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터 그라스

귄터 그라스展 / Günter Grass / printing   2006_0208 ▶ 2006_0228

귄터 그라스_무제_석판 인쇄_40×54cm_2005

초대일시_2006_0208_수요일_05:00pm

기자간담회 2006_0206 ▶ 2006_0207 오전 11시 갤러리 고도

관람시간 / 10:00am∼06:00pm / 휴관없음

갤러리 고도 서울 종로구 수송동 12번지 Tel. 02_720_2223_4

부활절 직전 ● 검은 못에서 / 백조를 보았다. / 그가 아닌, 내가 놀랐다. / 너무 아름다운 것이 무심함과 짝이되어.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 지나쳤다.

귄터 그라스_무제_석판 인쇄_40×54cm_2005

늦게 ● 자연이 스스로 드러낼 때만 / 자연을 본다 / 손을 더듬어 / 자연의 단편만 보거나 / 결코 못 보거나 / 오직 행운이 찾아 올 때만 / 모습을 본다 / 온전히 ● 이른 아침에 / 내 똥이 증명하는, / 찬란한 아름다움이 / 무었이어야 하고 무었을 못 박는지 / 나는 모른다. ● 그러기에 마지못해 잠든다. / 꿈은 대상을 흐리게 하고 /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기에 ● 나는 깨어 있고 싶다. / 어쩌면 돌이 움직이거나 / 카룸이나 서양자초 / 나를 졸리게 하는 것을 가지고 / 아그네스가 올지도 모른다.

귄터 그라스_울프스할레의 깃털_석판 인쇄_40×54cm_2005

타르 칠하고 깃털을 갈기 ● 그녀는 털뽑힌 나를 원했다. / 깃털들 나는 /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 갈매기의 싸움에 대하여 쓴다. ● 아니면 한 소년이 / 솜털을 울타리 넘어 어딘가로 / 불어 날리는지. ● 솜털, / 이것은 수면이고 / 킬로당 파는 거위이다. ● 침대마다 느끼는 하중. / 그녀가 무감각한 무릅 사이로 / 깃털을 뽑을 때, / 소문대로 깃털이 날아다니는 동안 / 공권력은 포근히 잠잤다. ● 가금(家禽)류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 하지만 나는 불어서 뜨게 했다. / 그것은 전해져온 믿음이다; / 타르칠로 깃털을 간 의혹 ● 얼마 전 나는 / 깃털을 있는 대로 찾아내 / 내게 맞게 재단했다. / 처음에는 수도승이, 나중에는 시 서기가 / 오늘날엔 속기사가 / 거짓말을 떠다니게 한다.

귄터 그라스_울프스할레의 암소_석판 인쇄_54×40cm_2005
귄터 그라스_울프스할레의 나무_석판 인쇄_40×54cm_2005

언어의 은유와 회화의 직설 ● 최근 개별 예술의 영역간의 경계가 애매해지고 다양한 삶의 방식이 예술 전반에 끊임없이 실험되고 있습니다. 이는 더 정확히 관찰하면 비단 오늘날에 한정되어 보이지 않습니다. 여기에 소리와 의미에 의존하는 문학과 조형적 요소와 시각적 인식에 의존하는 미술, 이 양자간을 넘나들며 전후에서 지금가지 활동한 예술가가 있습니다. 그는 바로 독일의 시인이자 소설가 그리고 미술가인 권터 그라스 우리에게 소설 "양철북" 노벨문학상 작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그를 문학가로 볼 뿐 미술가로 이해되지는 못했습니다. ● 이 번 저희 갤러리에서는 영역간의 경계에 구애되지 않고 문학과 시각예술을 한 예술가가 자신의 창작을 위해 개별 영역이 그 이웃 영역에 의해 자극되고 또한 서로 보완함으로써 하나의 삶 속에 완수해 내는 사례로서 권터 그라스의 판화와 조각 작품을 전시하기로 했습니다. ● 이번 전시회를 통해 오늘날의 예술적 실험들의 근원을 다시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를 원합니다.

귄터 그라스_무제_석판 인쇄_40×54cm_2005

그라스는 듀셀도르프 아카데미와 베를린 조형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했습니다. 그는 평생 목탄과 펜, 수채용구를 놓지 않았고 판화와 조각을 했습니다. 이 전시회는 그의 조형적 성과의 일부를 조망하고 동시에 그의 문학적 업적에 의해 가려진 미술가로서의 모습들을 국내에 소개하여 영역간의 실험과 같은 오늘날 이 땅에서 진행되는 예술일반의 활동들에 하나의 창의적 사례로서 기여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 엄밀히 말해 그라스의 미술과 문학은 직접적으로 긴밀한 연관성으로 얽혀있기보다 오히려 삶, 예술 혹은 진리, 이와같은 궁극의 목적에 접근하는 길로서 개별 예술 영역이 같은 역할을 함을 논증하는 듯합니다.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하는 단계에서 그는 언제나 그리기와 글 쓰기가 그의 삶에 지속적으로 평행하게 유지되어 왔습니다. 그려진 그림은 다시 글로 쓰여졌습니다. 그래서 그의 글에서 생산된 은유는 다른 한편으로 곧 직설적인 그리기로 보증되었습니다. ● 결국 이들 개별 영역들 사이의 연관 아래 서로를 활력적으로 자극하여 발전을 이끔니다.

귄터 그라스_무제_석판 인쇄_54×40cm_2005

그라스 조형적 재능은 대상에 대한 집착(Sucht zu Gegenstand)과 구체적인 비유로 형상화 시키는 (Ins-Bild-Bringen)것에 있습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개구리, 버섯, 뱀장어, 넙치, 달팽이, 깃털 등의 동식물은 미술학도 시절부터 즐겨 그려온 것이고 각각의 작품과 시대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반복되어 등장합니다. "깃털을 부는 남자", "달팽이 눈의 남자", "넙치속의 남자"에서처럼 자화상을 연상케 하는 남자의 등장은 예술이 자신의 삶의 기록임을 보여줍니다. ● 추상적인 관념조차도 구상적인 모습을 띠고 나타나는데 일체의 해석과 의미 방향을 암시하거나 덧붙임 없이 관람자에게 직접 제시되며 "구체적으로 관찰 할 수 있는 것, 사물들에 한정시켜" 사물 자체로 하여금 말하게 합니다.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자극적으로 드러나는 형태와 선들은 현실의 부조리한 모습과 모순을 반영하며 이 시대의 흐름을 포착하고 대상들을 그려나가는데 있어 결코 선동적이지 않으며 여기에 환상적 요소를 가미해서 현실이 갖는 부조리의 무게를 덜어내는 모습을 보입니다. 환상과 사실 연결될 것 같지 않은 두 개념이 그의 회화에서 성공적으로 자연스럽게 결합되어 보입니다. ● 그의 문학은 은유의 실험을 위한 매체로 활용한 것으로 보이고 한편 당대까지 유럽 특히, 독일 미술 전반에 면면히 흐르는 알레고리를 직설적 표현력으로 완수한 점에서 시각예술의 영역을 확장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그라스는 단지 이 두 가지 예술적 업적에 머무르지 않고 이들 양자간을 자신의 삶 속에 종합하는 것에서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지대해 보입니다.

귄터 그라스_무제_석판 인쇄_54×40cm_2005

귄터 그라스 Gunter Grass ● 199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이자 시인으로서 정치적 발언과 행동으로 주변에 영향을 끼쳐왔다. 생애 전반에 걸쳐 판화와 조각의 제작을 놓지 않은 미술가이기도하다. ● 그는 1927년 단치히에서 태어나 1947년 석재견습공을 출발로 1948~1952년 듀셀도르프 아카데미에서 오토 판코크에게서 배우고 1953~1956년 베를린 조형대학의 칼 하루퉁으로부터 지도받았다. ● 그는 스스로 자신을"미술가(artist)로서는 전문교육을 받았고 작가(writer)로서는 교육받지 않은 예술가"로 특징지었다. 수십 년간 저술활동과 조형작업은 병행되어 진행되고 완성되었다. 하나의 영역은 다른 영역에 언급되고 영향을 주고 해석되어 관객을 항상 매료시켰다. ● 이론의 여지가 없는 리얼리스트의 대가인 귄터그라스는 무었 보다 수많은 판화작품을 반복과 변주로서 창조한다. 지금까지 독일, 국내외에 수많은 전시로 명성을 얻었고 루드비히 와 뷰르트 미술관에서 그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 2002년 그의 문학과 미술을 위한 공개토론의 장인 "귄터 그라스의 기념관"이 뤼벡에 설립되었다. 눈을 감은 후에도 떠오르는 잔상은 귓속의 달팽이관에서 맴돈다. 많은 경우 그것은 아름다운 이미지가 아닌 소음으로 기억된다. 소음은 어떤 기억보다 강하다. ■ 갤러리 고도

Vol.20060208c | 귄터 그라스展 / Günter Grass / pr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