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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405_수요일_05:00pm
인사아트센터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Tel. 02_736_1020 www.ganaart.com
"나는 그림을 그리는 일은 항상 무당이 칼 위에 선 것 같이 긴장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무당은 칼 위에서 다른 마음을 먹으면 발에 피가 나는데, 작가가 그렇지 않다면 곤란하지요"(작가노트) ● "그의 목판화는 마치 농부가 이제 막 갈아놓은 밭의 이랑을 보고 있는 것 같은 풋풋함을 주며, 분삽으로 떠낸 흙의 훈훈한 내음이 금방이라도 묻어날 것 같은 느낌이다."(오광수의 평론 中에서) ● "오윤의 목판화 작업이 80년대의 상징적인 민중 아이콘으로 부상한 것이 정치적 저항성과 풍자성, 신명을 필요로 했던 민중미술의 미학 때문이라고 본다면, 이상국의 목판화 작업은 오윤과는 달리 당대의 리얼리티와 서민들의 생활상을 자연주의적인 방식으로 포착한 중요한 작업이라 볼 수 있다." (김진하의 평론 中에서)
『이상국 목판화 1975-2006 : 침묵의 소리』展은 우리시대의 삶과 풍경에 서민적인 정서를담아 일관성 있게 작업해 온 이상국의 목판화 30년을 총망라하여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 이번 전시는 지난 30년간의 목판화 작품 140 여점이 수록된 판화모음집 출판도 기념하는 따뜻한 자리입니다. ● 현대판화계에서 가장 독자성이 짙은 목판화로 평가받는 그의 작업에는 강렬함과 따스함이 동시에 담겨 있습니다. 대상에 대한 관조와 사랑을 응축시킨 형상으로 담아낸 그의 목판화는 얼핏 보면 우직한 형태와 거친 선으로 비칠지도 모르나, 작품에 드러나는 형태는 그 대상의 내면에 흐르는 '침묵의 소리'를 형상화 한 것입니다.
이상국의 목판화는 소재 면에서 몇 차례의 특징적인 변화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 초기작인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에 이르는 귀로, 탈춤, 기다림, 시골아이 등에서 보이는 사람들의 묘사에서는 작가의 이웃에 대한 부드러운 시선과 서민들의 생활상이 담담하게 담겨 있습니다. 90년대에 들어오면서 그가 많이 다룬 소재는 주변의 산 풍경과 나무 연작으로, 산이나 나무의 풍경이 단순한 밖의 대상이 아니라 안에서부터 서서히 발효되어 나오는 내면의 풍경임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작업을 거쳐 이상국의 목판화는 삶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자연이란 틀을 통해 확인되고 있음을 돌아보게 합니다.
목판의 칼을 마치 모필처럼 사용하는 그의 작품에서는 흑과 백이 만나는 선과 면, 여백이 주는 간결한 형태, 그리고 이를 동반하는 선들이 힘차고도 신명나게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 이상국의 목판화는 제작과정과 기법상에서 여느 작가와 다릅니다. 보통의 목판화는 종이에 밑그림을 그려 그것을 나무판에 덮어씌워 놓고 그 윤곽선을 따라 새기는 공정을 밟지만, 이상국의 작업은 처음부터 목판을 파면서 시작합니다. 예정된 선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화폭에 그림을 그리듯, 진흙으로 형태를 빚어내듯 나무판에 형상을 깎아내는 것입니다. 그 형태의 요약이나 선의 함축적 의미는 이렇게 함으로써 더욱 드러나게 됩니다. 여기에서 이상국 목판화만이 갖고 있는 미덕과 매력이 나오게 됩니다. ● 또한 작업 과정의 테크닉보다는 칼과 판이 만나는 순간의 긴장과 이완의 맛에 의해 결정되는 작업방식은 단순하지만 우리나라 현대목판화의 중요한 궤를 잇는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인사아트센터
Vol.20060406b | 이상국展 / LEESANGGUK / 李相國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