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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321_화요일_06:00pm
책임기획_안경화
브레인 팩토리 서울 종로구 통의동 1-6번지 Tel. 02_725_9520 www.brainfactory.org
이호진의 작업에는 평범한 소시민들의 일상이 담겨 있다. 그 일상은 지루하지만 평화로운, 긍정적인 의미의 일상이 아니라 위기를 눈앞에 둔 위태로운 일상이다. 인물들은 삶의 기본조건을 간신히 충족시키거나 그러지 못한 채 어쩔 수 없이 비루한 삶을 영위해 나간다. 돈 문제에 시달리는 그들은 가난하다. 보잘 것 없는 직업으로 연명하거나 노숙자의 삶을 선택하기도 한다. 가정은 와해되고 갈 곳 없는 아이들은 길거리로 나선다. 하지만 그들을 반기는 건 싸구려 클럽과 교회의 십자가가 공존하는 한밤의 유흥가뿐이다. 도시의 주변인들은 노력하면 언젠가는 좋은 세월이 오리라는 기대를 잊어버린 지 오래다. 그들은 당장 먹고 살아 갈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기에 급급하다. 희망 없는 지옥에서 지쳐간다.
이호진은 불안하게 흔들리는 도시인의 일상을 스냅 사진처럼 포착해서 콜라주 한다. 영상과 월 페인팅(wall painting)으로 표현한 뉴욕과 서울은 지하철의 소음, 휴일의 여유, 고층 건물과 빈민가의 공존 등과 같은 모든 도시가 지닌 공통적인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는 이전 작업에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 본연의 문제에 접근하려는 시도를 해 왔다. "명료하지 않은 시점과 관점 속에서 떠도는 에너지의 흐름을 가지고 향연 하듯" 그린 평면 작업에는 생명력이 넘쳐 났다. 브레인 팩토리 전시장에 직접 그리는 월 페인팅에서도 자유로운 붓터치와 강한 색채들이 여전하다. 하지만 '나' 또는 '내 주변'의 이야기에서 출발한 이전 작업과 달리, 새 작업은 '우리'의 공감대에서 시작한다. 도시의 다양한 풍경 중에서 이호진이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한 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명암, 병폐, 냉소이다. 공공적인 관심사를 순간적으로 포착한 이미지들은 도시의 어두운 이면을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도큐멘테이션과 같은 직접적인 서술 방식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메시지는 함축되어 있고 때로는 모호하게 느껴지기 조차 한다. 어쩌면 해석하기 어려운 이미지 조각들은, 이 도시에 "삶에 대한 애정과 친구를 만들 수 있는 여백이 남아있기"를 바라는 작가의 바람을 담고 있을지도 모른다. ■ 브레인 팩토리
Vol.20060329c | 이호진展 / LEEHOJIN / 李虎鎭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