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nds on Paper

로빈 미나르는 사운드 아티스트의 1세대라 할 수 있다. 고도의 기술장비로 구성된 그의 작업은 자연스럽게 삶에 침투하면서 순간적이면서도 영원한 것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준다. 그는 어쿠어스틱 컴포지션(음향작곡)으로 특색 있는 분위기를 자아내 작업의 효과를 증강시키고 관람객으로 하여금 자발적인 이해와 해석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사운드 인스톨레이션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자연, 기술 그리고 주변 환경 등이 고려된 예술 그 자체로 새로운 조망을 갖게 했다는 데 큰 의의를 둘 수 있다.

로빈 미나르_a lire en silence_혼합매체_사운드 설치

20세기 예술에 있어 가장 흥미로운 현상 중의 하나는 음악과 시각예술이 여러 지점에서 만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세기를 거치며 유럽 도처에서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음악과 시각예술의 (미)묘한 이동이다. 시간의 구조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는 음악이 내러티브와 미메시스 그리고 추상에 이르기까지 그 자체로 방향성을 가지는 것은 쉽지가 않다. 그림이 깨지 못하는 공간이 가지는 한계와 고정성을 음악은 시간을 도입하여 역동성을 가미한다. 결국 음악의 전통적인 형태를 벗어난 예술이 시간의 형태에서 공간의 형태로 이동하면서 시공간을 유영하는 자유로움을 얻게 되는 것이다.

로빈 미나르_a lire en silence_혼합매체_사운드 설치

유럽문화에서 전통적인 음악의 이해를 말한다면, 구조적으로 소리가 독립적인 컨텍스트에서 제시된다는 점이다. 청취자에게 이상적인 청취공간은 콘서트홀 즉, 모든 외부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 장소이며, 고정장소에서 거리를 둔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음악을 듣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21세기의 예술은 한 장르에 국한되어 그 기능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시각예술과 함께 하는 음악의 보고 듣는 새로운 방식은 지각에 있어 급진적인 표현의 변화이기는 하다.

로빈 미나르_a voir en silence_혼합매체_사운드 설치

따라서 사운드 인스톨레이션은 공간에서 구성되는 사운드와 관람자 그리고 오브제들이 서로 표현되고 있는 관계 속에서 그 특징을 찾아야 한다. 예술과 삶의 경계선처럼 작품과 현실의 차이는 인식을 어떻게 구축해 나가느냐에 달려있다. 결국 사운드 인스톨레이션은 인지의 실험이기도 하다. 로빈 미나르는 타분야의 예술을 가지고 넓고 다양하게 그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의 예술은 각각의 요소들의 독립이 아닌 (비주얼적이고 오디오적인) 요소들 간의 관계를 말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그의 사운드 인스톨레이션이다. ■ 계원조형예술대학

■ 제3회 Arts Festival Dimension 안내 아츠 페스티벌 디멘존은 실험적인 음악의 흐름을 소개하고, 음악과 설치미술,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들 간의 관계를 탐색하기 위해 경기도 의왕에 있는 계원조형예술대학에서 열리는 음악행사입니다. 이번으로 제3회를 맞는 이번 행사는 그간 백병동, 강석희, 진은숙, 토마스 얀 등 국내외의 세계적인 작곡가들의 곡을 소개했을 뿐 아니라, 전자음악과 사운드 인스톨레이션 등 흔히 볼 수 없는 실험적인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입니다. 음악회와 더불어, 사운드 인스톨레이션이라는 드문 장르의 작업을 하는 캐나다의 작가 로빈 미나르의 전시가 계원예술대학 갤러리27에서 열립니다.

● 행사개요 ○ 행사기간_2006_0510 ▶ 2006_0520 ○ 장소_계원조형예술대학 우경예술관_평촌 아트홀 ○ 주최_계원조형예술대학 ○ 협찬_서울대학교_현대음악회 ○ 문의_Tel. 031_420_1708 / 홈페이지 www.kaywon.ac.kr

● 세부 프로그램

○ 2006_0510_수요일_07:00pm_빔(BEAM)의 연주회_평촌아트홀 ① 볼프강 하이니거_Birth revisited fu"r Sopran und Live-Elektronik(1993) ② 이병무_단층 촬영 A mental tomography 1:1 pulse (세계초연) / 소프라노, 색소폰, 타악기, Live-Electronic ③ 안소정_싸-랭; 비... Ssa-reng; wi...." (세계초연) / 소프라노, 색소폰, 타악기, Live-Electronic, 가야금 ④ 토마스 케슬러_Is it? (2002) / 소프라노, 소프라노 색소폰 ⑤ 볼프강 하인니거_청동거울 Lapis Lazuli (세계초연)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텍스트에 의한 소프라노, 소프란 색스폰 그리고 연주자 ⑥ 토마스 케슬러_시낭송 (2001/02) / 세명의 발화자와 live-electronic

○ 2006_0511_목요일_07:00pm_일본 전통악기 고토와 사쿠아치 연주회_평촌아트홀 ① 미노루 미키, 다츠다 교쿠(1971) ② 마코토 모로이, 사쿠아치 치쿠라이를 위한 5개의 곡(1964) ③ 죠지 유아사, Cosmos Haptic No.3(1990) ④ 김미림, 고도(Godot)

○ 2006_0512_금요일_07:00pm_이지영 가야금 독주회_계원예술고등학교 벽강예술관 ① 백병동_명 (冥) ② 임지선_또 다른 세상에는 ③ 정태봉_가야금과 장고를 위한 '길' / 장고 _함경인 ④ Art Oliver Simon_가야금을 위한 독주곡 ⑤ 나효신_바이올린과 산조가야금을 위한 움직임의 근원에 대한 깨달음(초연) ⑥ 김희정_카마수트라 No.45 (초연)

Vol.20060514c | 로빈 미나르展 / Robin Minard / sound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