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식의 방

2006_0222 ▶ 2006_0228

내 인식의 방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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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222_수요일_06:00pm

김귀은_김창미_이영희_김성희_진현미_이영빈

후원_한국문화예술위원회_관훈갤러리

관훈갤러리 본관 1, 2, 3층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5번지 Tel. 02_733_6469 www.kwanhoongallery.com

내 인식의 방 ● 인식이란 사물을 깨달아 아는 일, 즉 사물을 인지, 식별하고 기억, 사고하는 작용 및 결과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은 '내 인식의 방'이란 주제로 자신의 공간을 장악하는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 2000년대 들어서면서 좀 더 구체화되고 있는 경향 중 하나는 세계미술의 중심과 주변이라는 견고한 틀이 와해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 동안 지속 되어오던 서구 중심적인 미술이 점차 주변부로서 다른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는 나라들에게 그 정체성을 자각하게 하는 계기를 가져다주게 되었다. 또한 이러한 현상은 매체의 발달로 인하여 장르간의 교체와 해체에 급속한 변화를 야기 시켰다. ● 한국미술계에 있어 90년대 중반까지 동양화단은 '전통성,' '한국성,' 혹은 '세계화' 라는 거대한 구호 아래서 한편으로는 세상과의 담을 쌓고 동양미술의 높은 정신성을 찬미하는가하면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서구에서 유행하는 경향에 온몸을 던지는 경향이 나타나곤 했다. 그러나 근자에 이르러서 과거의 단지 답습적인 부분에 몰입하지 않고 현시대의 문화를 이해하고 호흡하는 젊은 작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들은 전통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소명의식을 갖기보다는 일상생활 속에서 직접 경험하고 느끼는 세계에 관하여 기록하고 질문을 던지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 이번 전시는 생활세계 자체의 평범한 현상을 발견하고 있는 작가 김귀은, 김창미 그리고 이영희의 작품과 신체와 공간의 관계에서 야기되는 상이한 공간경험에 관하여 표현하고 있는 김성희, 진현미, 이영빈의 작품세계를 통하여 그녀들의 방을 엿보고자 한다.

김귀은_Live concert 1_광목천에 먹과 분채_70×46cm_2005

생활세계_일상생활의 주관성 속에서 직접 경험하는 세계의 방김귀은 "남들이 다 하는 거 왜 그리니?"라는 질문에, "진리는 평범함 속에 있는 거야. 요즘엔 너무 특이한 것, 개성 있는 것을 추구하다보니 평범한 것이 때로 더 특별하게 느껴져. 평범하게 사는 것이 더 어려운 일 같이 느껴지기도 해."라고 대답하고 싶다. ● 남녀를 소재로 그리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해본다면 특별한 이유는 없다. 국적을 불문하고 누구나 사랑을 하고 애정행각을 벌이는 것처럼 말이다. 즉 사랑을 하며 상대방과의 관계를 통해 나 자신을 발견하기도하고, 애정행각을 통해 존재감을 느끼기도 한다. 내 작품은 애정행각의 어느 순간이 포착되어 정지된 장면이다. 이것은 정지된 순간이지만 정지된 순간의 전후를 자연스럽게 상상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김창미_Memory in thirties_사진, 한지에 분채_88×89cm_2006

김창미 ● 'I'm flying'라는 주제를 통하여 가족과 결혼 그리고 나 자신의 의식과 인생에 대한 느낌을 표현하려고 한다. '하늘을 떠다닌다.'는 말은 이디쉬어로 정처 없는 떠돌이 생활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 세상은 나그네 인생 같아서 집을 두고 떠나와 여행하는 것처럼 생각된다. 실질적인 삶 속에서 전시준비, 결혼준비,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준비하지만 이것들은 삶에 있어 하나 하나의 과정일 것이다. 나그네가 자신의 돌아갈 곳을 향하여 목표설정을 하듯, 나도 나의 본향을 향하여 준비하며 살아갈 것이다. 종교적으로 보면 우리의 본향은 천국이므로 천국에서의 삶에 소망을 두고 살아간다. 이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세상에서의 삶의 모습이 땅에 안착된 모습이 아니라 하늘 위를 떠다니는 모습이 아닐까?

이영희_한우리_장지에 채색_70×170cm_2006

이영희 ● 2006년 오늘의 사람과 개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개와 얽힌 많은 고대 설화등이 말해주듯이 개와 인간은 밀접함과 친밀함을 나눌 수 있는 교감의 존재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오늘날 그들은 방안에 들어와 인간과 함께 우리생활을 하고 있다. 인간과 동물의 동거가 시작된 것이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인공적인 환경에 맞게 그들의 야생습성은 억제되고 말았다. 본래의 가치보다는 인간의 편의에 의해 그들의 존재가 규정되면서 이제 한 우리 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인간을 그들과 같은 종족으로 생각할지도 모른다. 결국 집 안에는 동물만이 살고 있는 재미있는 상황이 펼쳐진다.

김성희_공간읽기_종이에 물과 먹_140×180cm_2005

신체와 공간의 관계에서 야기되는 상이한 공간경험에 관하여김성희 ● 처음엔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던 물건들이 하나씩 둘씩 생활공간 안으로 들어와 귀속성을 갖게 되었다. 놓여진 물건들은 외부의 환경에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고 항상 동일한 모습을 한 채로 나와 관계한다. ● 아파트 안의 개인적인 공간과 물건들을 작품의 소재로 하여 외부와 차단된 생활풍경을 '선긋기' 형식으로 표현하였다. 화면 속의 사물들은 들숨과 날숨의 진동을 그대로 나타내고 가느다란 먹선으로 고유의 색과 질감을 알아볼 수 없게 표현했다. 이것은 호흡을 담고 있는 선으로, 표현된 대상에 생명력을 느끼게 하며 밀폐된 공간 안에서 나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함이다. ● 나의 작품은 개인적인 공간 즉 밀폐된 공간 속에서 물건과 관계하고 스킨쉽 하면서 호흡하고 있는 상황을 표현한 것이다.

진현미_겹0102_한지, 먹, 투명필름_200×100×680cm_2004

진현미 ● 이 세계와 가변적으로 상호연관 되어 있는 현 세상에 대한 나의 관심은 시각을 통한 인지경험으로부터 시작된다. 타인이나 사물에 대한 응시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상작용을 통해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에 관한 탐구의 계기가 되고 있다. 그리하여 삶의 본질에 대한 통찰, 그리고 이에 대한 답을 얻고자 하는 희구적 갈망이 담긴 "시선의 이동"은 나의 작품의 출발점이 되었다. ● 작품은 겹구조의 형식으로 설치되면서 기존의 평면회화가 가진 소통의 한계를 극복하고 작가, 작품, 감상자의 관계는 유기체적 상호연관을 가지게 된다.

이영빈_아무도 없다 결국 타인이다_종이에 주묵_30×23cm_2006

이영빈 ● 나는 장님이다. 장님은 볼 수 없다. 그런데 내가 장님보다 볼 수 있는 것은 아주 작다. 장님과 똑같이 볼 수 없다. 장님이 볼 수 있는 것이 더 많을 지도 모른다. 눈을 감으면 더 많이 느낄 수 있으니까. 난 대부분을 보았다고 생각하고 옳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난 거의 보지 못했고 내 생각이 내 생각이 아닌 것을 알았다. 나도 장님인데 무엇을 전달할 수 있을까. ●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나 자신을 씻는 행위이다. 그러기에 나에게 행복감을 가져다준다. 아무것도 욕심내지 않고 단지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고 싶다. ■ 김미령

Vol.20060221b | 내 인식의 방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