肖.風

조영규 회화展   2005_1124 ▶ 2005_1204

조영규_Autumn Reeds, Yoopori_캔버스에 유채_116.7×80.3cm_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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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1124_목요일_06:00pm

한전프라자 갤러리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55 한전아트센터 전력홍보관 1층 Tel. 02_2055_1192 www.kepco.co.kr/plaza/

인류가 시작되면서 아름답고 고귀한 인간의 모습을 옮긴 초상화는 그림의 주제로 다루어져 왔다. 또한 인간은 자신의 상(像)을 본능적으로 남기고 싶은 감정을 지니고 있다. 이는 종족으로 계승하고자 하는 것과 같이 자신의 모습도 사진이던 그림이던 간에 초상화등으로 재현하려고 하는 점이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고귀한 존재는 역시 인간이다. 훌륭한 초상화 작품은 볼수록 아름답고 경건한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이 사실인데 이는 사람의 모습 어디를 보아도 속마음을 알 수 없으나 오직 얼굴로부터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초상화 작품에는 인물의 유사성(Likeness)과 정체성(Identity)의 표현이 뛰어나야 예술적으로도 가치가 있지만 특히 얼굴 모습에서 고유한 인상(印象)이야 말로 생명처럼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즉 한 사람이 지닌 모습에서 가장 아름다운 인상과 표정을 찾아내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공감하게 표현한 작품이라면 참으로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조영규_Water Lilies_캔버스에 유채_130.3×112.0cm_2004

프랑스의 유명한 초상화가인 앵그르(J. A. Dominique Ingres 1780-1867)는 제자들에게 초상화가는 먼저 인간의 외형적 특징을 발견할 줄 아는 관상가(觀相家)가, 또한 인간의 마음을 뚫어보는 사상가(思想家)로, 덧붙여 인간의 내면을 연구하는 철학자(哲學者)가 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훌륭한 예술품이란 이 세상에서 오직 유일한 존재라고 한다면 인간의 오직 하나뿐인 각자마다 고귀한 얼굴 모습은 최고의 예술품이 되기에 충분하다. 역사적으로 초상화에 유성 재료를 처음으로 사용한 선구자중의 한 사람은 14세기 네델란드의 반 아이크(Van Eyck,Jan 1395-1441)였다. 17세기에 들어와서 베르메르(Vermeer,Jan 1632-1675)등 화가들은 일반 서민층까지 광범위하게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하였고 현재까지 인본주의가 예술의 중심에 서있던 서구는 전체 미술관 작품의 대부분을 초상화 장르로 차지하게 되었다.

조영규_portrait of Mr. Park,chansoo_캔버스에 유채_53.0×41.0cm_2005

우리나라도 옛부터 초상화의 왕국으로 일컬어져 왔다. 지금까지 현존하는 초상화 작품수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조선시대의 태조는 무려 26점의 어진(御眞)을 남겼으나 모두 없어지고 현재는 오직 모사본 1점이 보관되고 있는 실정으로 여러 가지 사유로 오랜 세월속에 분실되고 훼손된 것이 더욱 많아서 안타깝기만 하다. 그러나 서구와 비교하여 소재는 다르지만 톡특한 표현기법을 사용하여 사실적 묘사에 특출하였으며 인물에 대한 성품도 잘 나타나서 지금도 전세계인의 찬사를 받고 있으며 우리의 우수한 문화예술의 한 분야로 자랑되고 있다. 국내에서 유화로 제작한 최초의 초상화는 1899년 네델란드 출신의 미국인 화가 휴버트.보스(Hubert Vos 1855-1935)가 고종과 순종(황태자) 및 민상호를 그린 것이었다. ● 지금까지 초상화는 일반인에게 귀하고 잘 보급이 되지 않았으나 현세와 같이 개인의 숭고한 가치를 추구하는 흐름에 비추어 앞으로 유화를 사용한 초상화에서도 많은 수요가 있어 좋은 화가들과 훌륭한 작품들이 대거 배출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사회의 경제적이고 문화적으로 눈부신 발전과 함께 이를 잉태시킨 여러 분야의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습에 대하여도 후세에 우리들의 귀한 자산(資産)과도 같이 마치 현존하는 모습으로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조영규_portrait of Yeojin_캔버스에 유채_65.2×50.0cm_2005

비극적인 삶을 산 네델란드 화가 고흐는 후견인(後見人)인 의사(醫師) 가세(Gachet)박사를 우수(憂愁)어린 표정으로 그의 초상화를 그렸다. 그는 동시대의 얘끓는 마음을 표현해 보기 위해서라고 이를 고갱에게 말했는데 고흐의 간절한 희망이란 자신과 남들이 작품속에서 당시 암울한 시대정신과 더불어 이를 치유하려는 듯한 마음인지 서정적이고 인상적인 표현도 함께 나타내려고 했다. 우리들이 일상적인 삶을 살아오면서 가끔 스며드는 공허감은 서정(Lyricisism)과 인상(Impressionism)이라는 감정을 통해서 마음을 달래거나 위로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감정은 우리의 마음속을 순화시키고 스트레스 마져 해소시키는 카타르시스의 역할을 한다.

조영규_Portrait With Green Shawl 20P_캔버스에 유채_72.7×53.0cm_2005
조영규_Winter Sonata, Portrait Of Actor Bae,Yongjoon_캔버스에 유채_72.7×53.0cm_2005

우리는 또한 변함없는 순수한 자연과 더불어 참으로 인간적인 이웃사람을 마주할 때에 가끔 아름다움이 가슴속이 서늘하게 시리도록 서정적인 감정과 강한 인상에 빠져보는 경험을 가진다. 이는 마치 우리가 문학이나 연극과 영화등의 예술작품을 대해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가끔 순간적으로 전율(戰慄)할 때와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와 같이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순간에 왠지 마음속에 빈혈이 오고 온몸이 얼어붙는 듯한 강한 서정(抒情)과 인상(印象)을 느끼는 감정은 회화(繪?)에 있어 가장 중요한 생명이 된다. 인간은 누구나 성장과정을 통하여 자연이나 사물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 대하여 무의식속에서도 형성되는 어떤 아름다움을 생각하게 되는 각자의 틀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예를들면 문학가는 글로, 음악가는 음율로, 또한 과학자들 마져도 참으로 미시적이거나 거시적인 사물의 원리에 대하여 결국에는 「미지(未知)의 아름다운 것」을 탐구하게 되는 대원칙에 도달한다. 화가들도 자신이 의식하거나 또는 스스로 잘 알지 못하는 무의식 세계속에 자신이 지닌 아름다운 틀을 들추어 내는 쉽지 않은 작업을 한다고 비교할 수 있다. 미술작품을 하면서 이와같이 무의식의 바닥에 잠겨있는 듯한 알지 못하는 「미지의 아름다운 세계」를 풀어 나가보려 한다. ■ 조영규

Vol.20051124a | 조영규 회화展

2025/01/01-03/30