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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215_수요일_05:00pm
두아트 갤러리 & 브레인 팩토리 기획초대
브레인 팩토리 서울 종로구 통의동 1-6번지 Tel. 02_725_9520 www.brainfactory.org
두아트 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5번지 Tel. 02_738_2522 www.doart.co.kr
공간을 감지하는 당당한 시선 ● 당시 군인이었던 그가 무작정 한 뭉탱이의 묵 직한 포트폴리오를 들고 브레인 팩토리에 나타났던 것은 2003년도 봄쯤이었던 것 같다 . 군기가 잔뜩 들은 그가 내놓은 포트폴리오에는 여러 가지 시리즈들이 들어있었는데, 그중 복무 중이었던 경찰기동대 건축물의 인테리어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사진들은 이 후에도 심사 패널들 사이에 외부 유출 금기의 논란이 되었던 문제작으로 유독 기억에 남는다. 운 좋게도 최원준이 군내에서 맡고 있던 소위 '찍사'라는 군직은 그에게 공 간 작업을 시리즈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던 것이다.
작가는 한때 문명과 사회를 지배하는 주체를 거시적인 관점에서 분석한 구조주의 철학 자 푸코(Michel Foucault)의 이론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했다. 특히 푸코의 저서 '감 시와 처벌'에서는 건축 양식이 사회를 통제하는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극단적으로 보 여줌으로써 건축물의 기능과 사회적 권력의 주체가 어떠한 방식으로 연관되는지 서술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원준이 렌즈를 통해 캡쳐하려는 관심사는 현재 진행하는 우 리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건축물의 내부이다. 도시 질서의 존립을 목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경찰 기동대 내부나, 엄연히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암암리에 존속되어 온 사창가 또, 애시 당초 청소년들의 건전한 놀이문화를 위해 고안된 콜라텍(Colatheque), 기계 처럼 돌아가는 현대인의 생활에 기동력의 제공을 위해 나날이 증축하는 지하철의 역사 , 그리고 법의 판결과 집행을 위해 존재하는 법원 등의 대상공간은 작가가 이러한 컨 텍스트에서 선택한 장소들이다. 각각의 공간들은 사회적 피라미드 내의 순조로운 권력 이행을 위한 사회적 장치들이며, 그 내부는 각기 할당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디자 인된 곳으로 각 집단에 의한 나름의 질서가 유지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 그의 사 진의 또 다른 특징은 인물이 의도적으로 배제되어있다는 점이다. "해석이 달라지기 때문"이라는 작가의 말대로 그의 관심사는 비어있는 공간이며 공간 자체가 가지고 있 는 구조적 형태의 아름다움, 그러한 공간들에 내재되어있는 독특한 아우라이며, 상징 성이다. 각 공간들의 얼굴 없는 주인공들의 자취는 그 안에 고스란히 남아있지만 누군 가 요술 방망이를 흔들어 사라지게 한 것 마냥 볼 수가 없다. 그의 스토리에 인물은 군더더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구도적으로 화면 안에 그가 담아온 이미지들은 일종의 "시각적 카보네이션"을 선사 하는데, 이는 사람의 눈으로 감지할 수 있는 시야의 각도가 광각렌즈를 통해 넓어진데 다가, 이러한 과정에서 왜곡 될 수 있는 이미지들을 인위적으로 보정함으로써 피사체 의 객관성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텍사스 시리즈'는 좁 은 공간에서 촬영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면과 양 벽, 바닥과 천장까지 모두 한 화면에 무리 없이 담아냄으로써 마치 잘 꾸며진 세트장을 촬영한 것과도 같은 착각을 일으킨 다. 이는 인위적으로 가감한 색과 빛에 의해 몽환적으로 보이기도 하며, 그럼에도 불 구하고 엄연히 존재하는 삶의 현장을 담아내었기에 이보다 더 이상 현실적일 수 없게 느껴지기도 하다. 프란츠 카프카(Kafka)의 소설 '성(The Castle)'에서, 주인공 'K' 를 호출한 미스테리 권력자는 그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마을 사람들을 통제하고 관리 하는데, 여기서 권력의 상징인 '성'의 존재와 그곳에 도달하려는 주인공 'K'의 꿈 과 같이 이어지는 여정을 그린 이 소설이 사회적 지배구조에 대해 원초적 질문을 던지 는 것과 같이, 최원준의 작품에 표상하는 공허한 공간은 이면에 존재하는 특정 다수 사회집단들의 존재와 그들을 지배하는 존재를 암시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역사적 권력, 윤리적 구조의 주체는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을 내포하고 있다. ■ 오숙진
숨겨진 세계-벌거벗은 공간 ● 신인 사진작가 최원준의 초기 작업은 자신이 의 무경찰로 복무할 당시 사진병으로 근무하면서 경찰기동대 건물 안의 체육관이나 사격 연습장 같이 쓰지않고 방치되어있던 공간들을 찍은 사진들과 대법원과 지방법원의 대 법정을 찍은 것들이었다. 일반인이 감히 들여다보기 어려운 공간을 최원준이 드나든 것도 모자라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던 건 꽤나 운이 좋았다고 보여진다. 작은 사설 영 화 아카데미에서 영화공부를 하며 해외유학의 꿈을 키우던 최원준은 군입대를 해야 하 는 현실의 벽 앞에서 유학을 포기하면서 한창 학업에 열중해야 할 24살에 군복무를 시 작하게 된다. 대학의 교과과정을 하나하나 이수하며 배워나간 사진이 아니라 경찰기동 대 시절 사진병의 임무를 맡아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찍게된 사진들이 오히려 최원준에 게는 본격적인 그만의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사회 속에 엄연히 하나의 군기관이자 국가기관으로 존재하지만 관계자가 아닌 이상 쉽사리 들락거릴 수 없고 알 수도 없는 은폐된 공간들은 사회의 시스템 안에서 은밀하게 존재하며 그러한 공간들이 최원준에게는 매력있게 다가온 것이다.
두아트 갤러리와 브레인 팩토리에서 동시에 열리는 최원준의 첫 개인전은 이와 같은 맥 락의 작업들로 이루어지며 그가 제대 후 지난 2년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온 3가지 다 른 시리즈들을 선보인다. 존재하지만 밖으로 노출되어 있지 않기에 '관계자 외 출입 금지' 사인과 함께 관계자가 아닌 이들의 출입은 철저히 거부당할 것 같은 이 공간들 은 '텍사스 프로젝트(Texas Project)', '콜라텍(Colatheque)', 그리고 '언더그라 운드(Underground)'라는 개별적인 시리즈를 통해 실체를 드러낸다. 엄연히 불법임에 도 불구하고 수요와 공급의 논리 하에 음성적으로 존재해 온 집창촌, 애시 당초 청소 년들의 건전한 놀이문화를 위해 고안된 콜라텍, 그리고 현대인들의 빠른 발이 되어온 근대 도시발전의 상징인 지하철이 그것들이다. '언더그라운드(Underground)'라는 전 시제목은 지하철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숨겨진 지하세계에 암암리에 존재하는 이 모든 공간들을 아우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 최원준의 사진 속에 등장하는 피사체들 이 한결같이 은폐된 공간이라는 점 외에도 그 장소들이 과거와 현재에 이르기까지 어 떻게 그 모습과 용도가 변화되어 왔는지를 다큐멘터리적으로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 최원준 사진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즉, 애초의 의도와 목적에 위배되는 모습으로 점 차 변해가는 특징적인 장소의 모습들을 담고있다. 한국의 대표적 집창촌인 미아리 텍 사스가 사회적, 정치적인 이유로 변화하는 모습을 업소내부를 찍어 표현한 텍사스 프 로젝트는 집창촌의 존재이유와 환상, 남성들이 가지는 노스탤지어, 그리고 성매매방지 법 시행 이후의 존폐위기를 모두 뒤로한 채 실제로는 예쁘게 꾸며진 하나의 방의 모습 으로 보여진다. 하나 둘씩 사라지는 집창촌 업소가 현재 길모퉁이 매점으로 둔갑해 있 기도 한다. 십여 년 전 청소년들에게 술이 배제된 건전한 놀이문화를 만들어준다는 명 목으로 생겨났으나 중년들의 춤터이자 놀이터로 변해버린 콜라텍은 화려한 조명과 키 치한 인테리어로 인해 마치 예전의 롤러 스케이트장처럼 보인다.
최원준의 사진 속에는 그 장소에 지극히 존재해야 할 사람들-고객을 기다리는 집창촌 여성들, 콜라텍에서 흐느적거리며 춤을 추는 한 쌍의 불륜남녀, 또는 헬멧을 쓰고 땀 을 흘리며 일하는 인부들, 그리고 앞서 법정에서 열띤 공방을 벌이며 재판을 진행중인 법조인 내지는 범죄자-의 모습은 빠지고 비어있는 공간들 자체의 모습만 있다. 최원준 은 개별적 장소에 드나드는 일명 '관계자'에게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 자체 가 지니고 있는 구조적 형태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고자 하며 그러한 공간들에 내재되어 있는 독특한 상징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번쩍번쩍 화려한 조명 아래 유치한 그림과 벽 화로 색색이 단장한 콜라텍의 댄스홀은 그 자체로도 화려한 하나의 볼거리이다. 영화 의 세트장을 연상시키는 지하철 공사현장은 거칠고 음습한 느낌이지만 대칭구도와 빨 려들 것 같은 깊은 공간감을 연출하여 조형적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 상업 갤러리와 비영리 대안 공간이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전시공간인 두아트 갤러리와 브레인 팩토리 에서 처음 선보이는 최원준의 세가지 시리즈의 기록사진 작업들은 도시 안에서 시대에 따라 변해가는 공간의 모습들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담아내려는 작가의 지속적인 노력 이 짙게 묻어남은 물론 상당한 준비기간을 거쳐 완성도 있는 모습으로 다가온다. ■ 손유정
Vol.20060214c | 최원준展 / CHEONEJOON / 崔元準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