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6_0908_금요일_06:00pm
김진혜 갤러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 149번지 2,3층 Tel. 02_725_6751
Drawing 월광지곡 ● 가슴과 영혼을 울리는 월광지곡의 달 울림소리는 70년대 NASA 아폴로계획에서 월진(달의 지진) 연구의 선구자 역할을 주도했던 Yosio Nakamura 박사의 도움으로 추진될 수 있었다. 이번에 월진 디지털 파형을 흔쾌히 제공하였는데 원천 관측자료 Decoding 방법까지 자상하게 Fortran Program과 함께 보내주었다. 이에 깊이 감사드린다. 우리는 그 자료를 이희일 박사의 어려운 전문 분석과정을 거쳐 Decoding 한 후 시간축을 250배 압축하여 가청주파수 대역으로 Digital to Analog 전자보드에 입력시켜 달의 심장소리(지구 외계의 소리가 각자에게 어떻게 상호교감 될지 상상할 수 없었지만)를 처음으로 현실적 출력을 실현하였다. ● 월진은 크게 세가지인데, 첫째 심발지진(달의 표면 1000Km, 즉 3천리 정도 깊은 하부의 달걀로 치면 노른자 외곽에서 발생하는 울림으로, 지구와의 만유인력 끌어당김 역학 법칙에 따라 지구 조석간만 주기와 정확히 상관되어 저속 박동됨), 둘째 얕은 천발지진, 셋째 운석 충돌 울림 등이다. 이 작품의 울림 채택은 장주기성 심발지진 파형이다. 우리의 의도는 우주, 지구, 달의 상호교감은 태초부터 존재하는 것이며, 이를 확인함으로서 인류 상호간 우주 섭리를 알고 나아가 생명 존중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 ● Nakamura 박사는 동경대 졸업후 미국에서 지구물리학 박사를 취득하였고 현재 우주 외계 연구를 위해 달의 확장된 월진 관측망 설치를 제안하고 있으며, 이는 달의 여러 가지 특성(크기, 구성, 진화단계 ...) 파악에도 주요하고 화성 탐구와 같은 더 먼 우주 탐사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현대사회에 있어서 시각예술은 순수한 가시성을 가진 특수한 형태의 인식과 다양한 보편적 표현으로 규정될 수 있다. 시각예술의 조형성은 시각적 감각에 근거한 감성적 직관으로부터 표현이 시작되며, 직관은 외부 대상을 단순히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것이 아니다. 이는 시각예술이 직관적인 표상 능력에 의해 가시적인 형성물들을 산출하며, 그것의 해석은 개념적으로 파악될 수 없고, 논증적인 인식으로부터의 해방으로 타 학문(예술)과 차별 되어지는 시각 조형예술만의 특수한 자율성의 확보를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현 사회의 예술 활동은 삶과 자연에 대한 맹목적인 재현적 모방도, 자의적인 고안(考案)도 아닌 지극히 일상적인 자유로운 표현행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 시각예술활동이 현실적인 사회적 이미지를 환영으로의 단순적 재현이 아니라, 현실에서 존재하고 현실을 대신하는 것이며, 이는 표현의 형식 자체가 소재를 대신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시각예술은 자연을 대신해야 하며 그래야만 자연에 의해 예술을 파악 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예술에 순종함으로써 자연을 제대로 볼 수 있으며, 미적 진정성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현대미술의 예술작품은 형식 자체가 소재/내용을 만들어내며 그로 인해 예술작품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미술작품의 표현적 형식 자체가 동시에 소재로써 그 자신 외에 더 이상 아무것도 표현하지 말아야 한다는 피들러의 예술론을 기초로 우리는 지금 수많은 시각이미지의 형식적 매체의 범람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타자(세상)의 중심에서 세계를 관찰하는 주체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판단할 수 없는 보는 행위의 변형 및 실종으로 느껴지는 대상들의 이미지는 언제나 사라지고 어딘가에 살며시 숨겨져 있다. ● 동시대 시각예술의 생산자들에게는 시대적 변화와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표현의 방법적 다양화, 그리고 매체탐구라는 지극히 일상적이고 객관적이며 특수한 보편성을 지녀야 한다는 진리를 바탕으로 자아의 이미지 만들기와 생활주변 오브제의 결합적 연계를 실험하게 하고 있다. 또한 시각예술의 표출은 작가자신의 실존적 물음을 개별적인 서사적 시각 이미지로의 언어적 변환을 필요로 하였고 결국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사회와 자연의 내면적인 감성적 재현에서 시작하여 귀결하게 되는 것이다.
채미현 & Dr. Jung의 레이저아트는 이미 우리생활 속에 다양하게 응용되며 극단적 단색의 직진성, 간섭, 공진성의 특징을 지닌 빛으로 차가운 이성적 논리에 의해 해석되고 표현되는 매체이다. 이러한 레이저 빔의 단순한 재료적 특이성이나 공간의 일차적인 해석에서 벗어나 보여지는, 보여지지 않는 우주 생명에너지의 힘, 즉 더욱 직접적인 자연적 자아의 실존함을 표현하고자 감성적 파장의 회화성을 강조되는 초현실적인 공간드로잉의 표현영역으로 확장을 시도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레이저아트를 떠올렸을 때, 아마도 딱딱하고 차가울 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는 막연한 선입관은 이번 작업을 보면 이내 사라지게된다. 채미현 & Dr. Jung 작품이 설치되는 공간과 관객을 품어 안는 느낌 즉, 포근한 여성의 모성적인 느낌을 갖게 한다. 화학 이론적 공식을 차용한 육각분자 구조의 투명한 조형물 속에 쏘아지는 녹색의 가는 레이저는 물이 빛을 머금은 듯 부드럽고 편안하게 공간 안에 부유한다. ● 이번 전시 타이틀인 a Sublime Dinner 에서 느낄 수 있듯 기존 전시장의 공적이미지를 일상적이고 명상적인 작가의 개별공간으로 변화, 연출시켜 관람객과 작가가 최소한의 격식을 갖춘 편안하고 멋진 저녁식사를 즐기듯이 작품 안에서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최고의 고귀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 ● a Sublime Dinner 전시는 두 가지 개념의 공간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갤러리 2층 "Drawing_몽유산수"는 전시장 한쪽 벽면에 거대한 가상 프레임을 제작하고, 그 안에 여러 가지 다양한 파동의 형상들로 만들어진 레이저 이미지들이 마치 직접 손으로 드로잉 되어 그려진 아날로그적인 한 폭의 산수화를 보듯 표출된다. 이는 지구 자연의 서정적이고 명상적인 기의 응축된 생명 에너지를 실존적 파동을 통해 재현한다. 인간 삶의 존재성과 과거로의 회귀 본능, 그리고 원초적이고 근원적 자연에 가까운 시.공간의 내적 드로잉을 레이저 파동을 통해 시각적 이미지로 구현하게 된다. ● 그리고 2층 계단을 통해 월진[月震]의 파동 소리를 느끼며 달의 생명 자체로 표상되는 3층" Drawing_월광지곡"으로 이어진다. 코스모스의 원리이자 모든 생명체의 근본인 원자와 분자의 결합구조인 육각형의 오브제와 처음 연출 시도되는 블루레이저의 면적파장 드로잉을 통해 달의 내부를 비구상 언어로 재현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지구에서 쏘아올린 레이저 빛의 파장이 달에 도달하여 달 내부 심장소리_월진의 기 흐름을 다시 지구에 반사하여 달 자체의 우주에너지에서 느껴지는 생명력을 지구의 따뜻한 생명근원의 중심에 옮겨 놓은 듯한 가상현실을 느끼고 체험케 한다. ■ 이동일
Vol.20060911b | 김진혜갤러리 2주년 기획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