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왕열 회화展   2005_1124 ▶ 2005_1203

왕열_동행_천에 먹, 아크릴 채색_80×117cm_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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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1124_목요일_05:00pm

박영덕화랑 서울 강남구 청담동 79-13번지 Tel. 02_544_8481 www.galeriebhak.com

인간의 길, 정신의 풍경-왕열의 화면 ● 한국화를 전공한 화가의 역량은 먹의 다룸(용묵), 붓질의 기예(용색)을 얼마나 잘 하냐에 따라 평가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작업을 통해서 얼마나 독창성을 획득해 내는가?가 작품성의 가치를 지니게 된다. 한국화 역시 현대조형이라는 시대적 흐름과 무관할 수 없다. 조형양식은 물론 표현언어까지 현대성이라는 과제와 동떨어질 수 없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 진작하지 않았기에 한때 한국화는 현대회화에 밀려 변방의 쟝르로 매김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런 한국화가 1980년대에 현대회화와 접목되고 90년대에 활발한 실험작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현대한국화라는 쟝르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 일련의 중심적 역할을 한 작가 중의 하나가 '왕 열'이다. 전통의 모체를 지키면서 현대적 언어를 실험하고 모색해낸 작가 중의 하나인 것이다.

왕열_동행_천에 먹, 아크릴 채색_111×143cm_2005
왕열_동행_천에 먹, 아크릴 채색_91×117cm_2005

재료나 기법에서 그는 우리 전통의 양식을 깊게 연마했고, 다시 그것을 현대적 사의의 미감으로 전치시킨 일련의 역작들을 보여주었다. 초기에서부터 근작에 이르기까지 그는 발묵이나 여백, 그리고 부감의 효과를 극대화하여 현대 한국화의 한 전형을 제시해낸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 근래에 올수록 그의 작업은 추상표현주의의 경향을 띠고 있지만 동양화의 본령은 저변에 늘 살아 있었다. 누구보다 '한국성'은 그의 주요한 모티브였다. 한국적인 정서, 정감, 가락들을 조형의 주요 언어로 삼아 서정적 화면을 펼쳐낸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기능적 붓질에서 만들어진 게 아니다. 넉넉한 심성, 온유한 감성, 그리고 은은한 멋을 지닌 그 자신의 내면적 표현이라고나 할까.

왕열_동행_천에 먹, 아크릴 채색_80×117cm_2005
왕열_동행_천에 먹, 아크릴 채색_80×117cm_2005

'왕열', 그의 조형에서 평가될 점은 높은 완성도이다. 압축적으로 잘 정리된 화두, 무변하리만큼 느껴지는 시원한 공간감, 말하자면 여백과 절제를 통해 꾸며진 화면은 이 작가의 조형에 대한 깊은 해석과 기량을 엿보이게 한다. ● 그는 작가로서의 감성과 기량도 뛰어나지만 누구보다도 노력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만큼 작업량도 방대하고 홍익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할만큼 학구열도 대단한 사람이다. 그런 점들이 높게 평가되어 '한국미술작가대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40대 중반에 이미 17회의 개인전을 가질 만큼 재주와 노력을 겸비한 그답게 그는 동아미술상을 비롯한 많은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30대에 단국대 교수로 임용되기도 한 것이다.

왕열_가을날의 여행_천에 먹, 아크릴 채색_72×100cm_2005

그의 작업은 자연에서 모티브를 취한 것이긴 하지만 깊게 유추해보면 그 자신, 정신의 언어들이라 할 수 있다. 그가 무엇을 대상으로 했던지간에, 결국은 그 자신의 내면, 의식, 지각들을 어떤 대상을 통하여 내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화면은 격조가 있다. 동양정신의 은은함과 현대 미감의 품격이 잘 어우러져 있다. 그 점이 '왕열' 미학의 에센스이다. 아울러 그의 화면에서 풍정을 느끼게 되는 것은 세상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따스한 품성 때문이다. ● 자연을 그리되 그는 인간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간의 삶, 그 길과 풍경을 표현해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따스하고 아름답다. 그 아름다운 일차적 시각이 아니라 가슴에서 느껴지는 미감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성곡미술관, 홍익대미술관, 고려대박물관, 한국해외홍보처, 한국은행, 동양그룹, 경기도박물관, 한국종합예술학교를 비롯해 수많은 곳에 그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는 것은 그의 작업이 그만큼 높은 가치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 유석우

Vol.20051124b | 왕열 회화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