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6_0202_목요일_06:00pm
대안공간 아룽아트 서울 종로구 동숭동 1-54번지 백암빌딩 6층 Tel. 02_745_3966
강이연 ● 문자로 인한 기록의 시작이 곧 인간 역사(歷史)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문자)언어를 매개로 하는 인간의 소통은 매우 불완전하다. 세분화된 현대 사회 내 각 전공 분야들의 언어는 독립적으로 발전되어 방대한 양을 축적하였고, 그 결과 서로간의 소통은 쉽지 않은 일이 되었다. 타전공 영역의 전문서적을 보다가 느낀 소통의 난해함이 작업의 동기인데, 모두가 공용하고 있는 기호와 문자로 구성되어 있는 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읽을' 수 없다-이해할 수 없다-는 데에서 작업이 시작되었다. 문자를 매개로 소통을 하는 인간 고유의 우월한 특성은 동시에 매우 불완전하며 때로는 인간을 언어에 종속시키는 것 같은 모순을 주기도 한다. 이에 따라 제목은 책'읽기'가 아닌 책'보기'가 되었다. ● 전반부의 책의 글씨가 서서히 지워지는 것은 문자로 가득 차 있는 책이 본인에게는 백지의 의미 이상을 갖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후반부에서는 책에서 발췌한 문자들이 가독성을 잃은 채 파편적으로 해체되고 엉켜진 채로 책을 들고 있는 본인 모습 위로 쌓여 나간다. ● 언어 의존적인 인간의 소통이 갖는 한계를 나타내고자 한 것이며, 스스로가 만들어낸 그와 같은 모순들에 둘러싸여 갇히는 듯한 느낌을 표현한 것이다.
염지혜 ● Body in Gaia_ 신화와 종교를 바탕으로 보자면 인간의 육체는 프로메테우스에 의해 흙으로 지어지고, 하나님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가이아가 뱉어냄으로써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이 모든 이야기들은 사람에 의해 만들어 진 것이다. 결국 인간은 인간이 만든 탄생 신화를 뒤집어 쓰고 그렇게 각자의 정체성을 형성시켜 나간다. 그렇게 입은 인간의 육체는 결국 육체가 가지는 유한성에 의해 점차 소멸되고 태워지거나 땅에 묻혀 다시 새롭게 태어나게 된다. 그 순환 -태어나서 한 줌의 재가 되거나 땅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한다. Monster_ monster는 인간의 형상이 아닌 존재인 듯하면서도, 인간 내부의 가장 근원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인간은 누구나 각자의 monster를 키운다는 것이다. 이 작품에 나오는 사람은 monster로 보이지만 결국엔 표피가 제거된 인간의 육체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 고기덩어리로 보여지는 인간의 body는 유한성으로 인해 결국 소멸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인간의 body는 수레바퀴가 끝없이 돌 듯 계속해서 순환하고 있다.
최혜경 ● 벚꽃이 피는 일주일은 다른 어떤 시간보다도 유난히도 크게 머릿속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벚꽃이 피는 장면을 상상하면 무한히 긴 시간 속으로 빠져드는 듯 하다. 이 작품의 길이는 실제 관객이 작품을 보는 시간이기도 하며, 화면 안의 사람이 걷고 있는 시간인 4분이다. 하지만 '하루'라고 말할 수도 있으며, 벚꽃이 피어서 지기까지의 '일주일' 또는 그보다 더 긴 시간이라도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소영 ● 매일 매일 반복되는 일상, 매일 매일 접하게 되는 세계의 뉴스, 불가항력적인 인간관계들 속에서 우리는 자의성의 경계에 대해 한번쯤 고민하게 된다. 가족이라는 작은 울타리에서 벗어나 가족과 학교, 가족과 친척, 친구와 연인, 등으로 일상과 관계가 넓어져가면서 보이는 것은 여러 방향으로 뻗어있는 한계뿐이라고 느껴진다. 그리고 그 한계점에 서서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행동을 '성장한다'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한계점에 서서 무기력해질 때가 있다. 당신 혼자만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성장을 한다. 그리고 지금의 울타리를 인식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는 좀 더 멀리의 한계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지금 무력감을 느낀다면 피하지 말고 그 안에 빠져서 직시하게 하고 싶었다.
장지혁 ● 스피커로 표출되는 음악, 피아노를 치는 것, 타자기로 글을 쓰는 것들은 각각 그것들이 가지고 있는 기계적 구조의 한계를 벗어 날수가 없다. 무엇을 표현하려 할 때 매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고 표현되는 것은 그 매체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생각은 언어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언어자체가 가지는 한계를 벗어날 수가 없다. 언어라는 매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표현된 언어의 관계를 살펴보면 어느 부분에서는 자신의 생각과 사용한 언어가 일치하지 않는 지점이 존재한다. ■ 대안공간 아룽아트
대안공간 AROONG ART(아룽아트)는 전시장(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1-54 백암빌딩 6층)과 사무실(서울시 종로구 명륜동 2가 29번지 4층)로 이루어져 있으며, 상임 기획자와 고문 큐레이터, 대학원생 위주의 기획자들로 이루어진 운영진이 공간을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아룽아트는 작가이자 기획자인 젊은이들이 주축이 되어 대학로 공연 문화와 결합된, 나름의 차별성을 지닌 독특한 전시문화를 형성하여 작가,미술,관객과의 관계를 새롭게 엮어나가고자 합니다. 아룽아트의 전시는 연출가 오태석을 필두로 하는 극단 목화의 공연일정과 함께 돌아갑니다. 동숭동 소극장 아룽구지의 6층은 극단 목화의 연습실이자 대안공간 아룽아트의 전시 공간입니다. 즉, 극단 목화의 공연 기간 동안 사용되지 않는 연습실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아룽아트는 목화의 공연 관객에게 전시라는 형태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기를 희망하는 젊은 작가들에게는 공간을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연극 관객과 미술 작가가 만나는 새로운 접점이 생길 것으로 기대합니다.아룽아트의 전시는 서울문화재단과 극단 목화가 후원하고 있습니다. ■ 문의 02-741-9651 [email protected]
Vol.20060202c | EXPORTING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