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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주제 인식하고 관람 첫 장과 마지막 장의 차이 주목을...
2006광주비엔날레 감독으로 선임되시고, 업무시작을 한 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개막이 바로 코 앞입니다. 무척 분주하실 것 같은데, 요즘 일정을 어떻게 소화하고 계십니까? 앞으로 일정 가운데 큐레이터 워크숍이 아주 중요합니다. 전시공간 디자인을 종결짓는 회의이지요. 얼마 전부터 이메일과 전화를 통해 이 회의를 위한 준비를 진행중입니다. 담당 큐레이터들이 제안하는 전시 공간 구성안에 기초해 전시지원팀이 디자인을 하고 이것을 큐레이터들에게 전송하여 다시 디테일을 수정, 보완하는 과정이지요. 가끔 큐레이터와 전시팀의 의견이 달라 난처하기도 하지만, 이것을 해결하다보면 양측이 생각 못한 더 좋은 해답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것이 협업의 미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러한 대화의 기초 위에서 5월 워크숍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리라 기대합니다.
일반대중들이 이번 비엔날레의 전시나 행사 구성부분에서 가장 눈여겨 보아야 할 부분이 어떤 것인지 얘기해주신다면, 무엇을 들 수 있을까요? 이번 비엔날레 전시는 주제지향적이라는 특징을 갖습니다. 우선은 주제가 아시아라는 점을 인식하고, 그것이 첫장과 마지막장에서 어떻게 가시화되고 있는지, 첫장과 마지막장의 차이는 무엇인지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장은 현대미술문화를 통해 흐르는 아시아 정신의 뿌리를 찾는 통시적인 전시회로, 아시아 미술의 근대화와 전지구화 과정을 추적합니다. 마지막장은 현대미술의 동시성을 네트워킹 하는 공시적 전시회로 현대의 도시들과 아시아라는 주제와의 연계를 부각시키려 합니다. 첫장이 미술관 전시 문화를 요약하고 대부분 중량급 작가로 대변된다면, 마지막장은 반미술관적 비엔날레 특징을 부각시키며 신세대 작가들로 구성됩니다. 전시의 감상과 비평은 이러한 차이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두 장의 전시회가 교차되면서도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는 경로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비엔날레에서는 작가와 작품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출품할 작가들과 작품들에 대한 개략적인 경향을 얘기해주신다면? 이번 비엔날레는 105명의 작가를 초대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52명이 아시아작가들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이 해외에서 활동하는 국제작가들이자, 자신의 오리진과 뿌리에 연결되면서도 주어진 공간과 시간 속에서 자유롭게 작업하는 코스모폴리탄들입니다. 이들의 작업을 통해 현대미술의 다양한 국면들에 아시아 작가들이 어떻게 개입하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감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작가선정에서 큐레이터들이나 나의 큰 관심사는 작가들의 관점이나 개념이 비엔날레 주제에 얼마나 부합하느냐로서, 이러한 시각에서 작가보다는 작업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우리가 의도한 것은 유명작가들의 열거나 연금술적 전시효과를 탈피하여 동비엔날레의 시각적, 개념적 효과를 최대화하는 것입니다.
한국의 작가들이 해외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경쟁할텐데요. 이번에 출품하는 한국작가들의 특징이라면 무엇을 들 수 있을까요? 이들과 해외작가들의 작품을 같이 볼 때 어떤 점에 초점을 두고 봐야할지? 한국 참여작가는 첫장에 이우환, 이종상을 비롯해, 황인기, 최정화, 김종구, 이수경 등, 마지막 장에 노조박, 함경아, 김홍석, 신지철, 임민옥, 송상희, 김명준, 정기현&진시영 등 국내외적으로 잘 알려지고 활동이 많은 작가들입니다. 전체 참여 작가 분포와 마찬가지로 한국작가들도 첫장에는 원로 내지 중진, 마지막 장에 대안공간을 배경으로 성장한 신세대 작가들이 초대되었습니다. 그러나 국적이나 민족성보다는 아시아 문화의 동질성과 역내 차이에서 도출되는 다양성이 중요하게 부각되어야 할 것입니다.
힘든 일도 많고, 즐거운 일도 많을 것 같아요. 재미있는 에피소드 같은 게 있으실텐데, 하나 들려주십시오. 이번 광주비엔날레에서 몇가지 다른 시도를 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해외홍보에 주력한 점입니다. 특히 싱가포르와의 양자 협업으로 해외 주요도시들에서 공동기자설명회를 갖는 한편, 광주-싱가포르-상하이를 연결하는 삼자협업으로 지난 4월말 동경과 서울에서 공동 기자 설명회를 갖고 앞으로 패키지 투어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삼자협업에서 상하이측의 업무 속도와 소통상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중, 관계자들이 한국과 일본의 비자를 받지 못해 설명회 일정을 미루어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했죠. 결국 늦게라도 행사는 치뤘지만 그 과정에서 애가 많이 탔어요. 또 하나의 시도는 홍보대사를 새롭게 구성한 점입니다. 버시바우 미국대사를 명예대사로, 도올 김용옥 선생을 홍보대사로, 김장훈을 비엔날레 가수로 초대하여 비엔날레 이미지 업그레이드와 함께 실제 홍보 효과를 높인다는 의도이지요. 버시바우 대사와 도올 선생을 모시는 일이 만만치 않았지만 결국 수락하셨고, 그 과정이 힘든 만큼 기쁨과 보람이 배가되었습니다. 즐거운 에피소드라기 보다는 힘들었던 경험담을 소개한 셈인데, 하여간 이러한 경험을 통해 일이란 인생과 같이 생생하고 불가항력적 사고와 우연을 동반하며, 그러한 까닭에 예기치 못한 행운도 올 수 있다는 생각에 일의 무게가 다소 가볍게 느껴집니다. ■ 김홍희
Vol.20060701b | 미리보는 2006 광주비엔날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