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5_1223_금요일_06:00pm
스페이스 아침 서울 종로구 화동 138-7번지 Tel. 02_723_1002
나의 최초의 기억은 여러 해에 걸친 시간 속에 흩어진 꿈처럼 어렴풋한 기억이다. 나에게 새삼스럽게 이 세계의 헛됨 vanite을 말해줄 필요는 없다. 나는 그보다 더 한 것을 , 세계의 비어있음 vacuite 을 체험했으니 말이다.(Jean Grenier 섬, 空의 매혹中) ● 회로처럼 이어진 손원영의 회화작업은 현대미술의 특징이 잘 나타나있는 다양성과 총체성으로 이루어진 이미지의 결합이다. 과거의 Relief-Puzzle방식에서 현재의 Drawing-Puzzle로 전환되는 그의 작업은 벽면에서 바닥으로 바닥에서 벽면으로 붙여있는 구조와 형식을 취한다. 그것은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이나 타자에게 실제로 퍼즐게임을 해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게 하거나 그의 이러한 예술적 행위는 해체와 조합의 이중적 구조 안에서 관계성을 드러낸다. 이처럼, 손원영의 작업의 양상들은 퍼즐의 이미지와 형식을 다양한 표현을 통해 예술가로서의 무한한 상상력의 힘으로 보여 준다.
최근, 그의 작업은 이미지와 이미지와의 관계성을 보여주는 단계에서 비움과 채움의 드로잉으로 관심을 두기 시작한다. 그 스스로가 말하는 것과 같이 수많은 개체는 커다란 유기체를 형성해서 자연의 일부인 꽃의 확대된 이미지를 퍼즐의 점, 선, 면의 연결고리로 아름다운 또 하나의 Drawing-Puzzle을 재탄생시킨다. 이제, 그림은 더 이상 퍼즐처럼 보이지 않는다. 퍼즐의 모양은 하나의 단위로 한 점이되고 선으로 이어지며 면에 이르고 보이지 않는 단위가 모여서 지극히 자연스런 회화의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씨실과 날실의 조직이 짜여져 훌륭한 꽃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듯이 그것은 부드러운 꽃잎으로 아름다움을 깊이 파고든다.
로이 리히텐 스타인은 만화적 이미지를 회화로 전환시키고 , 쟈크 랑케는 마네의 "풀밭위의 식사"를 커다란 망점을 이용하여 사진적 이미지로 패러디한다. 손원영은 퍼즐의 이미지를 단위로 하여 실제적 퍼즐이 아닌 허구의 퍼즐을 그려나간다. 어느 누가 퍼즐을 그린다고 하는가? 퍼즐은 맞춘다고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미의 퍼즐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역설적으로, 손원영이 새롭게 만들어낸 Drawing-Puzzle은 인내와 축척의 결실처럼 자연/꽃의 이미지를 쌓아올린다. 곧, 그의 작업의 과정은 디지털의 이미지와 퍼즐의 형식을 조합해서 제3의 아날로그를 전개시키는 것을 제안 한다. 그의 그림은 회화의 전통을 수용하면서 시대가 요구하는 매체는 하나의 회화적 도구로서 사용하기에 이른다. 그것은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내는 현대예술가의 바람직한 예술적 태도라고 말 할 수 있을 런지도 모른다.
끝으로, 손원영의 회화는 이중적 구조와 개념을 동반하는 자세를 취한다. 그의 회화는 인간이 가지는 이중적 욕망처럼 비우기를 원하면서 또 다시 채우려는 모순 된 것일 수 있다. 그의 작업 안에서 Drawing-Puzzle은 수많은 점, 선, 면의 이야기로 끝없이 엮어진다. ● 회화의 첫 단계인 드로잉은 하나의 단위를 성립시키는 개체의 퍼즐이 모여서 커다란 자연의 이미지로 회화를 완성하기에 이른다. ● 결국, 최소한의 조형적 단위는 최대한의 회화적 이미지를 그려냄으로써 "비움과 채움의 드로잉"을 만들고 셀 수 없는 "공(空)의 매혹"이 손원영의 회화 속에서 뿜어 나오게 될 것이다. ■ 한광숙
Vol.20051229c | 손원영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