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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208_수요일_06:00pm
방효진_안성규_오기영_이민혁_이여운_정재호
관훈갤러리 본관 전층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5번지 Tel. 02_733_6469 www.kwanhoongallery.com
기다려 주지 않는 시·공간 속에서 - Black City ●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고요함의 서슬 푸른 빛 ● "매일 밤 날카로운 칼날처럼 서 있는 정신은 무엇이 불만인지 삐걱거린다. 수많은 밤들을 지새우면서 자아는 꺼질 듯한 촛불처럼 가녀리게 빛나고 있는 실낱같은 정신을 부여잡고, 회의에 회의를 거듭하면서, 종국에는 삐걱거리는 정신의 톱니로 괴로워하고 있는지 모른다." - 파괴적인 성격Ⅰ-6인의 예술가와 1명의 침입자 서문 中 -
도시의 토사물에 관하여. ● 근대 이후 도시라는 거대 공간구조는 생산관계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변화하였다. 모든 공간은 자신마다 고유의 공간을 갖는데 그렇다면 도시라는 공간이 가진 표상은 무엇인가? 프랑스의 사회학자 앙리 르페브로는 공간을 사고, 행동, 지배, 통제 등의 도구로 권력의 지배를 실행하는 장으로 간주하였다. 그의 입장을 따르면 도시는 가장 중점적으로 권력의 지배를 실행하는 공간으로 대변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사회적 공간으로서 도시는 당대의 지배 권력의 체제유지의 표상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도시의 거대한 시스템은 그곳에 속하지 못한 사람들에겐 무기력감과 어지럼증을 선사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지니지 못한 사람들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20세기 초반 벤야민은 "도시 앞에서 무력감"을 원래 지닌 사람이 길을 잃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를 이야기한다. 그는 후에 산재되어 있는 거쳐 가야 할 공간들에 대해서 그만의 지도를 그렸는데, 그 모습은 마치 미로와 같았다고 한다. 이렇듯 끊임없이 갈 곳과 해야 할 것을 만드는 도시의 새로운 공간시스템은 사람들이 철저히 길들여지기를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복통과 어지럼증에 시달리면서 살 수밖에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분절된 도시의 공간들 ● 안식처로서의 집이란 공간은 이제 여인숙처럼 돼버렸다. 현대인들의 삶은 이제 과거의 사람들처럼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다. 일터와 집을 오가며, 놀이도 휴식도 이제 집이 아닌 휴양소나 그 밖의 공간으로 이동하면서 보낸다. 방랑자와 같은 현대 도시인들의 삶에서 이제 방랑자가 되지 못한 자와 방랑자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의 양분이 시작되었다. 여기서 또 우리는 소외감을 발견하게 된다. 어느 시대건 유행이 있어왔으나 그 유행이 육체적, 정신적 안식처까지 침투하고 있는 것이다. ● 거리에 내몰린 사람들은 정처 없이 가야할 곳을 찾아 헤매다가 각자의 목적에 부합되는 이름표 달린 방들로 행한다. 이제 사람들의 교류와 관계는 극히 일부적인 공적인 장소를 제외하고는 잘게 썰려져 나간 이름표달린 공간들 속으로 철저히 감추어져 버렸다.
도시라는 공간이 토해낸 정신적인 충격과 존재감에 대한 의문의 서시 ● 시. 공간적 메카니즘은 그것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체험되는가를 통해서 그 의미를 추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소재의 선택 또한 현 시공간에서의 문화적 기억에 기반하고 지배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근래에 들어 도시라는 소재를 가지고 작업하는 작가군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젊은 작가들을 키워온 물적 토양이 도시라는 거대한 몸짓이었음을 반증하는 요소로 보여 진다. 이번 전시는 발전과 진보를 외치는 도시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상처받고 소외된 인간존재에 대한 고전적인 물음을 가진 작가들(방효진, 안성규, 오기영, 이민혁, 이여운, 정재호)을 통하여 거대 자본주의 세계 속에서 등한시 되고 있는 도시의 뒤안길에 묻혀진 인간존재와 그 속에 내포된 자생력을 엿보고자 한다. ■ 김미령
Vol.20060207b | 파괴적인 성격 Ⅱ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