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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512_금요일_05:00pm
송은갤러리 서울 강남구 대치동 947-7번지 삼탄빌딩 1층 Tel. 02_527_6282 www.songeun.or.kr
닫혀진 서랍을 여는 순간 공간은 분리되어 사건이 발생된다. 이는 여는 동시에 공간이 분리되어 열린 서랍을 경계로 해서 안(Inside)과 밖(Outside)으로 나눠지는 것을 말한다. 모든 사물은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공간으로 인해 존재성을 갖게 되고 공간은 그 안의 사물로 인해 존재성을 가지며 서로 관계를 맺는다. 이런 공간개념은 장소개념과 일맥상통(一脈相通)하는데 장소개념은 '어디(where)에 있다'라는 자리 개념이 공간을 구성하는 부분으로 물건이 놓인 자리, 즉 사물이 존재하고 있는 위치를 말한다. 이런 사물이 있는 자리에 따라 놓인 부분을 '있다', '없다'라는 공간으로 확대해석되며 사물이 놓인 자리를 기준으로 보는 이의 위치에 따라 안(Inside)이 될 수도 있고 밖(Outside)이 될 수 있다. 이런 위치의 시점에 따라 만들어진 공간개념은 일상생활에 별 불편함없이 자기도 모르게 서서히 형성되어 무의식속에 존재하고 있다.
공간개념은 곧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으며 물체들이 놓인 자리 즉 사물이 존재해 있는 장소개념을 통해 분리하여 있는 공간과 없는 공간으로 구분 지을 수 있다.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유(有)와 무(無)의 공간은 일차적으로 열고 닫는 행위를 통해 '안에 있다'와 '밖에 있다'의 공간존재개념으로 볼 수 있다. 물리적 개념으로서의 공간개념이 본격적으로 추상화되기 시작한 것은 "세계의 끝에서 팔을 내뻗칠 수 있을까?" 하고 물은 피타고라스학파의 아르키타스(Archytas)에 이르러서라고 알려지고 있다. 그는 공간(장소)과 물질을 구분하여 모든 물체는 장소를 차지하는데 장소라는 것이 없으면 물질 또한 있을 수 없다고 보았다. ● 열기위한 행위로 소급(遡及)하여 살펴보면 열기위해 손을 내미는 순간부터 본인의 감정이 교차되어 안(Inside)이라는 공간 안에는 수많은 것들이 존재해 있는데 이 무한한 깊이를 재창조하는 것이 바로 상상력이다. 가로, 세로, 넓이의 몇 센티미터로 규정되어 있는 서랍의 공간 속을 채워 넣을 수 있는 것 또한 무한의 상상력이다. 뿐만 아니라 안(Inside)과 밖(Outside)이라는 경계조차 상상력의 이미지로 재탄생된다.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는 상상하는 대상을 깨달음의 무한한 공간으로 이끌어 생동감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주고 존재감을 느끼게 하며 최초의 이미지로부터 해방시키고 변화시키는 기능을 상상력이라고 하였다.
차곡차곡 담겨있는 서랍 안에는 과거의 추억, 현재의 반성과 아쉬움, 미래의 불안감과 두려움이 들어있다. 게다가 몰래 감춰두고 싶은 비밀의 공간으로 타인의 관점에서 '무엇이 있을까?' 라는 궁금증유발의 대상으로 보기도 한다. 이렇게 열고 닫히는 서랍의 형태는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사각형이라는 것을 떠올린다. 이러한 형태에서 빌려온 사각형은 단지 그 형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본인의 임의적인 순위 매김과 중요도에 따라 공간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는 무형(無形)의 사고(思考)들은 검정색의 어둠 속에서 안정적으로 담을 수 있다는 무한한 상상력을 보여준다. 눈에 보이지 않아 그 어떤 것도 존재하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어둠 속에서는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어둠 속에서 본인의 감정은 살아있고 거짓 없는 진실만으로 이루어져 자유롭게 떠다니며 본인만의 언어로 채워 넣을 수 있는 소리 없는 침묵의 공간이다. 이 공간 안에서 호기심과 상상력은 최대로 발휘된다. 본인의 작업은 열고 닫히는 서랍과의 교감을 통해 구분되어진 공간의 존재를 인식하는데서 시작되며 열고 닫히는 서랍을 통해 안(Inside)의 세계와 밖(Outside)의 세계의 공간을 분석해봄으로써 평면회화작업에서 주는 또 다른 이미지의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함이다. ■ 원정연
Vol.20060516c | 원정연展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