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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215_수요일_06:00pm
김나음_서보경_신기운_우리_최옥성_홍성용
기획_류정화_송지선 주최_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연구소
갤러리175 서울 종로구 안국동 175-87번지 안국빌딩 B1(참여연대 옆) Tel. 02_720_9282
너 어제 그거 봤니? ● 매달 수없이 많은 전시가 쏟아져 나오고 그 중에 '볼 만한' 전시를 추리고 나면 그다지 남는 전시는 별로 없다. 작가는 전시를 하고 기획자는 전시를 기획하는데 볼 전시는 없다는 것은 무슨 일인가? 이런 물음에서 전시를 시작하게 되었다. 좋은 전시도 가치가 있지만 작품을 보이는 과정 자체도 '전시' 행위에서 중요한 것이 아닐까? ● 전시는 작년 8월부터 기획준비에 들어가 본격적인 전시 모임은 11월부터 가졌다. 여섯 번의 작가 미팅과 회의를 거쳐 '진행'하였다. 전시의 과정이 전시 주제만큼 중요해서 작가의 선정 기준도 사전에 결정하였고 따라서 다양한 작품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몇 가지 이번 전시의 기준과 목적을 밝혀둔다. 첫째, 갤러리 공간 이외의 서울시내 공간을 작가와 상의하여 섭외하여 기존 전시장만의 형태를 탈피하였다. 이는 갤러리를 찾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작품을 보이고 작가의 작품영역도 확대될 것이다. 시민들에게 익숙한 '뉴스'라는 내용을 가지고 문화적 소통과 사회적 소통을 기대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둘째, 현대 미술의 매체를 다루는 작가와 전통한국공예를 작품의 매체로 다루는 작가와 함께 현대적 주제의 전시를 진행하여 작품의 재료에서 시대 영역을 탈피한 전시를 보여줄 예정이다. 셋째, 작품성을 지닌 젊은 신진작가들만을 엄선하여 이론 전공의 기획자와 함께 여섯 차례의 세미나를 통해 심화된 주제 연구를 통한 전시를 준비한다. 이것이 전시에 드러나지 않음은 과정을 함께한 작가들과 기획자들만이 이 과정을 경험했기에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생각을 이 전시를 경험하지 않은 작가나 기획자들에게 한 사람이라도 하나의 시도로 읽혀지기를 기대한다. 물론 다른 기획전들과 많은 차별화를 실현하는 데에는 솔직히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다. 아직은 많은 부분에서 부족하였다. 전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들에게 새로운 작품을 생산할 의지를 부여했다고 본다. 각자의 작업영역에서 전체 작업의 어울림을 위해 그리고 자신과 관람객과 예술계 내에서의 소통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서로 다른 작업 기준을 가진 작가들의 작업에 대한 생각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본다. ● 전시가 진행되는 과정에 본인이 기대했던 소통을 경험할 수 있었고, 작가들이 일반적으로 경험했던 '기획전'은 아니었다는 것에 만족한다. 전시는 보는 사람을 위해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작가들의 창작행위에 하나의 전환점을 이루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또한 이론전공자로서 결과물만을 이론적으로 분석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실제 전시에서 이론의 역할을 모색해 볼 수 있기를. 또 다양한 모습의 전시가 기획 생산되어 활발하면서 내용이 꽉 찬 전시들이 우리 미술계에 넘쳐 나기를 희망한다. ■ 송지선
너 어제 그거 봤니? 라는 말로 압축될 수 있듯이 연일 쏟아져 나오는 무수한 사건 사고 중 인구에 회자되는 것들은 겨우 몇 가지들이고 그나마 하루 이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다 정작 그 사건의 결말이나 쟁점들은 손가락에 물 빠져나가듯 사라진다. ● 이번 전시 작품들을 느슨하게 묶어주는 끈은 '뉴스(News)'로 정했다. 매일매일 생산되는 새로운 일, 사건. 이것들을 다루는 작가들의 방식은 다양했지만 비슷한 점도 있었다. 뉴스라는 것을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방식으로 표출하고 싶어 한다는 점, 사건 자체가 만들어지는 매커니즘보다는 그 사건이나 뉴스가 일으키는 반응에 관심이 있다는 점이다. 또 전반적으로 뉴스와 관련하여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는 점도 그렇다. 이를테면 한 장소에 일어난 일상적인 일을 기록한 푯말을 세우는 김나음의 작업은 별스럽지 않은 일이 일어난 일상적인 공간을 그 사건을 부각시키는 눈과 손을 통해 별스러운 것을 만드는 데 관심이 있다. 그럼으로써 사건은 별스럽게, 그 사건이 일어난 장소도 별스럽게 기념하는 방식이다.
서보경은 보험광고에서 나오는 문구들을 모아서 거대한 명상테이프를 만들었다. 무한한 우주와 하늘이 끝없이 이어지는 영상과 함께 흘러나오는 나즈막한 내레이션은 '우리는 당신과 항상 함께 있을 테니 걱정하지 말고 힘차게 나아가라'고 한다. 흡사 종교단체의 설교와 같은 이 건전한 분위기. 지금이라도 당장 내 목을 조를 수 있는 사건사고로부터 안식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점에서 종교와 보험은 오늘날 비슷한 기능을 하지 않는가라는 점을 이 작품이 증명해준다. ● 신기운은 영웅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언론의 모습을 '울트라 맨'이라는 캐릭터를 화면상에서 갈아 사라지게 한다. 열광하고 싶어하는 현대인의 모습이 울트라맨이지도 않은 이를 울트라맨으로 만들기도 하고 울트라맨이었던 이를 한 순간에 '알고보니 아닌' 울트라맨으로 만들기도 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 우리는 사고나 사건들을 보도하는 뉴스가 보는 사람들에게 피상적인 연민만을 불러일으킬 뿐 직접적으로 사람들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다는 것을 순정만화 인물들이 흘리는 '얇은 눈물'로 표현했다. ● 최옥성은 만들어진 이야기가 쓰인 종이가 가득 채워져 있는 투명한 상자를 전시장에 놓는다. 관람자는 상자만 볼 수 있을 뿐이며 상자에 들어있는 사건들을 상상만 할 수 있다. 뉴스라는 것이 가까이 보이면서도 어느 것 하나 직접적으로 손에 닿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보이고 있다. ● 홍성용은 뉴스의 이야기는 바로 사람들의 소식인 것을 착안하여 사람들의 잔상들을 화면에 하나의 이야기를 보여주듯이 작업한 옻 평면을 제시한다. 유기체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성향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전통'옻' 재료로 만들어진 화면에 부조형태로 놓인 만화적 인물들은 하나의 추상화된 형상으로 단순화되어 이야기를 전달한다. ■ 류정화
Vol.20060218a | 너 어제 그거 봤니?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