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dge of city

배지민展 / BAEJIMIN / 裵芝敏 / painting   2006_0325 ▶ 2006_0416

배지민展_아트인오리_2006

초대일시_2006_0325_토요일_06:00pm

대안공간 아트인오리 A. U. ready? 공모기획전

아트인오리 부산 기장군 장안읍 오리 223번지 Tel. 051_727_5202

Bridge of city -구조적 현실과 이상이 교차되는 지점으로부터 ● 현대미술이 곧 서구미술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화의 위치에 대해 말할 때 그 상황이 위기와 기회라는 양 상황으로 의견이 분분한 시기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시대 한국화 작가들의 활동이 한국화의 위기에 대한 의식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나 기회를 잡고 그 도약하는 모습들은 그리 쉽게 포착되지는 않는다. 1990년대부터는 이전의 한국화의 집단적 운동의 경향을 벗어나기 시작하였고, 다른 장르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작가들이 개별적 작업과 복합적인 흐름으로 실험적 경향을 나타내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지역미술의 일부 보수적 화파(畵派)고수는 서양화를 받아들이면서 발전한 한국의 현대미술과는 융화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 사실 한국화가들의 현대미술 속에서 살아남기 전략은 무척 치열하다. 그들은 전통적 소재에 서양화의 양식을 흡수하거나 절충하기도 하고, 한국화의 기본매체인 지(紙). 필(筆). 묵(墨)을 넘어서기도 한다. 또는 동양의 정신적 사의태도를 지극히 서구적 시선으로 돌리거나 설치형식을 빌어 나가기도 하는 등의 도발적 시도가 보인다. 이러한 상황들은 심지어 한국화 작가들의 도약과 위기의 줄타기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화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는 작가로서 배지민의 작업을 말한다.

배지민_덕천534번지-come across_장지에 수묵_290×1860cm

배지민의 이번 작업은 거대도시구조의 '다리'와 '비'로 큰 축을 이루는데 권력적 거대 구조물과 그것을 중화시키는 감성적 코드의 만남인 것이다. 작업의 내용은 지극히 현대적이고 건축적인 부분이 강하나 그가 다루는 작업매체는 지극히 동양의 매체인 지. 필. 묵인 것이다. 게다가 이번 작업은 전시 벽면을 가득 채워가는 확장된 스케일과 거대구조물인 소재의 결합이 매우 직접적. 압도적으로도 다가오는데 이러한 도시의 구조적 무게감과 동양적 미감의 전통적 매체의 조화이다. 이러한 결합은 겉으로 쉽게 드러나는 강하고 충격적 감각을 추구하는 효과와는 다른 깊이와 여운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점이 현대미술의 영역에서 한국화로써만이 나타낼 수 있는 영역이자 도약이라 볼 수 있는 고무적인 성향으로 평가될 수 있겠다.

배지민_광안대교Jct.-break up between U&I_장지에 수묵_290×875cm_2006

배지민의 이번 전시의 중요한 코드를 작업의 거대화로, 새로운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화선지를 계속하여 이어 붙여 거대도시구조의 소통통로소서의 다리를 계속하여 이어 나가고 있다. 아래에서 위를 바라본 고가다리들과 멀리까지 이어지는 다리들의 구조에서 도시화가 압박과 중압감으로 다가오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세상을 연결하면서 그 존재 자신은 묵묵히 서 있는 경의의 대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작가는 그 거대구조 속의 일부로 자신을 일치시킨다. 그러나 그 심상적 표현은 거부가 아니라 그 구조 속으로 스며들어 감성적 코드인 비를 맞이한다. 비는 건조하고 무거운 도시구조를 적셔주며 압박감을 해소시키려는 위치를 차지한다.

배지민_좌천 1116번지-over there_장지에 수묵_290×1860cm_2006

배지민이 말하는 도시풍경은 마음으로 우러난 도시풍경이다. 도시의 다리는 언제나 존재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기억이며 우수를 자아내게 하는 어떤 아득한 풍경이기도 하다. 부산의 다리들을 모델로 그렸지만 그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지역을 이어주는 다리가 아니다. 작품세계와 관객을 이어주기도 하며 도시와 도시를 이어주거나 자신의 과거추억으로 이어주기도 한다. 그래서 그의 다리풍경들은 현대 도시사회의 진경이기도 하며 동시에 내면에서 존재하는 다른 세계이기도 하다.

배지민_광안대교Jct.-break up between U&I_장지에 수묵_290×875cm_2006_부분

배지민의 작업 전반에 흐르는 강한 농묵의 수평적 구도와 화면 전체로 흐르는 '비'는 감성적 코드로 인식되며 수직으로 내려오는 선이다. 이는 작가의 반복적. 리듬적 행위를 포함한다. 이러한 거대한 화면에서 이루어지는 노동에 버금가는 반복적 과정은 밀도 있는 화면을 만들어주며 회색도시의 묵묵히 서있는 교량과 다리들을 애정 어린 추억의 시선으로 어루만져 쓸어내리는 위로의 흐름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그 비를 이루는 묵선들은 다양한 느낌으로. 그리고 반복이지만 화선지에 제각기 물을 품고 젖어들어 나타나 반복속의 다양한 깊이와 여운으로 존재한다. 이러한 부분은 감성적 코드로 다가오는데, '비'라는 소재와 그 소재를 나타내는 매체 또한 공통적으로 물(水)와 일치한다. 그러므로 작품을 마주 대하는 관객 중에 도시구조를 서정적으로 읽어나가는 경우에는 전시장 가득 내리는 비에 흠뻑 젖을 것이다.

배지민展_아트인오리_2006

젊은 현대 작가들에게 지필묵은 까다로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지필묵은 다루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닌 매체이지만 멋과 맛이 배여나는 매체이다. 이번 작업에서 한국화의 숙련된 훈련을 통한 필력에 대해 논하기란 쉽지가 않다. 한국화에 있어 필력(筆力)의 경지라는 것은 많은 시간과 의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가의 먹에 대한 의지는 앞으로의 작품에 대한 기대를 품게 한다. 시간이 흘러야 할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드러나는 그의 먹과 화선지, 그리고 필력으로 드러나는 형상들은 전통으로 해석되는 한국화의 사의적(寫意的) 표현도구의 매체와는 공통점을 찾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배지민의 중첩된 탁한 묵선들은 한국화와 현대미술의 최신 코드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 배지민의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구성되어 나오는 작품은 결국 이전까지 추구하였던 작가 자신의 내면의 표출이며 의식이다. 그 표출의 가장 중요한 점이 바로 한국화의 매체로서만 드러나는 특징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작가의 주제를 위한 선택인지. 표현매체를 의식한 작가의 선택인지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말이다. ■ 박진희

Vol.20060403b | 배지민展 / BAEJIMIN / 裵芝敏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