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연극

2006_0705 ▶ 2006_0711

김주형_SLOUGH_캔버스에 혼합매체_72.7×90.9cm_2006

초대일시_2006_0705_수요일_05:00pm

참여작가 김주형_김효준_배춘경_서상익_양은주_이경하_장유경_최성석

갤러리 NV 서울 종로구 인사동 186번지 3층 Tel. 02_736_8802

(프롤로그) 캔버스 속에 한 사람이 있다. 뱀이 허물을 벗듯 그는 캔버스로부터 빠져나오려 한다. 그러나 늪에 빠진 것마냥, 몸부림을 치면 칠수록 캔버스 속으로 깊숙이 잠겨든다. 마치 태생적으로 캔버스를 벗어날 수 없는 존재라는 듯이. ● 어떤 연극... 여덟 명의 작가가 그린 여덟 개의 그림이 마치 연극의 장면들처럼 제시된다. 연극의 등장인물, 혹은 짧은 컷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소개하는 식으로 그림과 글이 나란히 놓여진다. 작가가 잘 알고 있는 주변인물과 그들의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전혀 알지 못하는 인물을 거리를 두고 바라본 시각에서 작가가 구성한 플롯이 부각되기도 한다. 작가가 그리는 대상인 사람들, 즉 연극의 인물들이 그림 속에서 작가의 연기를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 편의 연극을 완성시키는 배우들의 역할처럼 작가의 손을 떠난 그림은 그림 그 자체로서 독립된 존재가 되어 역할을 하게 된다.

최성석_재수생_캔버스에 유채_90.0×65.1cm_2006

재수생 : (그간 무슨 말인가를 꾹 참고 있었다는 얼굴로) 지금 내게 주어진 것을 '해야한다'라는 의무는 없어! 다만 '선택'할뿐....

서상익_내 두 눈으로 그의 왼쪽 눈을 바라본다_캔버스에 유채_72.7×60.6_2006

누군가를 보고있다. 아니 누군가의 왼쪽 눈을 주시하고 있다. 내 두 눈은 서로간의 이미지를 조합하여, 입체를 파악한다. 난 외눈박이가 아니다. 두 눈으로 그를 본다. 아니 그의 왼쪽 눈을 보고 있다.

배춘경_그 림_스케치북에 제도샤프_25.7×18.2cm_2006

지나가는 사람 1 : 여긴가? 지나가는 사람 2 : 그래.

김효준_2:00am_캔버스에 유채_53×45.5cm_2006

1과 2는 서로가 대화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1 : 저는 사람들의 눈이 정말 무서워요...... 2 : 공감하지만 전 아직 만남에 희망을 갖고 있는 편이에요..... 그녀는 초콜렛 광이었다. 초콜렛과 시럽을 잔뜩 얹은 아이스크림은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 그러나 그것은 나에게는 너무 달았다. 마치 그녀처럼. 나는 그녀의 달콤함이 종종 너무 과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미 살아가는 것이 달콤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 버렸기 때문일까.

양은주_홍파복지원의 정신지체 아이들 no.32 이성길 / no.29 김혜영_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채색_60×60cm×2_2005

이성길 : 나는 부모님 없이 노원구의 홍파복지원에 살고 있다. 나는 정신지체 1급으로 무릎으로 기어 다닌다. 나는 말을 할 수 없으나 알아들을 수는 있다. 나는 노래를 좋아하고, 누가 안아주거나 이름을 불러주는 것을 좋아한다. 김혜영 : 나는 장난감 갖고 놀기나 산책하는 것을 좋아한다.

장유경_말뚝박기, "Playing Games"_종이에 유채_105.5×75cm_2005

세 아이가 서 있다. 아이1, 허리를 숙여 노란 상의를 입은 아이2의 가랑이에 머리를 드민다. 도움닫기를 위해 두 아이와 거리를 확보하고 있던 아이3, 달음질해 온다. 아이의 볼이 벌겋다. 이윽고, 점프.

Vol.20060707e | 어떤 연극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