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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1209_금요일_06:00pm
참여작가 김지혜_김한나_민성식_안성하_이지현_인효진_전영근_정정주_최윤정_추종완
부산시립미술관 3층 전시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1413번지 Tel. 051_744_2602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05』展은 부산시립미술관이 개관한 이래 1999년부터 부산, 경남의 신인작가 발굴 목적으로 비정기적이지만 매년 꾸준히 개최해온 전시이다. 젊은 작가를 발굴, 지원하는 형태의 전시는 미술관이나 대안공간, 갤러리 등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기획되고 있으며 전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러한 전시들은 젊은 작가들에게 창작 의지를 고취시키고 미술계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일반인들에게 다양한 젊은 시각을 보여주는 기회를 제공한다. 각 미술관이나 갤러리 등에서 단 한번만의 기회가 주어지는 신인전 형식의 전시들은 달리기 할 때의 출발점과 같다. 달리기를 할 때 출발은 승패를 좌우한다. 그래서 출발자세를 어떻게 하느냐, 공기의 저항을 적게 받기 위해 어떤 차림을 하느냐는 선수에게 중요하다. 작가들에게 신인전 형식의 전시는 단거리 달리기에서의 출발점만큼이나 중요한 지점이다. 그러나 이들에게 이 전시로서 그들을 다 보여주는 것이 아니기에 마라톤 선수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하지만. 신인작가라는 타이틀로, 신인전에 나선다는 것은 거기에 걸 맞는 옷차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참신함과 새로운 작품을 선보여야함은 물론이요 신인이라는 이름으로 서투름을 용서받기보다는 신인이라는 이름으로 이제는 미술영역의 프로세계에 발을 들여다 놓는 것이기에 완성도 또한 갖추어야 한다.
수많은 신인전 형식의 전시들과 우리미술관에서 기획한 이 전시와의 차이점은 무엇으로 보아야 하는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하여야 하며 우리만의 특색은 무엇인가. 각 미술관들이 각각의 특색을 갖추기 위해 재정비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젊은 모색』展의 변별성을 갖추기 위해 국내뿐 아니라 일본, 중국의 젊은 작가들을 포함시켰다. 우리 부산시립미술관도 작가의 참신성과 전문성, 미래지향적 성향만을 기대하기보다는 거기에 걸맞는 우리미술관의 특색과 젊은 작가들의 특색이 어울린 부산시립미술관만의 특색 있는 전시를 창출해야한다. ● 그동안 부산시립미술관은 1999년부터 기획, 전시된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展』을 통해 33명의 작가들을 배출하였다. 이 젊은 작가들은 이 전시에서 한층 더 발전된 모습을 보였으며 이 전시로 인해 활동 영역을 넓히는 계기를 가지게 되었다. 올해 부산시립미술관에서는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전』기획 7회째를 맞이하여, 기존의 선정?진행방식인 지역중심의 작가발굴에서 벗어나 전국에서 활동하는 개인전 1회 이상의 경력을 가진 만 35세 미만의 젊은 작가를 대상으로 기획전을 마련하였다. 부산과 경남이라는 한정된 지역 테두리에서 각자의 자리를 확인하기보다는 넓은 테두리에서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작업하는 작가들이 한 자리에 모임으로 그들의 위치를 확인, 재정비하고 다양한 작품들을 비교 전시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그러나 이번 선발된 작가들은 신인이라기보다는 본 타이틀인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에 걸 맞는 신선함과 자신의 작가세계의 개념을 뚜렷하게 제시하는 작가들이다.
이 전시는 특정한 하나의 개념으로 기획된 전시가 아니다. 그래서 작가 개개의 독창성과 개념, 실험정신 등에 중점을 두고 작가조사와 수집을 하고 몇 차례의 심의를 거친 후 김지혜, 김한나, 민성식, 안성하, 이지현, 인효진, 전영근, 정정주, 추종완, 최윤정 등 10명의 작가를 선정하였다.
이 10명의 젊은 작가들은 자신들이 가진 실험성에 현대적 흐름을 가미하여 시대적 흐름에 뒤지지 않으면서도 개성적 작품을 창출한다. 또한 시대의 흐름에 빠르게 반응하고 적응하기에 동시대 현대미술경향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개최하는 이 전시가 젊은 작가들에게는 좋은 작품을 전시하고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관람자에게는 참신하고 새로운 시도의 작품과 현대적 경향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그리고 미술관에는 작가발굴의 기회와 좋은 전시제공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 미술관이나 대안공간, 갤러리가 마련하는 이런 부류의 전시들이 연례적이고 의례적인 전시가 아닌 변별성과 기획성이 돋보이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
김지혜(Kim Jee-hye)는 '책가도'의 원근과 비원근적 양의적 구도와 화려한 색채를 도입한다. 그 속에 빵조각, 수첩, 슬리퍼, 옷걸이에 걸린 란제리 등을 진열하며 자신의 일상을 민화로 타자화해서 오늘의 삶을 들여다보게 한다. ● 김한나(Kim Han-na)는 일상의 작은 스침의 순간을 작은 크기와 가벼운 재료로 드로잉한다. 인물을 주된 소재를 다루면서 소녀적 순진함과 유치함, 표현의 서툼으로 우리의 미성숙, 그 숙연함의 환기를 보여준다. ● 민성식(Min Song-sik)은 평범한 일상의 소재, 일상의 시간과 공간을 투시하는 시점으로 생경한 장면을 제시한다. 닫힌 공간에 대한 끝없는 일탈과 닫힌 공간을 열어봤을 때의 그 황폐함과 미망 사이에서 투시된 현실은 현실도 비현실도 아닌 욕망의 시선임을 보여준다. ● 안성하(Ahn Sung-ha)는 담배꽁초, 사탕이 담긴 투명 유리잔을 소재로 한다. 무균질화된 하얀 배경을 뒤로하고 전면으로 드러난 대상, 대상을 확대하고 여백을 최소화시키는 방식은 화면의 구성보다는 대상자체에 집중하게 한다. 그의 너무도 잘 그린 담배꽁초, 사탕, 유리잔은 그래서 더욱 생경하다. ● 이지현(Lee Ji-hyun)은 서로 다른 현실공간과 일상적 이미지를 조합하거나 비틀어 새로운 공간을 창조한다. 화면은 아웃 포커스되고 노출이 과다한 사진처럼 몽롱하며 빛으로 넘친다. 대상들은 세부 형태를 감추고 구조 속에 숨어들어 환영적 이미지를 현실적으로, 현실적 이미지를 환영적으로 만든다. 동시대의 문화적 감성을 작품 속에 녹여낸다는 의미에서 이지현의 작업은 팝(Pop)적이다.
인효진(In Hyo-jin)의 작품은 어느 일요일 오후, 일산호수공원에 있는 사람들을 포착한 기록사진이다. 그러나 이미지화된 일상의 순간을 다시 바라봄으로 연출된 장면을 보는 듯한 인상을 갖게 된다. 그리고 부분적으로 가해진 색채, 장면과 달리 주관적으로 부여된 제목 등은 이러한 측면을 강조한다. ● 전영근(Jun Young-geun)은 쌓아올린 싸구려 주전자와 두루마리 휴지, 카세트 라디오 등의 사물을 투박하게 그려내고, 사물의 기하학적 형태와 구도의 틀에 주목한다. 삐딱하게 놓여진 주전자나 금방이라도 굴러 떨어질 듯 놓여진 두루마리 화장지, 유리병들은 그 놓여진 위치가 주는 공간의 깊이를 표현하고 있다. ● 정정주(Jeong Jeong-ju)는 자신이 경험한 공간을 모형으로 축소하고 내부에 카메라를 설치한다. 건물 안과 밖의 현격한 빛의 차이와 텅 빈 실내는 건물 안과 밖, 그리고 카메라와 벽 사이의 공간을 극대화한다. 카메라가 비춘 실내는 거대한 영상으로 나타나며 축소된 모형 속 공간은 화면상에서 실제공간인 것 같은 시뮬라크르를 만든다. ● 최윤정(Choi Yun-jung)은 컴퓨터 채팅, 불륜 등 부도덕에 대한 사회적 불감증 및 소외감 등을 이미지화한다. 그는 직접 제작한 50cm의 소형 세트장에 점토로 만든 인물을 배치하고 세트장에 색을 입힌 다음 촬영한다. 이런 작업을 통해 관람객이 얻는 것은 관음적 카타르시스이다. ● 추종완(Choo Jong-wan)은 주로 웅크려 앉아 있거나 사지를 굽힌 채 비스듬히 누워있는 남자의 누드를 상반신은 표현하지 않고 심하게 주름진 은폐물로 가려진 채로 그려낸다. 마침내 파열되고야 말 것 같은 가식과 허위의식의 군상들은 괴기스럽고 공포스런 거대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 부산시립미술관
Vol.20051210a |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05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