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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520_토요일_05:00pm
정글북아트 갤러리 경기 고양시 일산구 주엽동 81번지 뉴서울프라자 B1 Tel. 031_922_5000 www.junglebook.co.kr
그림이 삶 속으로 왔다. ● 내가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책을 알게 된 것을 고 3때의 일이다. 지루하고 고단했던 6월의 마지막 날. 화학 시간에 선생님께서는 노란색 책을 들고 오셔서 우리에게 한줄 한줄 정성껏 읽어 주셨다. ● 이 책은 줄무늬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참 모습을 찾기위해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느끼는 삶. 희망 그리고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삶에는 그냥 먹고 자라나는 것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지 않겠는가」라고 줄무늬 애벌레는 말한다. 그 당시에 불투명한 미래와 삶에 대해 방황하고 있을때 이 책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내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과 내 삶에 대한 애정을 갖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 나는 지금 인생의 후반전을 보내고 있다. 앞으로의 삶이 예전의 삶의 태도와 많이 다르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삶에 대한 희망과 사랑은 더 깊어지게 될 것 같다. 그림 그리는 일은 내 안에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한다. 이제 또 다른 나를 찾아가며, 지금보다 더 넓게 삶을 바라볼 수 있다면 커다란 선물이 될 것 같다. 줄무늬 애벌레의 말처럼 삶에는 무엇인가 보다 충만한 것이 있기 때문에.. ■ 기명진
窓을 향한 나뭇잎 그림들 ● 窓은 우리에게 아주 친밀한 것으로 다가 온다. 오랜 세월을 지나치면서, 창은 우리가 사는 집의 안과 밖을 구분하고, 연결시켜주는 통로가 되었다. 창의 형태는 장소의 이동에 따라 경건한 의미로서, 혹은 창조적 이미지로 변화하고, 예술가와 철학자에게 이미지와 텍스트를 만들어내는 숭고한 창조의 인도자로 다시 태어난다. 이처럼, 어느 예술가의 작업 속에서 다양하고 아름다운 창의 이미지를 발견하게 되는데, 필자는 "기명진"이란 여성작가의 새로운 작품세계와 내면적 예술의 깊이를 접근해 보고자 한다. 기명진의 작품 속에서 즐겨 표현되는 형식 가운데 하나는 "창"의 이미지를 통해 새롭게 빚어내는 회화적인 특징의 Collagraphy(콜라그라피)기법이다. 또한, 이것은 천이나 일상적 소재들을 화면에 붙여 그것을 찍어내는 매력을 지닌 꼴라쥬라고 할 수 있다. 그녀의 작품은 복수회화인 판화의 한계를 뛰어 넘어 유일한 unique 회화적 판화의 모습들을 보여준다.
그녀가 선택한 오브제들 가운데 '나뭇잎'은 다양한 색과 형태, 무한한 상상력을 증폭시킨다. 작품 속에서 나뭇잎은 "창" 속으로 날아오고 벗어나며 수많은 나뭇잎들이 화면 안에 가득하게 채워진다. 이 '나뭇잎'의 편린은 거대한 벽을 격자 형태의 이미지를 구축한다. 이것은 곧 판화의 복제기술을 이용하여 색색의 나뭇잎 이미지를 그려내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나뭇잎은 예술가의 손으로 전혀 다른 텍스트와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선택된 나뭇잎의 근원은 '보리수' Laim Tree 이다. 우리는 변형된 보리수 잎 이전에 아름다운 내용을 담은 '보리수'를 상상한다. 슈베르트가 들려주는 '겨울 나그네'中, '보리수'는 살랑거리는 바람 따라 흔들리는 보리수 잎들의 노래 소리이다. 마그리트의 작품 「천리안 clairvoyance」은 알을 보고 새를 그리는 남자의 눈을 가리킨다. 헤르만 헷세의 아프락사스를 향해 날아가는 새도 역시 알을 깨고 날아간다.
트리나 포올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작품 속에서 애벌레가 나비가 되어 날아가는 것처럼, 기명진이 만들어내는 화려한 색의 '보리수 잎'들은 두 겹으로 겹쳐 속에 포근한 솜을 넣어 실과 바늘로 정성스럽게 엮어 나간다. 마치 그 모습은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 위한 고통의 과정처럼 보인다. 빈 공간에 기대어진 희게 탁색된 나뭇가지 위에 새롭게 만들어진 보리수 잎은 애벌레가 되고 결국 나비가 되어 날아간다. 계속해서, 기명진의 작업은 새롭게 태어난 나뭇잎이 활짝 핀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정방형 평면 위에 펼쳐진 보리수 잎들은 꽃이며 나비의 형상을 이중적으로 자아낸다. 또한 꽃모양 주변은 색 점들이 규칙적으로 나열된다. 이 색 점들은 마치 꽃씨를 연상케하고 보이지 않는 격자의 구조를 이룬다. 여기서 나타난 색 점들은 마치 천위에 수를 놓듯이 꿰매는 작업으로 이어진다. 이런 작가의 예술적 방식은 지극히 여성적인 감성이 내재된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겠다. ● 그녀의 작품 속에서 나뭇잎의 형태는 반복된 이미지로 우리 눈에 익순한 ♥모양으로 귀결된다. 곧, 그것은 자연과 일상, 시정이 깃들어 있는 것처럼 사랑을 느끼게 한다. 설치 작업 중에서 흥미로운 것은 그녀와의 대화를 통해 발견하게 되지만, 전시 공간 한 곳에 채색된 보리수 잎들을 관객들에게 나누어 주고 그 잎을 각 개인이 원하는 벽의 한 부분을 차지할 수 있도록 제안하여 관객들과 작가가 함께 공유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그녀의 예술의 궁극적 의도가 될 것이다. 끝으로, 기명진의 작품을 통해서 우리는 끝없이 뿜어 나오는 아름다운 감성과 풍요로운 상상력을 느낄 수 있고, 여성으로서 가질 수 있는 페미니즘의 요소들이 그녀의 은밀한 예술과 삶 속에 스며있다. 여기서, 필자는 "窓을 향한 나뭇잎 그림들"이 감상자와 작가에게 커다란 생명의 에너지가 되길 바란다. ■ 한광숙
Vol.20060520a | 기명진展 / KEEMYOUNGJIN / 奇明珍 / painting.pr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