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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727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목요일_10:00am~09:00pm / 일요일 휴관
세오갤러리 2층 서울 서초구 서초1동 1666-12번지 꿈을 꾸는 세오빌딩 2층 Tel. 02_522_5618 www.seogallery.com
B 브랜드 런칭 - 욕망의 놀이 ● 사성비의 작업은 어린시절 소녀들의 인형놀이 판타지에 시대적 사회 현상을 오버랩 시킨다. 여성들이라면 한번쯤 문구점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종류의 종이옷에 매료되어 누드로 그려진 인형에 다양한 디자인의 옷을 갈아입히며 동화 속 상상의 이야기를 새롭게 지어내며 놀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사성비는 가벼운 필름 플라스틱이나 종이로 의복과 장신구들을 만드는데 예를 들면 여러 형태의 모자가 무늬가 되어 또 새로운 모자를, 핸드백은 모여 핸드백을, 옷은 옷의 모티브가 되어 새로운 디자인을 탄생시킨다. ● 작가는 마치 명품을 제작하는 회사처럼 B브랜드라는 로고를 부여하고 총체적인 제품을 생산한다. 바닐라비, 발리, 버버리, 바자, 빈폴, 부르주아 등 명품로고의 이니셜들을 모두 모아 만들어진 B 로고의 형태는 매우 권위적이며 아이러니하고 풍자적이다. 사성비는 B라는 알파벳이 보여주는 자체 형태의 반복과 증식으로 불특정 대상 그리고 B급이라는 다양한 의미를 차용하고 있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자본주의는 경쟁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상품들이 각각의 욕망, 유혹의 오로라를 만들고 바이러스가 되어 감염되게 하며 브랜드와 개인의 정체성을 동일화 시키고 있다. 명품들은 각자의 브랜드를 대표하는 로고, 모델, 소재, 디자인 등으로 개인들의 정체성을 감염시키고 구매까지 이르게 함으로써 그들과 동일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사성비의 B브랜드 역시 모델로서 규정지어지는 소비의 이데올로기와 평등, 사회체제를 대변하고 있다.
B브랜드의 반복성은 옷이면 옷, 모자면 모자라는 같은 개체의 형태가 선택되며 그 개체가 다시 복사되고 오려지며 조합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개체로 완성된다. 예를 들어 사성비가 제작한 가방은 유명브랜드의 가방 이미지의 조합물이다. 굳건하게 형성된 명품의 세계는 얇고 부서지기 쉬운 재료인 필름으로 대치되며 그것은 자본주의에서 경쟁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상품의 유혹과 욕망을 대변하고 있다. 마치 라캉의 욕망이론처럼 최고를 지향한 욕망이 손에 넣는 순간 저만큼 물러나 버리는 것으로 처음엔 대상이 실재처럼 보였지만 대상을 얻은 순간 허상이 되는 약한 재료다. 그러나 사성비는 이미지의 증식과 반복적 사용으로 욕망을 남아있게 하고 현대인으로서 존재를 확인하게 한다.
사성비의 작업은 종이로 먼저 드로잉 된 이미지개체들이 서로 침투되어 마치 씨실과 날실처럼 직조된 표면을 구성하고 이것은 다시 필름과 플라스틱 등 다른 표면에 복사되어 선과 색으로 부각된다. 그리고 연약한 재료와 함께 촉지 된 감각은 기억과 소비라는 다형적이며 분산적이고 복합적인 개념으로 다가오게 한다. ● 그것은 작가 스스로가 주체와 사물의 관계를 조정하며 관객에게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게 하여 자연스럽게 그 안으로 끌어들이는 매혹의 놀이이기도 하다. 숍에 진열된 옷걸이에 걸려 있는 종이옷은 거울을 통해 마치 요술공주 밍키, 세리의 옷을 갈아입는 행위에서 나타나는 요술과 마법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 이것은 성인이 된 후 욕망의 주체가 된 것과 연결된다. 성경 속 이브가 유혹의 상징이 된 이후 관습상 여성은 유혹의 주인공이듯 어린 시절 '옷갈아 입히기'의 행위는 어른이 된 후 주체의 개성적 브랜드의 구매라는 욕망으로 이어진다. 사성비의 B브랜드 런칭展은 자본주의의 사회학적 메카니즘 속의 욕망의 미학을 즐거운 놀이로서 해체시킨다. ■ 김미진
Vol.20060727a | 사성비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