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친구들

출판기념展   2005_1207 ▶ 2005_1213

글쓴이_화가 15인 외 || 발행일_2005_1125 || 판형_4×6배판 쪽수_175쪽 || 가격_12,000원 || ISBN 89-91749-07-0 || 노트북

초대일시_2005_1207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 권기윤_김선두_김진관_문봉선_박순철_백범영_오용길_이승숙 이영복_이원좌_이정신_이호신_조우호_조미영_최성훈

주최_솔바람 모임(대표 전영우-국민대교수) 후원_(주)시사일본어사_(주)동문건설_도서출판 노트북

목인 갤러리 서울 종로구 견지동 83번지 Tel. 02_722_5055

『소나무 친구들』 출판기념전에 관하여 목인갤러리가 기획하고 도서출판『노트북』의 도움으로 소나무를 사랑하는 15명의 한국화가들이 모여 전시와 함께 출판기념회를 가집니다. 『소나무 친구들』은 회화의 전통을 새롭게 인식하고 오늘날 소나무가 처한 위기감을 함께 나누고자 그리고 쓴 그림책입니다.

권기윤_금선계곡 소나무_한지에 수묵 담채_48×29cm_2005
김선두_독행자Ⅰ_장지 꼴라쥬에 분채_60×44cm_2005

'소나무 친구들'에게 ● 우리 사회의 마음에 소나무를 심는 일은 '소나무와 문화하기' 또는 '소나무와 소통하기'라고 할 수 있다. 눈앞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했던가. 토종 소나무와 외국산 리기다소나무조차 옳게 구별하지 못하는 오늘의 세태를 보면 정말 우리들 마음에서 점차 멀어져 가고 있는 소나무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이다. 소나무는 여전히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이지만, 실제로 어느 소나무가 우리 소나무인지, 어떤 위험에 처해 있는지, 점차 사라져 가는 소나무를 지켜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별반 관심이 없다. 심하게 이야기하면 우리 국민들은 그저 머릿속에 박혀 있는 하나의 상징으로서 소나무를 떠올릴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현상은 크게 두 가지 원인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그 하나는 농경사회에서 조상들의 삶에 영향을 끼쳤던 소나무의 물질적 효용가치가 산업사회에서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는 물질문명의 발전에서 찾을 수 있고, 다른 하나는 한 때 우리 숲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소나무들이 오늘날은 사분의 일에도 채 미치지 못할 만큼 급격하게 이 땅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현실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 눈앞에서도 사라져 가고, 또 우리 마음에서도 멀어져 가고 있는 소나무를 이대로 두어도 좋을까? 재론할 필요도 없이 그 답은 '아니다'이다. 이 땅은 물론이고, 우리들 마음속에도 소나무를 변함없이 살아 있도록 해야 한다. 그 이유는 소나무가 수천 년 동안 겨레의 얼과 정신을 담고 있는 특별한 상징이고, 남여노소와 빈부를 가리지 않고 한국인을 하나로 묶어주는 생명문화유산이며, 우리 정신과 정서를 살찌우는 자양분이자 한국성을 관통하는 정체성의 코드이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소나무를 우리 곁에 영원히 둘 수 있을까? 문화란 우리 삶과 사회가 공유하고 있는 마음의 표현이라고 정의할 때, 사회의 마음에 소나무를 심는 일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즉 우리 사회의 마음에 소나무를 심는 일은 '소나무와 문화하기' 또는 '소나무와 소통하기'라고 할 수 있다.

김진관_태동_한지에 채색_21×42cm_2005
문봉선_세월_한지에 수묵_90×181cm_2001

지난 3년 전 우연한 기회에 소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는데 그 구성원들은 참으로 다양했다. 시인, 화가, 무용가, 사진가, 작가, 사업가, 출판인 등이 함께 어울려 솔숲을 자주 찾았고 마침내 '솔바람 모임'의 결성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렇게 결성된 솔바람 모임은 지난 3년여 동안 우리 사회의 마음에 소나무를 심는 구심점이 되었고, 소나무와 함께 놀고 소통하는 본보기가 되었다. 사라져 가는 소나무를 지키고, 우리 마음속에 굳게 심고자 솔바람 모임은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긴급동의를 통한 기자회견', '소나무 살리기 서명운동', '나라나무로 지정하기 위한 국회의 정책토론회' 등의 활동이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소나무에 대한 주의환기의 구심점이었다면, 소나무를 주제로 한 시낭송회, 그림 전시회, 솔숲탐방 행사 등은 소나무와 소통하기 또는 함께 노는 본보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소나무와 소통하거나 노는 일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소나무와 소통하면서 지조와 기개를 상기했고, 안일과 풍류를 즐겼다. 그러나 급격한 산업화는 수천 년 동안 소나무로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악기를 연주하면서 함께 놀고 소통하던 전통마저 단절시키게 만들었고, 소나무의 품격과 운치를 잊게 만들었다. 그 결과 우리들 마음에서 소나무는 점차 스러져 갔음은 물론이다. 이런 형편에 한국화를 전공한 열 다섯 분의 화가들이 소나무와 소통하고 멋지게 놀아보고자 새롭게 판을 벌린다. 바로 목인 갤러리에서 열리는 '소나무 친구들'의 전시회와 그들이 그리고 쓴 소나무 사랑과 고백이 그 것이다. 소나무와 놀고자 이렇게 많은 화가들이 뜻을 모은 일도 드문 일이고, 또 전시회로 얻는 수익금을 소나무를 살리기 위한 기금으로 쾌척 하는 일도 처음 있는 일이다. 더더구나 이 전시회는 단절된 전통의 복원이기에 더욱 소중하고, 제 각각의 독특한 개성을 지닌 열다섯 분의 화가가 소나무로 뜻을 모은 소통 공간이기에 더욱 아름답다.

박순철_고택_한지에 수묵담채_41×61cm_2005
이승숙_마음이 머무는 곳2_한지에 먹과 석채_50×50cm_2004

이 전시회의 결과물이 한 번 쓰고 사라져 버리는 일회성 도록(圖錄) 대신에 자료로서의 수장 가치를 지닌 아담한 책자로 탄생하게 된 것은 순전히 소나무를 사랑하는 엄호열 사장님의 후의 덕분이다. 어려운 경제 여건에 소나무와 관련된 시집, 사진집 출판에 이어 화집까지 선 듯 맡아주신 엄회장님께 감사드린다. 또 이렇게 멋진 소나무 놀이판을 펼쳐 주신 열다섯 분의 화가와 두 분의 시인, 그리고 소나무 그림의 전통과 정신성을 글로서 일깨워준 김상철 선생께도 경의와 찬사를 보낸다. 이는 마치 개개의 소나무가 모여서 하나의 솔숲이 되듯이 이런 우리들의 정성들이 하나 둘 모이면 소나무는 우리 마음속에 영구히 살아남을 것이다. ■ 전영우

Vol.20051208a | 소나무 친구들 출판기념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