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house

금민정展 / KIMMINJEONG / 金珉廷 / video.installation   2006_0421 ▶ 2006_0502 / 일,공휴일 휴관

금민정_앉지마! Don't sit down!_사진, 영상, 음향_DVD영상설치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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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421_금요일_05:00pm

신한갤러리(구 조흥갤러리)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62-12번지 신한은행 광화문지점 4층 Tel. 02_722_8493 www.chohungmuseum.co.kr

놀이적 방식으로 실체화된 '집'이라는 가상현실 ● 집은 우리가 개인으로서의, 그리고 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토대이다. '존재의 거주장소'인 집은 특정 상황이나 특별한 환경에 대한 애착으로 그 근원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집이라는 장소에 대한 근원적 애착에 비하면 장소에 대한 다른 모든 관계는 한정된 의미만 지닐 뿐이다. 우리들이 자신의 진로를 정하고 외부세계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되는 집은 어쩌다, 우연히, 어디에든 있는 것이 아니고,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의미의 중심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집은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공통적이고 매우 일상적인 경험을 이루는 요소이기도 하다. ● 금민정의 첫 개인전은 이러한 집의 이중동시성을 일상생활에서 작가가 살고 있는 장소와의 깊고 모호한 관계 속에서 드러내준다. 집이라는 장소에 대한 애착을 상실하고 집의 의미를 기각시켜버리는 집 잃은 존재로서 '거기'를 찾는 작가와 집을 자신의 안전과 정체성을 제공하며 가장 의미있는 경험이 발생하는 '여기'로 인식하는 작가는 분리되지 않고 중층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장소에의 개입은 지루한 반복과 틀에 박힌 일상을 벗어나고 싶은 욕망을 일깨우지만 동시에 뿌리뽑힌 단절과 무정형적 일탈을 정착하고 싶은 욕구로 바꾸어놓는다.

금민정_모서리 corner_3D그래픽, 영상_DVD영상설치_2006
금민정_누구세요? Who is it?_사진, 영상, 음향_DVD영상설치_2006
금민정_숨쉬는 문 vivid door_3D그래픽, 영상, 음향_DVD영상설치_2006

금민정의『집』은 영상매체에 대한 가장 익숙한 비판인 자연적/합성적, 진품/모조, 진실된/꾸민, 주어진/구성된 등의 불일치를 작가 자신의 존재 조건과 결부시킴으로써「집」이라는 가상현실은 본질적으로 정신/육체의 이원론적 분리와 판옵티콘적 조망체계를 놀이적 방식으로 실체화하게 된다. 즉 행위 영역 외부에서 객관적인 관찰자의 가능성에 강하게 묶여있던 관람자는 모순어법으로 쓰여진 「집」속에서 상호작용을 벌이면서 급진적인 재구성을 요구받게 된다. ● 영상설치 작업들이 들어선 전시장의 실제 공간은 이제 벽과 천정, 바닥과 문으로 이루어져 채워지기를 기다리는 빈칸, 단일하거나 동질적인 공간이 결코 아니다. 전시장의 물리적 공간을 생활세계와 밀착시킴으로써 작가의 실존이 실현되는 이 공간, 「집」은 작가를 둘러싸고 있는 장소나 경관들에 대한 기억이 위협적이거나 불안한 어떤 것으로 고양되고 확장되면서 직접 경험되기에 이른다. 가상현실에 대한 작가의 실존적 개입은 전시장이 가지는 의미와 정체성의 범위를 합의된 가치로 확대시키고 있는 것이다.

금민정_타임 트랙 time track_3D그래픽, 영상, 음향_DVD영상설치_2006
금민정_창문 a window_사진, 영상, 음향_DVD영상설치_2006

이러한 의미와 정체성의 확대 노력은 시각의 불완전성에 기초한 설치 방식을 통해 확연히 드러난다 ; 전시장의 문, 벽면, 천장이라는 건축적 요소는 작품이 설치된 방이라는 실제공간의 일부이다. 작품이 속한 현실 공간이 창문, 책장, 거실 가구들로 이루어진 영상의 가상적 세계와 연장선 상에 놓여 짐으로써 작가는 실제 공간을 초월하는 어떤 공간도 부정하면서 작품의 의미도 그 연장 공간에 의해 주어지는 것임을 강조한다. 이 연장에 의해 실제 공간은 장식적 요소로 분리되지 않고 의미화하는 활력을 얻고 있다. ● 흔히들 허구적 상상력이야말로 풍부한 의미를 가진 집의 이미지를 만들어 낼 것으로 생각하지만, 집이라는 장소의 정체성은 관찰과 경험의 전제 위에서 비로서 다양하게 진화한다. 물론 단순히 형태와 겉모양의 관찰이나 주체의 태도에 따라 「집」에 대한 정체성이 결정되는 것으로 이해될 수는 없으며, 이것들의 조합으로 이해된다. 금민정의 첫 영상설치 개인전은 작가의 직접적 경험과 선행적 인식의 복합적이고 점진적인 결합과정을 집이라는 장소의 정체성 탐구를 통해 매우 유쾌하고, 세심하게, 중층적으로 보여준다. ■ 임정희

Vol.20060421d | 금민정展 / KIMMINJEONG / 金珉廷 / video.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