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흐르다

채은미展 / sculpture   2006_0215 ▶ 2006_0305 / 월요일 휴관

채은미_Gold Light Silhouette-The Light Flows_51.2×51.2×13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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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215_수요일_05:00pm

책임기획_갤러리 선컨템포러리 월요일 휴관

갤러리 선컨템포러리 서울 종로구 소격동 66번지 Tel. 02_720_5789 www.suncontemporary.com

Gold Light Silhouette-The Light Flows_빛이 흐르다 ● 일본 유학시절 순금금박에 깊이 매료되었다는 채은미는 전통적인 소재와 독창적인 기법으로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현대적 조형성을 꾸준히 탐구해 왔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이루어진 그녀의 작품은 광채를 자아내는 천연 옻을 접착제로 사용하여 사출(射出) 도금된 입방체(큐브)를 고착시키고 순금금박 위에 우주적 이미지를 주조로 하는 오방색(五方色)과 자연적 근원의 형태를 나타내고 있는 오간색(五間色)을 입혀, 새로운 금박채색 기법인 황금색면회화(Gold Color-Field Painting)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전통적 재료인 자개를 새롭게 수용하였다는 점이다. 자개가 뿜어내는 섬세한 빛의 발산은 그녀의 작업을 한 차원 더 성숙된 단계로 이끌어낸다.

채은미_Gold Light Silhouette-The Light Flows_순금_51.2×51.2×9.4cm_2006
채은미_Gold Light Silhouette-The Light Flows_순금_51.2×51.2×13cm_2006
채은미_Gold Light Silhouette-The Light Flows_순금_51.2×51.2×13cm_2006

채은미의 작품에서 색면이 주는 효과를 경험하는 것은 매우 흥분된 일이다. 그곳에서 끊임없는 상생(相生), 인터액션(interaction)-조화로운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새롭게 변화해 가는 과정-이 일어난다. 순금금박과 그 위에 입혀진 다채로운 색면들이 빚어내는 광채들은 서로 부딪쳐 이어주며 뻗어나가지만 결코 침범하지 않는다. 빛과 빛의 찬란한 변주는 이 과정을 통해 깊이를 더해 간다. ● 황금색면회화(Gold Color-Field Painting)는 '보는 것' 못지않게 '느끼게' 해 주는 작품이다. 그녀의 강렬하고도 깊이 있는 색채는 그 풍요로움과 활기에 찬 힘으로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아 색면의 공간으로 흠뻑 빠져들게 한다. 그런 연후에야 비로소 우리는 그녀의 넓고 광활한 조형적인 면모를 감상하게 된다. 또한 그녀의 작품에서 우리는 공간에서 드러나는 여백의 미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입방체(큐브) 안에서도 색면들은 개방적인 구조를 가지고 밀고 당김을 반복하면서 미세하게 진동하여 화면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보는 위치에 따라 형태들이 아주 다양하게 보이듯이 반사된 형태와 그림자들도 다양한 모습을 띈다. 입방체(큐브)에서 보여 지는 여백의 미는 비움의 '무한함'과 비워짐으로 인한 '충만함'을 동시에 수반한다. 또한 그녀의 숨결을 체감하고 생각을 느끼게 하는 사유적 여백이기도 하다.

채은미_Gold Light Silhouette-The Light Flows_순금_51.2×51.2×7cm_2006
채은미_Gold Light Silhouette-The Light Flows_순금_51.2×51.2×7cm_2006
채은미_Gold Light Silhouette-The Light Flows_순금_51.2×51.2×7cm_2006

그녀의 화면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무수한 빛과 색의 입자들은 순간순간 서로의 경계를 비집고 들어가 넘치는 에너지를 순환시켜 가고 있다. 우리가 좀 더 진진하게 채은미의 작품을 바라본다면 평상시에는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는 감추어진 메시지를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 구진경

Vol.20060216c | 채은미展 / sculpture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