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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광주비엔날레의 기본 테마는 '아시아'이다. 지난 2005년 12월 초에 있었던 제6회 광주비엔날레 첫 국제학술행사의 타이틀을 '아시아의 눈으로 본 세계 현대미술'이라했던 것도 이런 맥락에서 개념적 담론의 장을 만들어보자는 의도였다. 이번 행사는 이런 개념적 설정을 가시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마치 한권의 인문학 서적과도 같이 [첫 장]과 [마지막장]으로 나누어진다. 그리고 그 속에서 관련분야 종사자나 관객들에 의해 불특정의 변주들이 계속 일어나면서 더 많은 장들이 만들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올해 2월에 참여작가를 발표한 뒤 계속해서 작품준비와 전시공간 구성 계획을 다듬어 왔는데, 총 31개국 106명의 작가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아시아 뿌리 찾기'인 [첫 장]은 아시아 태생이면서 서구 미술현장에서 활동 중인 작가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참여하게 된다. 총 20개국 48명의 작가들 가운데 아시아계가 10개국 35명으로 3/4을 차지한다. 이를테면 아시아문화에 대한 태생적 배경 위에 서구 미술문화 현장에서 얻어진 경험적 열린 시각을 갖고 있는 '코스모폴리탄 작가'들인데, 작가보다는 작품을 우선하여 선정한 결과이다. 그 만큼 개념적 접근이나 소재 면에서 '아시아'의 문화가 바탕에 배어 있으면서 현대미술의 여러 형식과 매체를 차용하고 있는 작품들이 많다. 따라서 관객들은 [첫 장]의 공간을 지나는 동안 하나하나 작품의 페이지들을 넘기듯이 다층적인 시각으로 '아시아'를 접하게 될 것이다.
[첫 장]은 소주제들이라 할 수 있는 네 단원(Sector)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신화와 환상'(Myth and Fantasy)의 마이클 주(Michael Joo, 미국)는 (Space-Baby)라는 작품에서 오래된 불상에 두광(頭光)처럼 조명과 작은 카메라들을 설치하고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불상의 부분 부분 이미지들을 전시장 여기저기에 배치한 모니터들을 통해 확대시켜 보여 준다. 현실너머로 거리가 멀어져 가는 전통문화 또는 신비화된 종교적 세계관에 대한 현대 테크놀로지의 재조명이자 분석적 접근태도의 한 예이면서, 한편으로는 유일신에 대한 절대적 수직적 관계를 당연시하는 서구 문화와 달리 범신론적 수평적 세계관이 바탕이 된 동양문화의 차이를 들여다보게 한다.
'자연과 몸'(Nature and Body)의 쉬빙(Xu Bing, 미국)은 개최지 광주의 특정 풍경을 설치와 평면이 결합된 3차원 산수화로 재구성해낸다. 대형 산수화 뒤쪽에 나뭇가지와 막대, 실타래 등 오브제로 옛 산수화의 경물(景物)들을 구성하고 거기에 빛을 비춰 그림자가 수묵산수처럼 보이도록 하는 방법이다. 수묵농담과 여백 등으로 화폭에 무한 우주자연 공간개념을 담아내는 심상으로써 동양화와, 2차원의 화면에 3차원의 현실 풍경을 재현하는 서양 전통화법의 결합, 허상으로써 회화와 실체로서의 설치형식을 함께 보여주는 것이다.
'정신의 흔적'(Trace of Mind)의 슈민 린(Shu-min Lin, 대만)은 「내공Ⅰ」이라는 작품에서 동양의 선(禪)과 불교사상을 뉴미디어를 통해 표현한다. 전시장 바닥에 투사되는 연못(蓮池)의 양 쪽 의자에 헤드폰을 끼고 앉은 관객의 뇌파활동에 의해 연꽃이 피거나 물고기가 나타나는 등 영상이 변화하는 작품이다. 전통사상과 현대 테크놀러지의 결합, 현상과 마음의 상호작용이면서 불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시각적 표현인 셈이다.
또 '현재 속의 과거'(Past in Present)에서 손봉채(한국)는 광주의 역사와 삶이 배인 장소를 촬영한 사진들을 여러 겹의 대형 유리판에 확대시켜 설치하고 그 사이 사이를 지나는 관객들의 그림자까지 중첩시키면서 수묵산수 인물화처럼 연출해 보이는 작업이다. 동양 산수화의 사유적 분위기와 서구적 설치미술의 공간감이나 현실감을 결합하는 방법이면서, 역사와 사회적 현장으로서 특정 장소들에 대한 재해석에 일상성을 부여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마지막 장]은 대부분 세계 여러 곳의 대안공간을 배경으로 활동해왔거나 활동 중인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아시아의 공통된 경험과 이슈들을 유럽과 북남미 등 다른 지역의 도시들에 연결하여 그 도시들의 역사와 현재, 커뮤니티 활동, 미래의 출구 찾기 등에 관한 조사와 워크숍, 퍼포먼스, 기초 작업 등을 진행하는 사회문화적 접근의 프로젝트형 전시이다.
'아시아?중동?북미'(이하 아시아), '유럽', '남미' 등 총 19개국 42팀(58명)이 참여하는데, 이들 가운데 '아시아' 섹션의 플라잉시티(한국)는 「웃음의 합창」 작품을 통해 우도-오사카-오끼나와를 연결하여 해녀들의 왕래와 이주, 생활에서 남겨진 민속적 유사성들의 연결고리와 심리지도 만들기, 민속요 바꿔 부르기 등을 진행하고 그에 관한 사진과 다이어그램, 텍스프 패널, LCD모니터, 오브제 등을 결과물로 보여주려 한다. 또한 JNP(한국)도 상해-서울-동경을 연결하는 '시티스케이프'로서 동북아 대도시들의 국제주의와 테크놀러지의 신화들, 경제블럭과 군사적 긴장, 역사를 둘러싼 전쟁, 유동하는 도시 또는 탈-영토화된 도시의 경관 등을 현실의 맥락 속에 재배치하여 미완성된 영화로 담아내면서 그 제작과정의 자료들을 동시상영 극장로비 같은 모양의 공간과 함께 꾸며낸다.
'유럽'의 마이클 엘렘그린과 드래그 세트(덴마크?노르웨이, Michael Elmgreen & Ingar Dragset)는 도시구조 속에 존재하는 소수문화- 즉 인구와 건축, 사회적 삶과 경제적인 면에서의 차이 등을 소수문화를 주된 소재로 삼아 공동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번 「아케이드」 작품에서도 유럽과 아시아에 존재하는 이런 커뮤니티 사이의 차이점과 유사성을 찾아 베를린-코펜하겐-도쿄의 동성연애자 문화활동과 연결되는 500~700장의 사진을 가벽의 선반에 줄지어 전시하게 된다.
사회 문화적 개념의 루트나 각 도시별 구성이 두드러지는 아시아?유럽 쪽에 비해 '남미'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엘알토?카라카스 세 도시를 공통적으로 관통 하는 정치?경제적 반헤게모니나 전쟁과 관련된 커뮤니티 작업들이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령, 전쟁의 모습과 의미를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새로 운 세계질서-제국전쟁'을 다루거나, '잉여계층' 또는 주변화 되고 '존재하지 않는' 인구의 생성을 '제4의 세계 & 제4차 세계대전'과 연결 짓기도 하고, 정부의 통제와 미디어기업의 병행을 '군사주의 vs 투쟁'으로 드러내거나, 역사적 '인민전쟁' 또는 '비대칭전쟁', 대중계급간의 세계적 결속 등을 텍스트와 비디오, 영상 프로젝션 등으로 보여 줄 예정이다. ■ 조인호
Vol.20060701a | 미리보는 2006 광주비엔날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