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풍경

장희진展 / JANGHEEJIN / 張僖晉 / painting   2006_0413 ▶ 2006_0427 / 일요일 휴관

장희진_a Space_캔버스에 젤, 과슈_120×240cm_2006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40517a | 장희진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6_0413_목요일_05:00pm

2006 세오 3rd 영 아티스트展

관람시간 / 10:00am~07:00pm / 목요일_10:00am~09:00pm / 일요일 휴관

세오갤러리 2층 서울 서초구 서초1동 1666-12번지 꿈을 꾸는 세오빌딩 2층 Tel. 02_522_5618 www.seogallery.com

장희진의 작업은 회화, 사진, 공예 장르를 두루 포함하는 평면 작업이다. 캔버스 사각 틀 안에 음영으로 처리된 이미지는 가까이서는 표면의 줄무늬가 만드는 빛의 각도에 따라 추상화로 보이며, 멀리서는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사실적 풍경화로 보인다. ● 자동차를 타고 지나치면서 쉽게 보게 되는 아스팔트 위 나무가 만들어내는 그림자나 아파트 건너편 벽에 비치거나 문득 하늘을 우러러 보았을 때 평범한 가로수 사이로 보이는 빛이 만들어내는 풍경들로, 음영의 차이를 많이 느끼게 되는 봄과 여름에 만나게 되는 사이-풍경들이다.

장희진_a Space_캔버스에 젤, 과슈_45×70cm_2005
장희진_a Space_캔버스에 젤, 과슈_10×100cm_2006
장희진_a Space_캔버스에 젤, 과슈_130×130cm_2006
장희진_a Space_캔버스에 젤, 과슈_130×130cm_2006

가벼운 소재지만 시간과 공간의 지층을 만들어내는 작가의 노력과 에너지로 작업은 독특한 물성을 뿜어낸다. ● 공장에서 제작한 묵직한 알루미늄 요철판처럼 보이는 캔버스는 모델링을 한 표면 위에 테이프를 얇고 길게 잘라 규칙적인 간격으로 붙이고 그 위에 나이프로 섬세하게 면을 겹쳐 발라 나간다. 대략 이삼십번을 바르고 난 뒤 테이프를 떼어 내고 사포로 문질러 화면의 요철을 다듬는다. 그리고 작가는 자신이 다니면서 발견한 풍경 이미지를 사진으로 인화한 뒤 여러번 복사를 통해 거친 이미지를 얻은 후 점의 터치로 그려나간다. 이때 차용된 이미지는 형상이 아니라 사이공간에서 보이는 빛들을 찾아 그린 것이다. 결국 그녀의 작업은 허상을 그려 나가면서 실제의 이미지를 얻어 낸다. ● 장희진은 포스트(Post)가 된 세상에서 미술사에서도 가장 부담스러운 회화의 근원적인 문제인 재현과 환영이라는 시지각과 시간성이 요구되는 그리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그녀는 가장 기본적이고 근원적 문제에서부터 출발하려는 형이상학적 순수한 영혼을 지닌 존재론자이기에 그러한 방식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다.

장희진_a Space_캔버스에 젤, 과슈_130×130cm_2006
장희진_a Space_캔버스에 젤, 과슈_120×240cm_2006
장희진_a Space_캔버스에 젤, 과슈_90×60cm×2_2006
장희진_a Space_캔버스에 젤, 과슈_50×150cm_2006_부분

장희진은 현대 매체가 만들어내는 가벼운 이미지들의 범람을 조롱하듯, 수공예 회화 기법을 끌어들여 자연보다는 기계문명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현대인들의 시공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녀가 만들어 낸 풍경은 비어있음과 채워짐이라는 공간의 놀이다. 이것은 애매하게 서로의 경계를 오가며 교묘하면서도 불분명한 시각으로 떨림과 파장, 울림을 일으킨다. ● 그녀가 그린 사이-풍경은 물상 밖에 비어있는 공(空)으로 존재를 확인시키는 철학적 작업이기도 하다. 사물을 둘러싸고 있는 빛은 작가의 영혼에 의해 발견되고 그녀의 손을 통해 밖으로 표현된다. 풍경은 창에 드리워진 발 사이로 보여 지는 혹은 물속에 비쳐 바람에 흔들리는 이미지를 얻으며 감성적으로 변하게 되는 마술을 경험하게 한다. ● 가장 평범한 일상 풍경 속에서 실재와 그림자, 시간과 공간, 인공과 자연의 이분법적 요소에서 출발하지만 빛의 각도에 따라 얻어지는 물성과 회화, 사진, 공예 장르를 아우르는 총체적 요소는 분명 새로운 실험이다. ● 시대와 존재에 대한 근원적 문제를 제기하면서 고집스럽게 노력하며 열정적으로 작업하는 젊은 작가 정신을 가진 장희진에게 이 시기가 단단한 기초가 되어 미래에 더 좋은 작업으로 열매 맺게 될 것을 확신한다. ■ 김미진

Vol.20060413b | 장희진展 / JANGHEEJIN / 張僖晉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