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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303_금요일_05:00pm
노암갤러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 133번지 Tel. 02_720_2235 www.noamgallery.com
순하게 하늘을 바라보며 두 팔 벌려 크게 숨쉬던 어린 시절은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어디선가, 누군가가 꼭 바늘 끝을 들이댈 것 만 같았던 팽팽하게 부풀었던 소년 시절은 어디로 흘러가 버렸나. 운명처럼 다가왔던 첫 사랑의 사람은 어느 날 갑자기 만난 적이 없는 사람처럼 생경하다는 표정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붙잡고자 했던 것은 한순간 흘러가 버렸고 또 버리고자 했던 것은 영원처럼 침전해서 남아있다. 삶은 늘 새로움의 연속으로 가득찬 것 같지만 돌아보면 어느 한 순간도 우연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행복의 예고'는 늘 '노력' 뒤에 따라왔고 '슬픔의 기운'은 늘 기쁨 뒤에 서서히 걸어오고 있었다. 굽이굽이 질곡없는 삶이 어디 흔하랴마는 늘 '이 행복이 오래오래 간직되기를' , '이 고비가 끝이기를'하며 우리는 걸어가고 있다. 또 질긴 인연으로 다가왔던 사람들도, 스쳐지나며 눈망울만 기억하는 사람들도 다 그러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의 작품에는 그러한 시선이 있다. 삶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그 안에서 사람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타인은 그저 내 삶을 스쳐지나는 존재가 아닌 나의 이야기에 조연이 되어 복잡하게 얽혀있다. 다른 듯 보이지만 그리 다르지 않은 타인들의 삶이 종종 나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또 나도 모르게 나의 삶이 타인에게 위로가 되는 것이다. 차갑게 반짝이는 금속안에 마르지 않은 불의 기억처럼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삶은 보이지 않는 많은 이야기속에 존재한다는 것. 숙명처럼 다가오는 고난과 행복도 거대한 삶의 수레바퀴 안에서 한 순간 지나치는 기억일 뿐이라는 것. 솟대처럼 홀로 솟은 듯한 삶도 결국 힘주어 받쳐주는 타인의 삶이 존재해서 가능하다는 것. 그의 작품들은 그런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 최양희
Vol.20060314c | 김원展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