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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113_금요일_06:00pm
김문경_방효진_송지혜_조하현_필승_홍남기_한정성
조흥갤러리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62-12번지 조흥은행 광화문지점 4층 Tel. 02_722_8493 www.chohungmuseum.co.kr
'건들다'라는 touch의 의미는 '만들다'라는 make의 의미와의 별다른 연관성은 없다. 다만 建(세울건)이란 단어의 의미가 '만들다'의 동사적 어휘와의 합성에서 비롯되어 '건들다'가 되기까지는 建의 의미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까닭일지도 모른다. 세움의 행위 즉 '건+들다'의 주체가 되는 작가들은 세움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자신의 세계를 건드려 보고자 한다. 바꾸어 말하면 자신의 세계를 건드려보기 위해 세움이라는 형식을 선택하였다고도 볼 수 있다. 수많은 조형언어와 형식 가운데서도 그들이 선택한 세움의 의미는 작가들의 내면을 가장 설득력 있게 전달해 줄 수 있는 언어가 되어주고, 그러한 언어를 통해 관객들과의 소통을 유도하고자 한다. 일상적 삶의 공동체이자 불가분적 관계의 건축물들은 계획과 시공이라는 개념 하에서 세움을 입은 것들이고, 목적을 달? ?臼?형태와 용도가 달라질 뿐만 아니라, 그것들의 성격까지도 규정짓게 한다. 7명의 작가들이 세우고자 하는 세움의 동기 또한 목적을 각각 달리함과 동시에 그 형태의 결과물도 조금씩 달리하는 것은 현실세계의 건설과 유사하기도 하며, 실제 건축물과 같은 물리적 결과물로 표현되어 지기도 한다. 현실 세계의 물리적 구조의 축소판은 단지 보여지는 축소물이 아닌 그 세계속에 담겨있는 우리의 모습을 함축적으로 압축한 것이기도 하다. 사회 구조속에서의 관계와 소통, 대립과 분열이라는 다양한 성격들을 작가의 시각을 통하여 건드려보고, 그러한 시각을 작가의 손을 통하여 建들어 보고자 한다. ■ 한정성
송지혜 ● 유인도란 무인도의 반대어로 사람이 살고 있는 섬 이다. 현 시대의 도시사회는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모여살지만 들여다보면 지극히 개인적이기도 하다. 참된의미의 공동체적인 삶을 살고 있지 못하고, 깨진 유리알처럼 파편적으로 살고 있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작게는 타인에 대한 무관심(인간소외)에서부터 시작하여 독신자, 독거노인, 기러기아빠 등으로 현 하나의 사회문제로 나타난다. 또한 우울증으로도 발전이 되기도 하여 현대병의 원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현상들은「유인도」라는 섬에 축소시켜 여러 형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생각해 보도록 유인한다.
필승 ●「이 곳은 안전해 보이십니까?」-전시장 입구에 핑크색 안전모와 작업복을 걸어놓는다. -관객이 갤러리에 들어갈 때 안전모를 쓰고 들어갈 수 있게 설치한다. (단, 강요에 의한 착용은 권하지 않는다. 체험을 원하는 이에게 전시를 관람하는 재미를 만들어주는데 목적을 둔다.) ;건축물은 상당히 복잡한 법칙으로 구성되어지고 치밀하고 계획적인 계산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건축은 '과학'과 '예술'이 복합된 구조물이라고도 하고 인간의 일상이라고도 말한다. 우리 인간은 개개인에 일상을 보장받으려 하지만 일상 역시 복잡한 구조물 속에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세워지는 건축이 아니라 인간사 역시 건축처럼 복잡한 구조 속에 조직되어 있고, 그것 역시 인간이 만들어낸 조직체다. 하나의 건축물이 세워지기 위해선 여러 가지 구조를 이루어서만이 하나의 건축이 된다. 처음엔 터를 가꾸고 기본 뼈대작업을 하고 이와 같이 간단한 원리에서 시작되지만 그 안에 쓰임을 만들어내기 위해선 전기, 난방, 수도, 안전, 방음, 위생 등... 모든 인간의 손에서 복합체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세워지는 건축이 아니라 건축을 세우는 인간들의 흔적을 기록한다.
방효진 ● 예술이 뭐냐고 여기서 묻지 마세요. 예술가가 되고 싶거들랑, 절대, 절대 이곳으로는 들어오지 마세요. 길을 묻는 당신에게 저 사람들은 거짓말로 속일거라구요. 선량하고 지혜로워 보이는 그들은 당신에게 전혀 엉뚱한 길을 가르쳐 주고는 뒤에서 깔깔댈 것이 뻔니다. 여기는 원래 그런 곳이예요. 혹 그렇지 않더라도 그들도 사실 그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왜냐면 이 도시에서 실제로 그런 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요. 오래 전에 누군가가 봤다고 했는데, 그게 언제인지 그게 진짜인지 그 조차도 잘 모릅니다. 그러니, 당신이 혹시 예술가가 되려거든, 더욱이 진리나 본질을 찾는다면 이 도시로 들어 올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마세요. 이곳에는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내말을 믿으세요. 내말만!
홍남기 ● 미스터 홍은 어디든 돌아다닌다. 아주 촌스럽고 각종 권력의 상징들로 치장한 옷을 입고 학교단상, 예식장 주례사, 군대단상, 교회단상, 혹은 아주 호화로운 호텔식장이 나, 사장실 등 그 사람들의 자리를 미스터 홍이 차지하고, 노래를 부르거나 연기를 한다. 본인이 미스터 홍이라는 가상의 아바타를 통해 바라보고자 하는 것은 남성사회의 '허위의식'에 대한 엄숙하고 근엄한 곳의 이면적인 모습을 풍자하는 것이다. '미스터 홍'이란 아바타는 미디어를 통해 바라본 모습을 비판도, 긍정도 아닌 있는 현상을 미술의 언어로 보여주는 것이다.
조하현 ● 건들다' 의 어휘에서는 여러 가지의 의미가 있겠지만 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으로? 해석해 나간다. 시간은 흐르고 나는 계속해서 존재해 나간다. 그 안에서 나를 건 들이는 모든 것들 그것들의 느낌 속에서 나는 변화 되고 퇴보 되며 지속되어 찾아 간다. 내가 찾아가는 그것은 순수성이다. 하지만 내 마음대로 되어 가는 것은 한계가 있고 오차도 있다. 그 안에서 나는 나도 모르게 또 나를 알아 가기도 한다...그러한 행위를 수수깡으로 집 만들기라는 것을 통해 다시금 이나 존재감을 느껴 보려한다. 현실과 대면하는 하현... 정체성을 찾아 가는 것이겠지만 언제나 누구나 변화에 적응해 가는 건 마찬 가지 일 것이다. 건축 이라는 것은 만들기의 큰 행위이다. 건축의 시작 단계에서 마무리까지 비계다리 라는 것이 설치되어 있다. 이것은 부수적인 모든 작업의 과정을 수렴하는 기능을 가진다. 집을 짓는 과정은 인생과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만큼 힘든 과정이라는 말이다. 하나의 형성이 이루어지기 까지 비계다리의 역할은 너무나도 크다. 나는 이러한 의지를 비계다리를 통해 또한 순수했던 시절의 행위의 상반 풔 느낌을 작업에 옮기려 한다.
한정성 ● 내가 사는 2006년의 시간까지 이 시대가 가르쳐준 배움의 의미가 무엇인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는 순수한 삶으로부터 길들여지기 보다는 또 다른 세계로부터 주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삶의 영역에서 인터넷의 출현은 짧은 시간동안 많은 것들을 만들어 내고 많은 모습을 바꾸어 놓았다. 우체부의 손길대신 이메일 확인으로 시작되는 하루의 일과 끝에는 개인홈피의 방명록 답글로 마무리된다. 디지털 시대의 역사속에 길들여져 있는 지금의 내게 있어 아날로그는 삶을 지배하는 힘에 있어 하나의 향수에 불과하다. 발품 팔아 다니곤 했던 건물의 자취들은 기억의 흔적으로 자리잡고, 그곳은 새로운 인터넷 세상이 건설되었다. 하지만 이것은 시대의 우열을 가리고자 하는 것이 아닌, 변하지 않을 우리 안에서의 삶의 형식에 대한 변화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시대의! 고유성은 동일한 것이며, 과거에도 그랬듯 현재에도 감사함은 각 시대가 갖는 장점을 긍적적으로 수용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Vol.20060113a | 建들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