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이와 떳다방 갤러리

유승덕 개인展   2006_0708 ▶ 2006_0720

유승덕_봉이 떳다방_테이블 등 각종 소품 및 토지거래관련 문서_설치, 지적도(420×153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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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708_토요일_05:00pm

후원_한국문화예술위원회_경기문화재단

보충대리공간 스톤앤워터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석수2동 286-15번지 Tel. 031_472_2886 www.stonenwater.org

봉이프로젝트 ● "봉이프로젝트"는 순수한 자연물까지도 사유화시키는 자본주의적 메커니즘의 소유가치에 대한 반문에서 출발하며,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을 매매하는 행위와 같이 토지의 실소유자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작가가 신도시 개발지구의 땅을 갤러리에 임시로 차려진 부동산 거래소(봉이 떳다방)에서 홍보하고 판매하는 방식을 통해서 진행 된다. 관람객이 봉이 떳다방에서 판매되는 땅을 샀다면 그것은 신도시의 땅을 지시하는 하나의 기호로서의 가치를 사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유일하게 판매 가치를 만들어 줄 이 기호조차도 재현체계가 아닌 시뮬라시옹의 체계에 놓이게 됨으로써 지시물과의 교환 가능성을 상실하게 되는 허구적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여기에 등장하는 부동산 거래는 보드리야르가 주장하는 현대의 시뮬라시옹 현상처럼 원본도 사실성도 없는 파생실재의 모델들로 제시되고 있지만, 이러한 파생실재의 모델들은 사실처럼 가장되어 실재화폐를 통한 거래를 만들어 낸다. 이렇듯 봉이프로젝트는 원본 없는 허구가 만들어내는 조작에 의해 실재토지의 가치가 만들어지고 이를 사유자본화 시키는 메커니즘을 패러디 하여 판매의 형식을 빌린 전시형태로 재구성 된다. ■ 유승덕

유승덕_"여러분을 땅주인으로 모십니다"_전단지작업, 옵셋인쇄_26×18.5cm_2006
유승덕_"여러분을 땅주인으로 모십니다"_홍보 퍼포먼스_2006

갤러리에 온 떳다방, 그 기이한 게임의 법칙 -유승덕 개인전 '봉이 프로젝트'에 부쳐- ● 유승덕은 이번 전시를 위해 봉이 김선달의 이야기를 빌려왔다.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버린 이야기를 하나의 코드로 설정하여 오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누구도 소유할 수 없는 자연을 사적 소유로 점유하고, 사적 소유의 욕구가 체계화되면서 자연은 분할되며, 그 나뉘어진 몫마다 사적 소유를 합법화하는 법칙을 만들어가는, 그 이상한 게임의 원조가 봉이 김선달이라 보았기 때문이다. 신도시가 만들어지면 어김없이 투기행위가 난립하고, 보통 사람들은 알 수도 없는 논리 속에서 기이한 경제가치가 형성되며, 그러나 그 속에서 엄청난 이윤의 잔치가 벌어지는 이 시대에, 가히 자랑스런 봉이 김선달의 왜곡된 후예라 할 투기꾼들이 자신의 탐욕을 체계화하고 증식해 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오늘날 욕망의 코드를 담아내는 화려한 풍경이 되고 있다.

유승덕_It's different I_설치, 아크릴 박스 18개(각 12×12×12cm), 18곳 신도시 개발지구의 돌_2006
유승덕_It's different II_단채널 DVD영상, 사운드_00:03:34_2006

그래서 유승덕은 갤러리에 부동산 거래소를 차렸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유사 상황을 설정하여 그 안에서 일종의 개념적 전복을 노리는 '토탈 인스톨레이션'의 의미를 제시한다. 전시 공간 중앙에 테이블을 놓고, 작가가 제작한 신도시 개발 관련 홍보물과 소정양식의 부동산 거래 관련 서류를 비치하였다. 벽면에는 격자모양의 선들로 분할되고 번호가 매겨진 수도권 신도시 개발 예정지, 즉 송파신도시와 성남 재개발지구, 분당과 판교, 수지, 용인, 죽전으로 이어지는 국내 최대의 개발 벨트가 포함된 대형 지적도가 부착되어 있다. 이러한 환경을 두고 상담원이 상주하면서 땅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와 상담 및 판매를 하게 된다. 이를 두고 작가는 '봉이 떳다방'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목표를 위해 부상했다가 목표를 달성하면 그대로 잠수해버리는 투기의 생존논리를 이렇게 '정처 없는' 이름으로 일치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금싸라기 신도시의 땅들은 단돈 1,000원에만 거래된다. 땅 구입의 컨설팅과 매매를 돕는 상담원은 작가의 몫이다. 작가는 전시장 내의 모든 정보를 제공하여 소비자로 하여금 원하는 지역의 땅을 선택하게 만든다.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먹어 사실상 실체 없는 물건을 거래대상으로 삼은 것처럼, 작가도 지적도 상의 개발지역의 땅을 1,000원에 팔아 부동산 소유증서까지 발매해 버린다. 그리고 땅을 구입한 소비자는 지적도상에 자신의 소유가 되었음을 기록하도록 이름이나 사인을 직접 남기도록 만든다. 결국 소비자는 1,000원에 자신이 원하는 땅을 사고, 개념적으로 투기꾼이 되며, 개념적으로 이윤을 챙기는 성공한 투자자가 되는 것이다. 작가는 개념적으로 봉이 김선달이 되며, 개념적으로 토지개발의 가치를 기호적 맥락에서 매매하는 새로운 형태의 '(비)공인중개사'가 되는 것이다.

유승덕_파홈의 땅_문자작업, 우드락에 시트지_240×500cm_2006
유승덕_땅따먹기_DVD영상설치, 프로젝터, 스피커, 흙_00:02:36_2006

이 전시공간을 찾아온 관람객은 떳다방 환경 속에서 처음에는 잠재적 '소비자'가 된다. 그러다가 자신이 원하는 땅을 구입하면서 '투기꾼'이 된다. 그러나 1,000원의 가치가 실재하는 땅이 아니라 기호적 표시가 되는 것임을 알게 되면서 그는 단순한 '구경꾼'이 된다. 그러다가 전시장 벽면에 부착된 전국 공시지가 막대그래프 안에 프린트 되어 있는 문장들을 보면서, 그러니까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사람에게는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에서 발췌한 문장들을 보면서 그들은 비로소 '관람객'이 된다. 결국 이 전시는 전시를 보러 온 관람객이 그야말로 '진정한' 관람객이 되는 과정을 제공하는 셈이다. 봉이 떳다방에서 그들은 이 시대에 벌어지는 상거래의 기이한 게임을 체험하고, 그 과정을 통해 이제와는 달리 자연에 대한 자본주의 논리에 공격을 가하는 방식의 개념적인 전복을 이루어냄으로써 진정한 관람객이 되는 것이다. ● 개념적 전복을 이루기 위한 장치는 또 있다. 전시장 벽면을 따라 설치된 열여덟개의 아크릴 상자는 신도시 개발지 열여덟 곳의 돌을 주어 넣어 만든 것이다. 또 근접 촬영된 전국 각지의 땅 사진을 그 지역 부동산 정보와 함께 동영상으로 재편집하여 반복 상영한다. 이러한 장치는 실제로 투기 지역의 땅들이 별다른 차이 없이 비슷비슷하게 보이도록 만든 것이다. 결국 땅은 별다른 차이 없이 하나의 기호로 전환되어 가상의 형태에서 매매되는 행위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다. 그리고 전시장 안쪽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구멍이 있다. 그 구멍으로 보면 흙이 깔린 바닥으로 아이들이 땅 따먹기 놀이를 하는 영상이 천장에 설치된 프로젝터를 통해 투사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아이들의 천진한 땅 따먹기 놀이는 또 하나의 기호가 된다. 누가 땅을 소유하며, 누가 땅을 매매 하는가라는 질문이 만들어지는 계기로서의 기호 말이다. ● 땅을 소유한다는 일은 정착민의 시대에 만들어진 질서와 법칙일 것이다. 유목민으로서 살아갈 경우, 누구도 자연을 소유할 수 없는 법이니 말이다. 공기를, 물을, 산을, 태양의 빛을, 나무를, 땅을 누구도 소유할 수 없으니 팔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제는 누구라도 소유하고 팔 수 있다. 우리는 정착민으로서 땅을 소유해야 만이, 그래서 토지소유의 징표가 되는 문서를 확보해야 만이 안심하는 종족이 되었다. 단지 '떳다방'만이 유목민처럼 떠돌고 있다. 그들은 투기지역에만 출몰하여 우리들로 하여금 정착민임을 각인시키고는 다시 길을 떠난다. 그 정처 없는 존재가 오늘날 어마어마한 이윤의 증폭을, 욕망의 가치를 체계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유승덕의 토탈 인스톨레이션을 통해 그 체계가 해체된다. 관람객은 바로 그 해체 과정을 직접 체험하면서 탈신화의 맥락을 만들어간다. 땅이라는 정처 없는 이름에 걸려있는 모든 신화를 넘어서는 것이다. ■ 박신의

Vol.20060709c | 유승덕 개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