45_2004

미카엘 브린트룹_Hotel Europa Ltd 설치장면

호텔은 짧은 시간 동안 숙소를 제공하는 장소이며 누구에게나 열려져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세계 어디서나 호텔은 커다란 로비, 엘리베이터, 복도를 늘어선 방,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복도 등 거의 비슷한 인상을 지닌다. 이러한 공간의 특성이 사람이 이방인으로서 존재를 확인하게끔 하는 것이다. ● 이 작품은 3개의 화면으로 이루어졌는데 엘리베이터와 복도, 복도 옆 방문들의 모습이 계속 비춰진다. 엘리베이터의 소리, 복도를 통해 울려퍼지는 방안의 사람들 목소리 등등은 호텔 안에서 고독감, 위험성, 소외감 등을 불러일으키는 매개체로서 작용한다. ● 이 작품은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작가가 유럽의 어느 국가 공항에 갔을 때 뜻하지 않게 공항 앞 Hotel Europe 에 머물게 되었다. 유럽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호텔이름 인 Hotel Europe에서 무엇 때문인지 작가는 호텔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하룻밤을 호텔 안에서 묵게 되었다. 1985년 체결된 셍겐조약 이후 유럽은 이제 국경없는 대륙으로서 유럽인이라면 누구나 유럽 내에서 비자없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야 했다. ●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 조약을 체결한 나라와 체결하지 않는 나라 사이에 엄연한 새로운 국경이 존재하게 되었고, 또한 같은 대륙에 존재하는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도 보이지는 않으나 확연한 국경개념이 존재한다. ● 누구에게나 개방되어있는 듯한 호텔과 유럽은 실제로 보이지 않는 성벽을 쌓고서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었다. 작가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나타나 는 혼란을 작품을 통해 말하고 있다 ■ 류지연_최안나

미카엘 브린트룹_1959년 뮌스터 출생 / 프라이부르크, 로마, 베를린에서 공부 / 1991 브라운슈바이크 예술학교 Braunschweig School of Art 석사 / 1977년부터 사진, 실험시, 퍼포먼스, 설치작품 다수 제작하였다. / 1981년부터60여개가 넘는 단편영상 및 비디오작품을 제작하였고1995년이후 디지털 및 인터액티브아트를 CD,DVD 및 인터넷 형식으로 제작하고 있다. / 1987, 1992, 1999년 뉴욕 현대미술관 MOMA에서 영상전시를 개최한 바 있다. 그외 전세계 미술관 및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개최하였다. 출판물은Super 8 rhk Off-Off-Cinemas 가 있다. / 1990년부터 미디어 및 영상분야에서 워크샵, 강의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중국에서 개최한 바 있다. / 2006년 서울국제영상페스티벌, 서울 넷아트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하여 9월 내한 하였다. 또한 이번 한국방문은 독일영화협회, 독일 단편영화협회 및 독일문화원의 후원으로 이루어졌다.

Vol.20060925e | 미카엘 브린트룹 비디오 영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