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6_0919_화요일_05:00pm
문화일보갤러리 기획 초대전
문화일보 갤러리 서울 중구 충정로 1가 68번지 Tel. 02_3701_5760
사람을 압도하는 위협적인 신체. 밀도있게 채워나간 연필선으로 인하여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경외감을 불러내는 그녀의 종전작업들은 납작한 평면성에도 불구하고 매우 활동이 넘친다. 사람들은 입을 모아 그녀의 노동력에, 인체의 규모와 강력한 힘에 찬사를 보냈다. ● 아버지의 죽음. 그 죽음의 거대한 충격과 상실감은 인체작가였던 작가 김은주를 전혀 다른 곳으로 인도한다. ● 구불구불 모이고 흩어졌던 그녀의 인체가 한 템포 멈춰섰다. 바다와 꽃 앞에서.'아버지는 매우 곧고 바른 분이셨어요. 저를 특히 예뻐하셨죠.' 아버지를 회상하는 그녀의 입술을 담담하나 눈은 이미 젖었다. 그때부터 그리게 된 바다. 물결. 그리고 켜켜히 중심으로부터 돌려간, 만다라를 닮은 꽃. 아버지에 대한 그의 그리움과 아픔은 그렇게 가슴에 평온이 되어간다.
가만히 꽃을 그려본다. 이제껏 일가를 이룬 인체작업이 있었기에, 그녀의 변신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인체는 그녀에게 자신의 처한 상황과 세상에 대한 저항의 순간이었으며 막힌 현실에 대한 유일한 표현이었던 것이다. 그녀의 표현에 의하면 '영원히 인체만 그릴 것 같던' 작가 김은주에게 아버지의 죽음은 작업의 큰 전환점이 된다. ● 아버지와 함께한 바다. 그 리듬감과 평온함이 매우 원색적인 물결의 모습으로 화면을 채운다. 어떠한 기교나 계산도 없이 채워진 종이 가득찬 물결을 보면, 바다가 단순한 풍경으로써가 아닌 내면의 리듬이 그녀를 다스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체라는 소재와 표현적 한계를 뛰어넘어 바다든 꽃이든, 그 본질을 꿰뚫는 진정성의 발견이요 표현인 것이다.
꽃. '지금은 꽃을 그리고 그릴 것이지만, 이것이 꽃이 아님을 알고있다.' 꽃을 그리나 이것이 꽃이 아님을 역설하는 작가의 말처럼 보이는 세계 저편에 한층 성숙한 심연으로 한발 내딛는다. 그리고 그곳으로 우리 역시 이끌고자 조용히 손짓하고 있다. ■ 성윤진
Vol.20060919e | 김은주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