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되지 않은 UNBIDDEN

윤진미展 / video   2006_0415 ▶ 2006_0531

윤진미_초대되지 않은:정글-늪_단채널 비디오_00:08:46_2003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쌈지스페이스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6_0418_화요일_07:00pm

작가와의 대화_2006_0418_화요일_05:30pm

쌈지스페이스 서울 마포구 창전동 5-129번지 Tel. 02_3142_1695

쌈지스페이스는 오는 4월 15일(토)부터 5월 31일(수)까지 윤진미의 개인전『초대되지 않은_Unbidden』을 개최합니다. 국제 미술계에서의 활발한 활동을 벌인 재외 한국인 작가를 재조망하는 전시시리즈의 일환으로 마련된 본 전시는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자리하는 한국계 작가를 선정, 심층 연구하는 개인전 형식의 프로그램입니다. 쌈지스페이스는 2003년 고 차학경의 유작을 선보였던 『관객의 꿈』전을 시작으로, 2004년에는 민영순의『XEN-이주, 노동과 정체성』전을 기획하였으며 이어 올해에는 재캐나다 한국인 1.5세 비디오 작가인 윤진미를 3번째 작가로 초대하였습니다. 윤진미는 차학경, 민영순 세대의 다음에 위치하는 작가로 80 년 말에서 현재까지 진행되어오는 국제 미술계의 주요담론인 정체성 이슈와 후기식민주의의 논의를 넘어선 동시대의 전인류적 관건인 전쟁과 죽음을 심리학적 관점에서 다룬 설치작업을 선보입니다.

윤진미_초대되지 않은:정글-늪_단채널 비디오_00:08:46_2003
윤진미_초대되지 않은:초원_단채널 비디오_00:14:58_2003
윤진미_초대되지 않은:초원_단채널 비디오_00:14:58_2003

윤진미는 1968년(당시 8세) 캐나다로 이주하였으며 현재 밴쿠버에 소재하면서 Aldrich 현대미술관, 타이페이미술관, 요코하마 시립미술관, 퀸즈 미술관 등 전 세계적인 미술 기관에서 작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의 작업은, 92년 예술의 전당 전시와 93년 금호미술관에서 열린『태평양을 건너서』라는 제목의 전시를 통해 한국에 처음 소개된 바 있습니다. 최근까지 그는 한국인이자 캐나다인이라는 이중된 문화적 정체성을 가진 소수민족의 입장에서 다원주의의 맹점을 시사하는 비디오 작업을 선보여 왔습니다. 세계화의 촉진과 함께 다양한 인종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사회적 환경은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는 문화 다원주의를 추구하지만 동시에 문화 다원주의라는 이름 아래 양산되는 타민족에 대한 수박 겉핥기 식의 짧은 지식은 타 민족과의 화합을 조장하기보다는 오히려 타 민족과 타 문화에 대한 편견을 만들어내는 폐단을 빚어왔습니다. 작가가 고발하는 이러한 편견은「Welcome Stranger Welcome Home」작업에서 잘 드러납니다. 이 3채널 비디오작업에서는 다양한 민족의상을 입은 시민들이 퍼레이드를 하는 장면의 비디오와 작가 자신이 캐나다의 유명 관광지를 그린 풍경화 앞에 서서 손을 흔드는 모습을 촬영한 비디오, 거꾸로 상영함으로써 뒤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또 다른 퍼레이드의 비디오가 병렬로 보여집니다. 여기서 아시아인인 작가의 모습이 캐나다의 유명관광지 앞에서 보여질 때 현실에서는 그가 이방인으로 먼저 읽혀집니다. 즉, 캐나다 국적을 가지고도 캐나다가 가지는 장소적 상징성이란 유색인종은 항상 관광객 즉, 이방인으로만 보여진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됩니다.

윤진미_초대되지 않은:초원_단채널 비디오_00:14:58_2003
윤진미_초대되지 않은:채널_단채널 비디오_00:05:02_2003
윤진미_초대되지 않은:채널_단채널 비디오_00:05:02_2003

그러나 최근에 윤진미는 정체성이라는 주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줍니다. 이번 개인전에서도 전시제목과 동일한『초대되지 않은』이라는 대제 아래 늪, 덤불, 채널, 초원이라고 하는 각각의 소제목이 붙은 비디오 연작 설치작업 4개와 사진 설치 작업인「도도주의」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그가 보여주는 일련의 비디오에는 검은 옷을 입고 나이프를 가진 한 여성이 시냇물을 가로지르거나, 덤불 속에 숨은, 또는 울타리 안에서 기어 다니는 이미지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자연 속에서 촬영된 이 비디오시리즈에는 영상의 무대가 되고 있는 지역, 시대를 암시하는 사인이 보여지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사건과 연결되지 않은 이 자연이라는 무대는 우리의 일상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모호한, 주관적이지도 객관적이지도 않은 제3의 공간, 즉, 심리적 공간으로의 이동을 가능케 하고 있습니다. 프로이드는 초대되지 않은 (unbidden, unexpected) 몽타쥬 이미지에 의해 우리의 억눌린 무의식 속에 내재된 정신적 쇼크의 장면과 연결되는, 다시 말해서 자신의 트라우마를 다시 경험하게 된다고 합니다. 9.11과 미국의 대이라크 전,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테러리즘이 가져온 긴장된 사회 여건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의 태도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이러한 사건은 우리에게 트라우마로 남아있으며 위에서 말한 제3의 심리적 공간에서 관객은 작가가 반복해서 제시하는 몽타쥬 장면들로부터 자신의 공포와 불안감을 다시 경험합니다. 적막한 오지에서 찍은 마치 테러리스트를 포착한 뉴스의 한 장면인 듯한 이 이미지들의 맥락은 우리의 무의식 속에 잠재한 전쟁과 테러, 불안의 감정에 의해 완성됩니다.

윤진미_초대되지 않은_단채널 비디오_2003
윤진미_초대되지 않은_단채널 비디오_2003
윤진미_초대되지 않은_단채널 비디오_2003

전시제목『초대되지 않은』은 이러한 연상작용을 참조하여 명명된 것으로 작가가 지난 10여 년간 다루어왔던 불청객으로서의 타민족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도 연결점이 되고 있습니다. 한편, 작가의 「초대되지 않은: 채널」작업에서는 다른 이미지와는 달리 물에 떠내려가고 있는 한복을 입은 여성의 이미지가 보여집니다. 한 여성의 죽음을 바라보게 하면서 작가는 일종의 결론으로 이 작업을 제시합니다. 「초대되지 않은」은 공포와 불안의 궁극 점인 죽음을 암시하고 있으며 이 죽음은 어느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음을 보여주면서 역설적으로 각자 자신 안에 내재한 화합과 화해를 제안하는 기재로 사용됩니다. ■ 쌈지스페이스

쌈지스페이스 재외 한국인 재조망 시리즈 1. 『관객의 꿈: 테레사 차학경 1952-1981』, 2003년 차학경의 전시는 80년대 초 행위예술과 개념미술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한국계 작가의 작업을 소개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컸습니다. 한편 미술사적으로 볼 때 개념미술의 초기발전단계에 해당하는 작업을 선보임으로써 일반 관객으로 하여금 개념미술의 이해를 돕는 지식의 발판이 마련되었습니다. 2. 『Xen- 이주, 노동과 정체성』, 2004년 두 번째 전시에 초대된 민영순은 90년대에 특히 쟁점이 되었던 후기식민주의 담론과 관련하여 소수민족의 차별을 둘러싼 이슈를 다루는 작업을 선보여 온 작가입니다. 민영순은 본 전시에서 후기식민주의 담론을 확장시켜 한국사회의 이주노동자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룬 비디오, 오디오 설치 작업을 소개하였습니다. 여기서 그는 한국민을 더 이상 서구가 바라보는 이국적 대상이 아닌 동남아시아인을 바라보는 응시의 주체로 전도하였습니다.

Vol.20060415a | 윤진미展 / video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